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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3 - 관자 스테이크 만드는 법 ★★☆☆☆

어멍 2022. 3. 29. 20:32

 

Level 3 - 관자 스테이크 만드는 법 ★★☆☆☆

 

 

 

    119번째 만드는 요리는 키조개 관자를 이용한 관자 스테이크다. 마침 대용량으로 사놓고 냉동 보관한 관자가 있어 넉넉히 넣고 만들어본다. 딱히 참고한 레시피는 없고 저번에 만든 소고기 스테이크에 준하여 만들어보자.

 

 

 

  준비재료 : 통관자, 올리브유, 버터, 타임, 소금, 후추 - 이상 적당량

  구운 야채로 마늘, 버섯, 아스파라거스, 방울토마토, 양파, 그린빈(줄기콩), 당근 등등 적당량

 

 

    관자는 하루 전 냉동실에서 꺼내어 해동한 후 키친타월로 수분을 충분히 제거한 후 사용한다. 타임(Thyme)은 생것을 쓰는 것이 좋으나 집에 파쇄 건조한 것이 있어 이것으로 대용하기로 한다.

 

 

    마늘, 양파 등 구울 야채를 깨끗이 손질하여 적당한 크기로 자른 후

 

 

    양파, 방울토마토를 제외한 야채들을 비닐봉다리에 넣은 후 소금, 후추 적당량을 넣고 흔들어 골고루 밑간한다.

 

 

    팬에 올리브오일 적당량을 두른 후 봉다리 안의 야채를 넣은 후 볶다가 양파, 방울토마토도 마저 넣고 볶은 후 따로 담아놓는다. (늦게 익는 것 먼저, 덜 익혀 신선해야할 것은 나중 순으로 볶는다.)

 

 

 

    충분히 수분을 제거한 통관자 표면을 칼로 깊지 않게 흠집낸 후(2x3) 소금과 후추로 너무 짜지 않게 심심하게 밑간을 해놓고

 

 

    팬에 통관자가 약간 잠길 정도로 충분히 올리브유를 부은 후 강불로 올리브유에서 연기가 피어오를 때까지 가열한 후 통관자를 올리고 30초 간격으로 뒤집으며 알맞게 구은 후 따로 꺼내어 담아놓는다.

 

 

    팬에 추가로 버터와 타임 적당량을 넣고 관자를 다시 넣은 후 중약불로 기름을 끼얹으며 맛과 향을 입혀준 후 꺼내어 잠시 식힌다.

 

 

 

구워놓은 야채와 함께 예쁘게 플레이팅하면 완성이다.

 

 

 

    마땅한 소스가 없어 주방 여기저기를 뒤져서 나온 갖가지 소스를 모두 찍어먹어 보기로 한다. 왼쪽부터 레몬갈릭드레싱, 오리엔탈드레싱, 케찹마니스, A1 스테이크소스, 토마토커리소스, 홀그레인발사믹소스 - 오리엔탈드레싱과 케찹마니스 외에는 모두 그럭저럭 어울린다.

 

 

 

    시식 및 품평 : 관자는 쫄깃하고 향도 좋아서 첫맛은 그런대로 맛있다. 단, 식감이 약간 질기고 너무 균일하여 먹을수록 맛이 단순하며 지루하다. 게다가 관자에 밑간을 좀 세게 했는지 짠데다가 후추 가루에다 타임 조각까지 관자와 야채 여기저기에 붙어있어 요리가 지저분한 모습이다. 당근 등 야채도 너무 잘게 잘라서 좀 좀스러운 느낌이고... 종합하여 맛도 비주얼도 영 맘에 들지 않는다.

 

    8개 중 4개째를 먹고 있는데 양은 아직 차지 않았는데도 입과 아래턱이 은근 피곤하다. 벌써 이와 이 사이, 이와 잇몸 사이에 관자살이 잔뜩 끼어있다. 내가 벌써 노쇠한 것인가?! 하긴 내 나이가 질풍노도의 한창때는 아니니까! 맨손으로 북경오리를 때려잡고 떡볶이를 철근같이 씹어 먹으며 달리는 마을버스 2-1에서 뛰어내리던 혈기왕성한 학창시절은 이미 까마득한 옛날이 되었다!

 

    확실히 관자는 이와 잇몸이 허약한 어르신들이 드시기에 적당한 식재료는 아니다. 간혹 주재료가 아닌 해물파스타와 같은 메인요리에 한두 개 정도 곁들여 나오는 정도면 부담 없이 별미로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요리는 내게 평점 별둘, 불합격이다. 내가 먹고 소화하기엔 벅찬 요리다. 하지만 이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다. 취향, 소화력, 치아와 교근의 강인함에 따라 얼마든지 개인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누군가에겐 별넷, 별다섯도 가능한 요리다. 하지만 내가 앞으로 해먹을 일은 없을 것 같다. 따로 정리된 레시피는 남기지 않는 것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