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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신앙생활

성경읽기 0041 : 잠언 11장~15장

어멍 2010. 12. 15. 23:05
  

    성경읽기 0041 : 잠언 11장~15장



11장 12절

지혜 없는 사람은 자기 이웃을 비웃지만, 슬기로운 자는 자기 혀에 재갈을 물린다.

13절

할 일 없이 남을 헐뜯는 사람은 남의 비밀을 드러내지만, 진실한 사람은 비밀을 지킨다.

 

    10장 이하 계속해서 무거운 입, 신중한 혀에 대해 말하고 있다. 11장 말씀은 10장의 ‘미련한 수다쟁이’보다는 보다 사적이고 비밀스런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앞집 순이네, 옆집 철수네 일을 뒤돌아서서 삼삼오오 소곤소곤 비밀스레 주고받는 그림이 그려진다.

    시장에서 벤치에서 차집에서 사우나에서 심지어 교회에서도 시시콜콜 자질구레한 아름답지 못한 이웃의 이야기들로 소일한다. 비웃고 헐뜯고, 우연히 알게 된 은밀하고 사소한 이야기를 무슨 큰 일이나 귀중한 정보인양 자랑스레 부풀려 떠벌린다. 심지어 자신을 믿고 털어놓은 진실하고 비밀스런 얘기를 고민 없이 가볍게 전하기도 한다. 이러면 인간관계가 결정적으로 틀어지거나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경계할 일이다.



12장 1절

징계를 달게 받는 사람은 슬기롭지만, 책망을 싫어하는 자는 어리석다.

 

    좋은 소리 좋아하는 것은 쉽지만 싫은 소리 좋아하기는 어렵다. 다윗은 의인의 꾸짖는 말을 자신의 머리 위에 붓는 향유라고 비유하며 감사하였지만(시편 141편 5절, 성경읽기 0039) 평범한 사람에게 꾸짖는 말은 아무리 지당한 말이라도 못의 머리를 때리는 망치와 같이 아프고 괴로운 일이다.

     징계와 책망은 하나님이나 의로운 자, 지혜로운 자로부터 징계와 책망이다. 다윗이 감사하고 감내한 것 역시 의인의 꾸짖음이었다. 다윗은 적이나 악인들의 조롱, 비웃음을 싫어했다. 증오에 가까울 정도로 미워했다. 아무리 선하고 의로운 이라도 주님의 피난처로 피하지 않으면 위태하다. 견디어내기 힘들다.


    중구삭금(衆口鑠金)! 뭇사람들의 입방아는 쇠라도 녹인다고 했다. 지탄, 모욕, 비방, 멸시... 감수성이 예민하고 스스로 높은 도덕성을 추구하는 사람일수록 못 견뎌한다. 고귀한 기품, 순결한 영혼의 여인은 물론이고 장대한 기골, 씩씩하고 당찬 위엄의 사나이까지 넘어뜨린다. 의인의 책망도 받아들이기 힘들거늘 악인의 험담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시정잡배, 양아치들이 성인(聖人)을 욕하고 하나님을 흉보는 것은 불경이다. 저들의 더러운 입에 오를 분이 아니시다. 악인이 의인을 조롱하는 것은 슬픈 코미디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고 외눈박이 마을의 양눈박이가 따돌림 당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의롭고 지혜로운 자가 나를 꾸짖는다면, 사람인 누군가가 사람인 나에게 충고한다면 털을 곤두세우기 전에 옷깃을 여미고 귀를 세워야 한다.

    가르치려 하기보다 배움을 구하라. 어리석음을 자처하고 지혜를 구하라.



12장 9절

부자이면서 아무것도 없는 듯 행동하는 것이 가난뱅이가 무엇인가 가진 듯 행동하는 것보다 낫다.

13장 7절

부자인 체하나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난한 체하여도 부자인 사람이 있다.


15장 16절

재물이 없어도 여호와를 모신 삶이, 많은 재산을 갖고 있으면서 문제가 많은 것보다 낫다.

17절

채소만 먹어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쇠고기로 잔치하면서 싸우는 것보다 낫다.

 

    12장 9절과 13장 7절은 표현만 다를 뿐 같은 얘기다.

    천박한 졸부는 가진 것을 자랑하지만 도덕적인 부자는 그것을 자랑치 않는다. 인색한 작은 부자는 행여 빼앗길까 전전긍긍하며 숨기지만 마음이 넉넉한 큰 부자는 굳이 숨기지 않는다. 때로 천박한 작은 졸부가 고상한 큰 부자 앞에서 돈 자랑하다가 대망신당하고 웃음거리가 되는 일도 있다.

    양반, 상놈, 귀족, 평민, 신분제가 없어진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제2의 신분 역할을 하고 있다. 행복은 성적순이고 신분은 재산순이다. 권력도 시장에 넘어갔고 족보도 시장에 넘어갔다. 더 이상 가난하지만 기품 있고 뼈대 있는 명문가는 존재치 않는다. 한국의 명문가가 곧 재벌가이다. 이제 신분을 결정짓는 것은 피가 아니라 돈이 되었다.


    작은 부자는 시샘하고 큰 부자는 부러워하고 더 큰, 어마어마한 부자는 두려워한다. 돈을 떠나 살아갈 수 없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독교도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부딪히는 족족 재산을 비교해보며 길고 짧은 것을 대보는 생활은 피곤하고 비루한 일이다.

    큰 부자라면 없는 체하며 겸손하면 그만이다. 어마어마한 부자라면 짓고 까부는 크고 작은 부자들을 굽어보며 신경 끄면 그만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부자가 될 수 없다. 재벌이 될 수 없다.


    결론은? 있는 체하든 없는 체하든, 허풍을 떨든 겸손을 떨든 돈을 중심에 놓고 삶을 살아선 안 된다는 거다.

    몸소 자신을 찾아와 바라는 것을 묻는 알렉산더 대왕에게 햇볕을 쬘 수 없으니 비켜서달라고 했던 디오게네스! 우리가 그처럼 세속적인 모든 것을 무가치하게 여기며 물질에 초연해질 수야 없겠지만 돈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돈 없이 살 수는 없지만 미친 듯이 돈을 숭배해서는 안 된다. 특히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돈(물질)보다 하나님의 뜻(사랑)에 보람을 두어야 한다.

    그 때, 우리는 앞집 어려운 이웃을 깔보지 않을 것이다. 옆집 새 차에 기분이 우울해지지 않을 것이다. 산동네 형을 업신여기지 않고, 강남 동생에 주눅 들지 않고, 100억 부자 앞에서 헤헤거리지 않고, 이건희 회장 앞에서 두려워 떨지 않을 것이다.




알렉산더 : 나는 관대하다!
 디오게네스 : 거 좀 비키라니까!



15장 22절

의논이 없으면 계획이 실패하고, 조언자들이 많으면 성공한다.

23절

사람은 대답하는 말을 듣고 기쁨을 얻나니, 적절하게 맞는 말을 하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인가?

 

    소통의 이익, 소통의 기쁨을 말하고 있다.

    독불장군 식으로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하고 혼자 행동해서는 성공하기 힘들다. 누구는 실력이 아닌 인맥에 기댄다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이상 서로 어울릴 수 있는 사회성은 중요한 재능이다. 좋은 동료, 조언자, 스승이 필요하고 그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요즘은 IQ, EQ외에 SQ(Sociability Quotient, 곧 사교지능)란 말도 얘기되고 있다.

    굳이 성공을 위한 것이 아니더라도 공유와 소통과 나눔은 그 자체로 기쁨이다. 관계와 관계의 밀도를 높여 우리 삶을 윤택하고 풍부하고 행복하게 한다. 그러기 위해선 올바른 방법을 익히고 올바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선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 소통하는 능력이 유독 발달한 사람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구체적 훈련을 통해서도 그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곧 대화법, 제스처 자세 표정 억양 등을 포함한 스피치 기법이 그것이다.


    내가 주워들은 것을 예로 든다면 ‘쉽게 얘기해서’란 표현은 상대의 지적 능력, 이해력 등을 무시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는 나쁜 언어습관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이 적당할 것이다. 또 하나는 ‘그게 아니고(I don't think so)’다. 일단 상대를 부정, 무시하고 들어가는 나쁜 언어습관이다. 상대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맞습니다. 맞고요.’로 시작하는 것이 적당할 듯하다.(이것 역시 자주 쓰면 염장을 지르는 가식적 레토닉의 혐의가 있다.) 이 외에도 찾아보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곤란하고 피곤한 것은 언어습관보다는 매너다. 말을 섞는 것도 대단한 인연인데 상대를 무시하고 자기 할 말만 고집스레 주구장창 하는 타입이다. 못 들은 건지 안 들은 건지 핵심을 벗어나 주위를 빙빙 돌며 웅얼웅얼, 듣고 나도 뭔 말을 했는지 감 잡을 수 없다. 비겁하게 질문에 대한 대답은 회피하고, 은근슬쩍 건너뛰어 자기 질문만 퍼붓는다. 대화를 하자는 건지, 토론을 하자는 건지, 웅변을 하자는 건지 알 수 없다.


    말하기의 형식에 따라 화법도 매너도 달라질 수 있다. 예능, 버라이어티라면 과장된 표정과 큰소리로 호들갑스럽게 맞장구를 치거나 엎어지고 넘어지며 과도한 리액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가끔은 살아남기 위해 말을 가로채고, 뜨기 위해 얼굴을 들이미는 등 경우를 벗어난 도발을 하기도 한다.




리액션의 최강자! 강호동!
잠언이 원체 고상하고 얌전한 분위긴지라... 올려보는 짤방



    이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평범한 사람들끼리 평범한 대화를 해나가며 관계를 맺는 데는 공통적인 매너와 마음가짐이 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간단한 것이지만, 누구도 행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잘 들어주기. 가식이 아닌 솔직하고 정직하게 대하기. 냉소적이 아니라 진실되고 적극적, 긍정적으로 말하기. 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와 대상을 객관화하여 공동해결하려는 윈윈의 자세로 말하기. 등등... 상대를 존중하며 무언가 배우고 얻을 것이 있다는 자세로 대하면 어느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고 무난하며, 화기애애하게 배움과 우의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유머와 위트가 있는 말은 사람을 즐겁게 한다. 아름답고 시적인 표현과 말은 사람을 감동시킨다. 이치에 맞는 말은 사람을 일깨우고 정신을 맑게 한다. 필요할 때 나오는 필요한 말은 울림이 크다.

    예쁘게 말하는 사람은 사랑받는다. 진실하게 말하는 사람은 존중받는다. 무겁게 말하는 사람은 신뢰받는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적절하게 맞는 말을 하는 것은 참으로 값진 일이다!

    그 곳에 성공이 있고 기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