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룻(Ruth)의 이름을 딴 책으로 4장으로 구성되어 무척 짧다.
저자 : 미상
주요 인물 : 룻, 나오미, 보아스
주요 내용 : 보아스는 나오미의 친척으로 나오미 집안의 땅을 사서 돌려주어 그녀의 며느리인 모압 출신 룻과 결혼을 하였고, 아들을 낳아 나오미 집안의 대를 이어 주었다. 이렇게 하여 룻은 다윗의 족보에 들어갔고 보아스와 룻은 다윗의 증조부와 증조모가 된다.
1장 16절
저더러 어머니를 떠나라고 하거나, 어머니 뒤를 따르지 말라고 하지 마십시오. 저는 어머니가 가시는 곳에 따라가고, 어머니가 사시는 곳에서 살겠습니다. 어머니의 백성이 제 백성이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제 하나님이십니다.
시어머니 나오미가 며느리 룻에게 이제 자기 백성과 자기 신들에게 돌아가라고, 제 갈 길 가라고 말하자 룻이 울며 매달리며 말하는 장면.
나오미는 엘리멜렉의 아내로 가뭄을 피해 유다 땅 베들레헴을 떠나 모압 지방으로 간다. 그 뒤에 남편 엘리멜렉이 먼저 죽고 두 아들마저 죽어 버리자 홀로 남게 된 나오미는 두 며느리에게 결혼도 하고 새 가정도 꾸리기를 당부하면서 작별을 고하고 베들레헴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현지 모압 출신인 두 며느리 중 오르바는 떠나지만 룻은 상기한 것과 같이 끝까지 시어머니를 따를 것을 애원, 맹세하게 되어 결국은 시어머니 나오미와 함께 베들레헴으로 돌아오게 된다.
룻과 나오미(Ruth and Naomi)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모두 청상과부, 흔히 말하는 박복한 여인네들이다. 하지만 자애로운 시어머니, 효성깊은 며느리다. 믿음깊은 여인들이다. 기독교 집안, 특히 혼사를 앞둔 기독교 집안에서는 음미해볼만하고 실지로도 자주 언급되는 아름다운 이야기요, 귀감이다.
우리에게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 미담이 있었던 듯한데 기억이 나진 않는다. 놓아주려는 시댁과 따르려는 며느리, 딸과도 같이 아끼는 시어머니와 어머니와 같이 섬기는 며느리의 훈훈한 미담이다. 물론 <전설의 고향>식 흉한 얘기들도 있다. 가풍, 생활방식, 종교 등 거의 모든 것을 시댁에 따라야 함은 물론이고 시댁의 부당한 구박과 구속 끝에 일방적인 고초와 희생을 당하고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한 맺힌 며느리의 이야기라고나 할까.
‘여자는 죽어서도 시댁 귀신’이란 식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봉건적, 가부장적 폐해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전설의 고향>도 한 물 갔고 이런 이야기는 한 물 간지 더욱 오래다. 미담도 드물지만 이 정도의 흉한 얘기는 더더욱 드문 일이 되었다. 거의 그 전에, 훨씬 전에 쌍방 깨끗이(!) 정리되는 게 일반적이다. 좋게 표현하면 개명된 거고 나쁘게 표현하면 이기적이 된 거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려면 어찌해야 하나. 같은 처지, 같은 고초를 같이 헤쳐 나가야 한다. 고통에 서로를 할퀴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서로를 보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나오미와 룻은 그랬다. 하지만 그게 다일까?
그들이 함께 한 십수년에 그들은 항상 서로 하하호호만 했을까. 자세한 이야기는 없다. 단지 나오미의 남편, 룻의 남편의 죽음이란 동병상련의 불행만이 기록되어 있다. 어쩌면 밥을 태웠다고 며느리를 구박한 적도 있을 수 있고 감놔라 배놔라 참견이 심하다고 시어머니를 속으로 욕한 적도 있을 수 있다. 치고받고 서로가 서로를 할퀴고 상처를 주고받았을 수도 있다. 설사 그렇다 해도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누구든 그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십수년을 함께 해왔다는 것, 그 긴 시간을 이기고 서로를 이해하고 적응하며 신뢰와 사랑을 쌓아왔다는 것이다.
굳은 신뢰, 완전한 사랑은 시간이란 담금질을 통과해야만 완성될 수 있다. 그것은 제 3 자라면 누구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섣불리 말할 수 없는 그들만의 ‘관계’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 바탕에 하나님에 대한 신실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4장 15절
당신의 며느리는 당신을 많이 사랑하며, 당신에게 아들까지 낳아 주었습니다. 착한 당신의 며느리는 아들 일곱 명보다 낫습니다.
룻이 보아스와 결혼한 후 아들 오벳을 낳자 이웃 여자들이 여호와를 찬양하고 아기를 축복하며 나오미에게 하는 말.
“당신의 며느리가 당신의 아들 일곱 명보다도 낫습니다.”란 말을 듣는 아들의 기분은 어떨까. 좋을까, 나쁠까. “너보다 애 엄마가 낫다.”란 말을 듣는 아들의 심정은 어떨까. 흐뭇할까, 서운할까. 일단 기분, 심정을 떠나 좋은 아내, 성공한 결혼이다. 남편이 사고뭉치, 왈패만 아니라면 화목한 가정임에 분명하다.
룻과 보아스는 오벳을 낳고,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을 낳는다. 다윗은 이새의 여덟명의 아들 중 막내로 최초의 이스라엘 왕 사울 밑에 있었다가 사울이 죽은 후 유다의 왕을 거쳐 이스라엘의 왕이 된다. 모두가 하나님의 역사하심이요 섭리다.
룻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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