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 - ‘개량독서대’ 특허실용 출원
1994 - 인명통합관리프로그램 ‘한라 1.0’을 개발하여
1998 - ‘노하우 2000‘으로 업그레이드시킴
2003 - ‘감 따는 기계’를 계발하고 이후 여름용 ‘옷걸이 의자’와 등산 때 피부접촉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걷기 편한 등산복’을 구상(에 그친 듯)
2006 - 국가통합전산프로그램인 ‘이지원(e知園)’을 계발하고 국가소유로 특허 등록함
(참고기사 '발명왕' 노무현.. 靑업무처리시스템 특허등록)
2008 - 봉하마을에 귀향하여 ‘친환경오리농법’을 연구하고 실행함.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치인이자 사상가였지만 누구보다도 공학적 마인드가 있었던 기능인, 발명가였다. 일상에 필요한 아주 사소한 물건부터 전산업무 시스템, 프로그램까지 다양하다. 그의 발명품이 천재적이거나 기상천외하고 기지가 번뜩일 정도의 것은 아니나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그의 발명품과 구상을 들여다보면 그가 무엇을 아쉬워하였는지, 무엇에 문제의식이 있었고, 무엇을 바꾸려 하였는지 그리고 그의 공학적 마인드와 일에 대한 접근법을 알 수 있다.
그가 행한 정치도 마찬가지다. 많은 부분 시행착오와 좌절과 실패를 맛보기도 했지만 그는 정책, 법과 제도, 시스템, 구조에 천착했다. 당정분리와 공천권 개혁을 핵심으로 한 정당구조개혁, 국토의 균형발전, 권력기관 제자리 찾기, 권력구도 개편과 개헌,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소선거구제 폐지 혹은 개편 등이 그것이다.
좌우협공으로 대실패한 (선거구제 개편을 전제로 한) 대연정도 그의 이러한 실용주의, 현실주의를 반영한 공학적 마인드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청와대 경내의 감도 따고 컴퓨터 프로그래밍, 인터넷 댓글도 다는 한편 남북문제와 국내 정치문제에 대해서도 이렇듯 현실에 입각해서 한 발이라도 나아가려고 실용적으로 접근했다.
노무현의 개량독서대 개념도. 특허실용 출원번호 2019740005344
그런 그를 조중동과 한나라당은 교묘히 조롱하고 비아냥댔다. 당연히 조중동 독자들이야 정책이나 본질, 내막은 모른 체 감 따는 기계나 쌍까풀 수술 같은 가십성 메뉴를 단골삼아 씹어대기 바빴다. 권위적 보수주의자인 그들에겐 감 따는 기계나 만드는 노무현 같은 공돌이는 대통령 깜이 아니라는 거다. 고졸 출신의 기름밥 먹는 잠바떼기는 대졸 출신의 쌀밥 먹는 양복들과 어울려서는 안 된다는 거다. 대통령 일 따로 9급 공무원 일 따로, 사장님 일 따로 공돌이 일 따로, 주인님 일 따로 하인놈 일 따로 있다는 거다.
마치 조선말기에 서양인들의 테니스 시범을 보고 ‘왜 저렇게 힘든 걸 하인들 시키지 손수 하냐’고 의아해 했던 양반님네의 그것과 같은 마인드다. 실재로 의원시절 첨단 기기와 프로그램을 이용해 스스로 일정을 관리하던 노무현은 신기해하며 주위로 몰려드는 동료 국회의원들로부터 일정관리는 보좌관들 시키면 될 껄(개콘 실미도학원 안상태 버전!) 왜 번거롭게 그런 걸 갖고 다니냐는 타박을 듣곤 했다. 1946년생, 625세대중에 노무현 대통령은 가장 첨단을 달리는 젊은이였다.
물론 청와대에서 사시사철, 하루 24시간 감 따는 기계만 궁리해서는 안 되겠지. 그럴 수도 없고.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서민, 가난한 농촌 출신이다.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던 입지전적인 희귀한 인물이다. 거기까지 올라가는 과정에서도, 그리고 올라가서도 자신의 출신성분, 근본을 배반하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다. 아마 전무후무한 케이스일 것이다. 가장 천하고 순박한 하류인생과도 함께해봤고 가장 귀하고 교활한 상류인생과도 섞여봤던 사람이다. 스스로의 표현처럼 ‘과장급 대통령’으로 가장 실무에 밝았던 대통령이었다. 그리고 이 말은 동시에 ‘대통령급 과장’ 나아가 ‘대통령급 시민’에 대한 주문이기도 하다. 자신이 정책을 구상하고 시행하는 최종결정권을 가진 책임자로서의 시민의 각성과 전략적 사고를 주문한 것이다.
농부 노무현 프로그래머 노무현
정치인 노무현, 사상가 노무현, 인간 노무현...
발명가 노무현, 기능인 노무현, 농부 노무현, 프로그래머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그는 많은 노무현 중에서 무엇이었나.
그는 청와대에서 ‘시민급 대통령’일 수 있었으나 봉하에서는 ‘대통령급 시민’이 될 수 없었다.
결국 그가 가장 되고 싶었던 것은 ‘시민 노무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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