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Level 3 - 브로콜리 야채 치즈 스프 만들기 ★★★★★
아직 계란 요리 시리즈가 끝나지 않았지만 아들내미 종서가 하도 치즈 스프, 치즈 스프 노래를 부르며 먹고 싶어 하길래 잠시 접어놓고 치즈 스프를 만들기로 한다. (아들 종서에게 헌정하는 특별판, 일품요리다. ^^)
유튜브에 있는 ‘프랑스 아줌마’의 브로콜리 치즈 스프 레시피를 기본으로 해서 양파, 당근 등 몇 가지 재료를 추가하여 만들어 본다. 처음 만들어 보는 본격 서양음식이고 재료도 많고 과정도 복잡하여 처음으로 Level 3로 잡는다.
준비재료 : 브로콜리 500g, 소금 1t(데칠 때) + 1/2t(스프에 넣을 때), 버터 30g, 양파 1/4개, 당근도 양파와 같은 크기로, 밀가루 3T, 물 1L, 우유 800ml, 치킨스톡 큐브 8g(4g짜리 두 개), 체다 치즈 150g, 파마산 치즈 30g, 후추 1t, 너트맥(육두구 분말) 1/2t, 레몬액 소량
- 붉은색 재료는 ‘프랑스 아줌마’ 레시피에는 없는 추가한 재료다.
먼저 브로콜리는 사진과 같이 찬물에 뒤집어 몇 분간 놓은 후 같은 방향으로 해서 흐르는 물에 씻는다. 냄비에 물을 충분히 넣고 끓으면 소금 1t를 넣은 후 적당한 크기로 자른 브로콜리를 넣고 2분 정도 데쳐 준다.
브로콜리는 슈퍼에서 한 송이를 샀는데 집에 와서 달아보니 채 500g이 안 된다. 원래 비율을 맞추려면 다른 재료의 양도 줄여야 하겠지만 가늠할 수 없으므로 그대로 가기로 한다. 다음부턴 한 번에 세 송이 정도는 구입해야 할 듯.
종서가 야채, 채소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므로 브로콜리는 비교적 잘게, 동영상보다는 작게 자르기로 한다. 그래도 씹는 맛을 포기할 수는 없으므로 너무 작아서는 안 된다. 같은 맥락에서 원 레시피에는 없는 양파, 당근도 되도록 잘게 자르기로 한다. 이렇게 해서 좋아하는 치즈를 미끼로 야채를 먹이는 거다. 즉 쓴 약에 설탕을 입힌 당의정(糖衣錠)처럼 치즈 스프의 홍수 속에 야채를 적당히 숨겨 먹이는 거다. ^^
브로콜리, 양파, 당근은 넣기 전에 믹서로 갈거나 스프에 넣은 후 만드는 도중 핸드블렌더로 가는 방법도 있겠지만 씹는 맛도 없어지고 스프라기보단 쉐이크 같은 걸쭉한 죽이 될 것 같아 이 방법은 쓰지 않기로 한다.
브로콜리를 데친 후 물기를 빼서 준비해 놓고 냄비에 버터 30g을 넣고 약불로 살살 녹인다. 다 녹으면 잘게 썰은 양파, 당근을 넣고 양파가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볶는다.
밀가루 3T를 넣고 골고루 섞은 후 물 1L, 우유 800ml, 치킨스톡 큐브 8g, 소금 1/2t를 넣은 후 불은 중불로 올린다. 골고루 풀어질 수 있도록 가끔 저어주면서 끓인다.
잠깐 한눈 판 사이 끓어 넘쳤다. ㅠ.ㅠ
냄비가 끓기 시작하면 바로 약불로 줄이고 체다 치즈 150g, 파마산 치즈 30g을 넣고 치즈가 녹을 때까지 가끔 저어주면서 끓인다.
치즈가 다 녹으면 브로콜리를 넣고 불을 다시 중불로 올린 후 끓을 때까지 끓인다.
(개미 뒷다리 빼고) 이것저것 다 넣고 뽀글뽀글 끓어오르는 스프를 주걱으로 휘저으니
전설속의 마녀가 된 느낌!
다 끓으면 불을 끄고 후추 1t, 너트맥 1/2t, 레몬액 소량을 첨가한 후 골고루 섞어주면 완성!
너트맥(육두구 분말)을 넣은 이유는? 다른 치즈 스프 동영상에 보니까 넣기도 하고 마침 집에 있길래 넣어 봤다. 요리에 넣으면 어떻게 맛에 변화를 주는지, 왜 넣는지는 모른다. ^^
레몬액은 후추와 마찬가지로 치즈의 느끼한 맛을 잡기 위한 것으로 개인 취향에 따라 접시에 담은 후 넣고 빼고, 줄이고 늘려도 된다.
보기 좋게 체다 치즈를 채 썰어서 살짝 올렸다.
시식 및 품평 : 고소하고 뜨끈하니 맛있다. 추운 겨울에 먹기에 딱이다. 눈보라 치는 알프스에서 조난당한 등산객이 한나절을 덜덜 떤 후 꽝꽝 언 채 구조되었을 때 이 스프를 먹인다면 언 빨래 녹듯 금세 눈물콧물을 흘리며 원기를 회복할 듯하다. 양파, 당근도 달착지근하니 맛있고 브로콜리도 아삭하니 씹는 맛이 있다.
아쉬운 점은 야채 크기, 특히 브로콜리의 크기가 작다는 것. 스프 위에 떠오를 정도로 왕건이가 없어 풍미와 비주얼이 성에 좀 안찬다. 그리고 맛이 좀 짜다는 것. 심하지는 않고 찍어먹을 심심한 바게트 빵이 생각날 정도?! 역시 요리는 간을 좀 밍밍하게 하고 최종 단계에서 간을 맞추는 것이 좋을 듯하다. 앞으로는 제시된 레시피보다 소금, 간장 등을 조금 덜 넣는 방향으로 해야겠다.
또 한 가지 언급할 점은... 양이 많다. 메인디시(주요리)가 아닌 서브디시로서는 레시피대로 하면 5~6인분은 족히 될 듯하다. 2~3인분으로 줄여 재료를 준비하기에는 아직 내 실력으로는 난감! 그냥 해 놓고 2,3일 먹어야 할 듯.
다영이도 맛있다고 하고 종서도 합격! 단, 종서는 아직도 야채가 많다, 크다고 한다. 내 취향에는 아쉽지만 양파, 당근, 브로콜리 등을 더 잘게 썰어 넣어야겠다. 그리고 치킨스톡 큐브는 너무 작으므로 두 개(8g)에서 세 개(12g)로 늘리기로 한다. 아울러 심심하니 짜지 않고 담백한 모짜렐라 치즈를 40g 추가하고 대신 체다 치즈는 150에서 110g으로 줄여 넣어보기로 한다.
2020/03/22 두 번째로 위와 같이 수정된 레시피로 만들어보니 중간에 끓어넘치지 않아서인지 너무 멀겋다. 그리고 여전히 약간 짜다. 종서를 위해 브로콜리 500g을 핸드블렌더로 갈아넣었더니 너무 양이 많고 아니나 다를까 스프가 아닌 죽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재차 다음과 같이 수정한다.
소금은 브로콜리를 데칠 때만 넣기로 하고 브로콜리는 350g으로 감량하여 핸드블렌더가 아닌 칼로 잘게 토막 내어 넣기로 하고 물도 900ml, 우유도 750ml로 감량하고 모짜렐라는 빼고 체다와 파마산 치즈만 원래 정량대로 넣기로 한다.
2020/05/07 위와 같이 세 번째로 만들어보니 첫 번째, 두 번째보다 약간 나았다. 하지만 여전히 멀거면서 양이 많다. 종서가 좀 더 진했으면, 브로콜리는 좀 더 작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래서 물은 800ml, 우유도 700ml로 좀 더 감량하기로 하고 브로콜리는 마늘 다지듯이 칼로 사정없이 난도질하여 씹는 맛을 살리면서도 최대한 잘게 썰어넣기로 한다.
네 번째 시도! - 물과 우유를 더 감량하고 이렇게 브로콜리를 썰어넣어보니 스프가 더 진해지고 브로콜리가 더 잘게 균일하게 씹힌다. 종서가 좀 더 만족해한다. 하지만 진하기는 말이 없는데 브로콜리는 더 더 작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 종서님의 입맛을 맞추기가 참으로 어렵다. ㅠ.ㅠ 나를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멀고도 험한 여정이다!
완성된 어멍표 ‘브로콜리 야채 치즈 스프’ 레시피
준비재료 : 브로콜리 350g(큰 것은 한 송이, 작은 것은 두 송이), 소금 1t(데칠 때), 버터 30g, 양파 1/4개, 당근도 양파와 같은 크기로, 밀가루 3T, 물 800ml, 우유 700ml, 치킨스톡 큐브 12g(4g짜리 세 개), 체다 치즈 150g, 파마산 치즈 30g, 후추 1t, 너트맥(육두구 분말) 1/2t, 레몬액 소량
1. 큰 냄비에 물을 충분히 넣고 끓인다.
2.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동안 브로콜리 350g을 씻은 후 칼로 적당한 크기로 썰어놓는다.
3. 물이 끓으면 소금 1t를 넣고 브로콜리를 넣어서 2분간 데친 후 물기를 빼서 2차로 칼로 마늘 다지듯이 사정없이 난도질하여 최대한 잘게 썰어 준비해 놓는다.
4. 약불로 버터 30g을 냄비에 녹인다.
5. 양파 1/4개와 같은 크기의 당근을 칼로 잘게 썰어 냄비에 넣고 양파가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볶는다.
6. 밀가루 3T를 넣고 골고루 섞는다.
7. 물 800ml, 우유 700ml, 치킨스톡 큐브 12g(4g짜리 세 개)을 넣고 약불에서 중불로 올린 후 내용물이 골고루 풀어질 수 있도록 가끔 저어주면서 끓인다.
8. 냄비가 끓기 시작하면 바로 약불로 줄이고 체다 치즈 150g, 파마산 치즈 30g을 넣고 치즈가 녹을 때까지 가끔 저어주면서 끓인다.
9. 치즈가 다 녹으면 브로콜리를 넣고 불을 다시 중불로 올린 후 끓을 때까지 끓인다. 다 끓으면 불을 끄고 후추 1t, 너트맥 1/2t, 레몬액 소량을 첨가한 후 골고루 섞어주면 완성!
※ 맛있긴 맛있는데 역시 치즈를 주 재료로 하는 서양음식이라 많이, 매번 먹을 수는 없을 듯! 이제 한국 아재가 다 되었나! 얼큰하고 시원한 한국음식이 더 땡기고 속이 편하다.
※ 아래는 참고로 한 유튜브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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