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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3 - 서울식 불고기 맛있게 만드는 법 ★★★★★

어멍 2022. 5. 19. 21:05

 

Level 3 - 서울식 불고기 맛있게 만드는 법 ★★★★★

 

 

 

    122번째 만드는 요리는 소고기 불고기의 또 다른 버전인 서울식 (소고기) 불고기다. 보통의 소불고기와 다른 점은 함께 끓이는 육수에 부드럽게 적셔서 당면과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점인데 이를 위해선 성의 해자처럼 주위로 국물이 담길 수 있는 홈이 파인 특수한 불판이 필요하다.

 

그래서 새로 하나 장만한 서울식 불고기 불판

 

    전통적인 방짜 유기불판을 쓰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하는데 거의 20만원에 가까운 고가여서 저렴한 현대식으로 하나 구입했다.

    참고한 레시피는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모정소반님의 동영상이다.

 

  준비재료 (4인분) :

  [주재료] 불고기용 소고기 약 500g, 당면 두 줌, 대파 1개

  [양념재료] 진간장 4T,  5T, 백설탕 2T, 간 생강 2/3t, 간 마늘 1T, 참기름 1T, 후춧가루 쪼금

  [육수재료] 다시마 손바닥만 한 것 2장, 말린 표고 크게 한주먹, 양파 1/2개,  1.5L, 진간장 1T, 청주 2T, 꽃소금 한두 꼬집

 

    불고기용 소고기는 등심이나 목심이 좋은데 어떤 부위를 쓰든 포인트는 최대한 얇아야 한다. 여의치 않다면 부위에 상관없이 아예 마트에서 판매되는 샤브샤브용 소고기를 쓰는 것이 차라리 낫다.

 

 

    구매한 소고기는 100g당 17,500원하는 한우암소등심으로 아마추어가 보기에도 최상급이다. 동네 정육점에서 최대한 얇게 썰어 달랬더니 눈대중으로 약 2mm 정도의 두께다.

 

 

    먼저 당면 두 줌을 미리 물에 불려놓는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적당한 길이로 잘라져 나온 당면이 좋다.

 

 

    백설탕 2T, 진간장 4T, 물 5T, 간 생강 2/3t, 간 마늘 1T, 참기름 1T, 후춧가루 쪼금을 섞어 불고기를 재울 양념장을 만든다. (고기의 맛에 집중하는 메뉴이므로 후춧가루는 아주 조금, 육수는 좀 심심한 듯 맹맹하게 만든다.)

 

 

    큰 볼에 핏물 뺀 고기를 골고루 편 후 제조한 양념장을 부은 후 오물조물 뒤섞어 재운다.

 

 

    냄비에 물 1.5L를 붓고 다시마 손바닥만 한 것 2장, 말린 표고 크게 한 주먹, 양파 1/2개를 넣고 10분간 끓인 후 다시마 제거한 후 다시 5분간 더 우려낸 후 나머지 건더기들을 모두 꺼내 제거한다.

 

 

    육수에 진간장 1T, 청주 2T, 꽃소금 한두 꼬집 넣으면 육수 완성.

 

 

    대파 1개를 얇게 송송 썰고 불판에 육수를 붓고 당면과 함께 넣은 후

 

 

중앙에 적당량 고기를 올려 볶으면서 먹으면 완성!

 

 

    이번엔 미국산 냉동 척아이롤(목심+등심) 샤브샤브를 대형마트에서 구입하여 만들어 본다. 100g당 2,374원으로 한우암소등심보다 훨씬, 훨~~~씬 싸다. (7배가 넘는다.)

 

 

대패삼겹살 정도로 얇다. (대략 1mm 두께)

 

 

이번엔 파채 위에 고기를 얹어서 볶아본다.

 

 

 

    시식 및 품평 : 맛있다! 바짝 구운 불맛 나는 고기맛과 고기를 육수에 적셔 촉촉하게 먹는 맛에다가 호로록 넘어가는 부드러운 당면맛까지 골고루 맛볼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가스불이 아닌 숯불에 유기불판을 썼으면 더욱 맛있겠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훌륭하다. 어머니도 아내도 모두 만족한듯한데 다영이의 반응이 좀 애매하다.

 

  나 : 다영아 어때? 이게 더 맛있냐? 저번 것(소불고기)이 더 맛있냐?

  다영 : 엄마가 한 게 더 맛있어요.

 

    앵?? 웬 맥락을 벗어난 동문서답! - 아침에 좀 싫은 소리를 했더니 다영이 마음이 편치 않았나보다. 한국인은 기분 나쁘면 천국도 안 간다는 말처럼 지금은 아무리 맛있어도 아빠가 만든 요리는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다영이의 소심한 반항이 하도 꾸밈이 없고 귀여워서 속으로 웃고 말았는데 슬쩍 옆을 보니 아내 역시 조용히 미소짓고 있다. (졸지에 아빠 의문의 일패! 엄마 의문의 일승!) 그래도 불고기와 함께 밥 한 그릇을 싹싹 비운 것을 보니 맛은 있었나 보다. ^.^

 

    아내는 첫 번째 냉장 한우등심이 두 번째 미국산 냉동 척아이롤보다 훨씬 맛있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오래된) 냉동보단 냉장이 맛있기도 하지만 육향이 한우가 훨씬 좋다. 육질도 한우등심이 더 부드럽고 졸깃한데 미국산 척아이롤이 샤스샤브용으로 더 얇아선지 씹는 데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국인이라면 분명히 열이면 열 한우암소등심이 미국산 척아이롤보다 훨씬 맛있다고 할 것이다. 문제는 가성비로 따져 그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것이다. 한우등심 불고기 한번이면 미국산 척아이롤 불고기를 7번 해먹을 수 있고 미국산도 나름대로 일정수준 이상의 훌륭한 맛을 낸다. 주머니 사정과 상황(귀한 손님이나 특별한 날)에 따라 결정하면 될 것이다.

 

    모든 요리가 마찬가지지만 원재료, 주재료가 가장 중요하다. 특상품의 고기를 쓴다면 보다 고기 본연의 맛에 집중하는 것이 좋고 그보다 아래 등급인 고기를 쓴다면 비교적 양념이나 기타 부재료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한우등심이라면 양념과 육수는 좀 더 심심하게 하면서 파채를 쓰지 않는 것이 좋겠고(이 경우 갖은 양념과 야채는 오히려 고기의 맛을 가린다.) 척아이롤이라면 양념과 육수는 좀 더 세게 하면서 파채맛, 당면맛을 곁들이는 방향이 좋다.

 

    특별히 개선할 점은 없고 약간 짜고 단 느낌이 강하므로 양념에 들어가는 진간장과 백설탕은 약간만 줄이기로 한다.

 

 

 

  완성된 어멍의 서울식 불고기 레시피 (4인분)

 

 

  준비재료 : [주재료] 최대한 얇게 썬(1~2mm 정도) 불고기용 소고기 약 500g, 당면 두 줌, 대파 1개

  [양념재료] 진간장 4T-a,  5T, 백설탕 2T-a, 간 생강 2/3t, 간 마늘 1T, 참기름 1T, 후춧가루 쪼금

  [육수재료] 다시마 손바닥만 한 것 2장, 말린 표고 크게 한주먹, 양파 1/2개,  1.5L, 진간장 1.5T, 청주 2T, 꽃소금 1/2t

 

 

  1. 먼저 당면 두 줌을 미리 물에 불려놓는다.

 

  2. 백설탕 2T-a, 진간장 4T-a,  5T, 간 생강 2/3t, 간 마늘 1T, 참기름 1T, 후춧가루 쪼금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3. 큰 볼에 핏물 뺀 고기를 골고루 편 후 제조한 양념장을 부은 후 오물조물 뒤섞어 재운다.

 

  4. 냄비에 물 1.5L를 붓고 다시마 손바닥만 한 것 2장, 말린 표고 크게 한 주먹, 양파 1/2개를 넣고 10분간 끓인 후 다시마 제거한 후 다시 5분간 더 우려낸 후 나머지 건더기들을 모두 꺼내 제거한 후 진간장 1.5T, 청주 2T, 꽃소금 1/2t 넣어 육수를 완성한다.

 

  5. 대파 1개를 얇게 송송 썰고 불판에 육수를 붓고 당면과 함께 넣은 후 중앙에 적당량 고기를 올려 볶으면서 먹는다.

 

 

 

    ※ 옵션으로 불판 중앙에 파채를 고기와 함께 올리기도 한다.

    ※ 고기는 등심이나 목심이 좋은데 어떤 부위를 쓰든 포인트는 최대한 얇아야 한다. 여의치 않다면 부위에 상관없이 아예 마트에서 판매되는 샤브샤브용 냉동 소고기를 쓰는 것이 차라리 낫다.

    ※ 고기의 맛에 집중하는 메뉴이므로 후춧가루는 아주 조금, 육수는 좀 심심한 듯 맹맹하게 만든다. 따라서 한우암소등심 같은 최고등급의 고기라면 양념과 육수는 더 심심하게 하면서 파채를 쓰지 않는 것이 좋겠고(이 경우 갖은 양념과 야채는 오히려 고기의 맛을 가린다.) 그보다 아래 등급인 미국산 척아이롤 같은 고기라면 양념과 육수는 좀 더 세게 하면서 파채맛, 당면맛을 곁들이는 방향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