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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책읽기

《대망(大望)》 2권 리뷰

어멍 2016. 2. 6. 18:35

 

    《대망(大望)2권 리뷰

 

 

    “부하가 되면 마음 편하지. 목숨도 입도 주인에게 맡기면 되니까. 그런데 대장이 되면 그렇게 안 되거든. 무술은 물론 학문을 닦아야 하고 예의도 지켜야 해. 좋은 부하를 가지려면 내 식사를 줄여서라도 부하를 굶주리게 해서는 안 되지.” (중략)

    “아지랑이를 먹고도 통통하게 살찌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도 얼굴은 싱글벙글 웃는다.” (50p)

 

    대장, 리더의 자질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의기소침해서는 안 된다. 심신이 지칠대로 지쳐 모든 걸 포기하고 싶더라도 내색해선 안 된다.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겁이 나 덜덜 떨리더라도 들켜선 안 된다. 언제나 담대하게 구성원들에게 용기와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진솔하게 모든 걸 털어놓고 도움과 의견을 구한답시고 섣불리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사람들은 자기의 약함에 가까운 것을 타인 속에서 발견하면 그것을 인간미라고 하며 그리워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로, 누구나 다 약하다며 의지하는 마음을 없애고 마음의 유랑을 시작한다. (500p) 실망하여 낙담하고 떠나가는 것이다.

    마음은 새카맣게 타들어가도 싱글벙글 웃어야 한다. 옆에 벼락이 떨어져도 호들갑떨지 말고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不動心), 강한 모습이어야 한다.

 

    단, 허풍이나 호언장담은 곤란하다. 일을 어떻게든 되는 방향으로 도모하는 긍정적 사고와 추진력은 필요하나 일이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아무 노력이나 대책 없이 요행수만 바라는 무책임한 낙관주의는 곤란하다.

    늘 미리 치밀하게 앞선 각오를 해두어야 한다. 겉으론 용감하고 씩씩하더라도 속으론 불타는 지붕 아래, 물새는 배 위에 앉아있는 것처럼 마음 써야 한다. 자신은 굶어도 부하들은 배불리 먹이는 대장처럼! 위기에 닥쳐 노심초사하며 밤잠을 설치더라도 아들딸들의 단꿈을 지켜주기 위해 잠자리를 돌보는 아버지처럼!

    이것이 리더의 자세고 리더의 책임감이다.

 

 

    “무거운 짐이 사람을 만드는 거다. 몸이 홀가분해서는 사람이 될 수 없다.”

    틈날 때마다 훈계하던 셋사이의 말이 가슴을 때렸다. (58p)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걷는 것과 같다.” - 이에야스가 남긴 유훈 중의 일부분이다.

    아버지인 히로타다가 죽은 후 가신들과 영지 주민들의 유일한 희망은 어린 주군 이에야스다. 더구나 슨푸에서 쓸쓸하고 한적한 볼모생활을 하고 있는 처지! 이에야스는 이들의 기대에 부응해 쇠약해진 나라(전국시대에 수십 개로 나누어진 영지는 각각 하나의 나라라고 보아야 한다.)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어린 나이에 지기에는 너무도 무거운 짐이지만 이에야스는 셋사이의 가르침을 받들어 기꺼이 이 무거운 짐을 감당하려 한다. 그래서 이에야스는 나이에 비해 조숙해지는데... 나쁘게 말하면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음흉한 애늙은이, 좋게 말하면 지혜로운 젊은이로 성장하게 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짐을 진다. 생로병사의 짐을 지고 학업의 짐, 생계의 짐, 부양의 짐, 가사의 짐, 육아의 짐, 납세 등 국가에 대한 짐 등 모두가 짐 투성이다. 사회적으로 맺은 관계뿐 아니라 혈육으로 맺어진 관계마저 우리를 얽어매는 포승이요 멍에다.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거지에겐 거지의 짐이 왕에겐 왕의 짐이 있다. 그 짐이 사람을 만든다. 어차피 질 짐이라면 즐겁게 지자. 무겁게 여기지 말고 옷처럼 입자. 빚쟁이처럼 멀리하지 말고 벗처럼 가까이 하자. 태어나서 각자에게 주워진 미션이다. 미션 없이 쓸쓸하고 덧없게 헤매다 가는 것보단 낫지 않은가!

 

    짐이 없는 사람은 홀가분하다. 자유롭다. 발길도 가볍고 마음 역시 가볍다. 주인의식, 책임의식 없이 사람 자체가 가벼워질 수 있다. 이웃과 공동체에 대한 깊고 준엄한 소명의식 없이 작은 자아에만 갇혀 눈치 보지 않고 제 갈 길을 고집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쌍하면서도 자유로웠다.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잃고 자식도 없고 남편도 없다. 형제자매간의 관계마저 끈끈하지 않은 듯하다. 그래서 국가와 결혼했단다. 그래서 친인척 비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단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우니 돈 벌어본 일도 없고 자식으로부터 자유로우니 자식 키울 일도 없고 남편으로부터 자유로우니 부부싸움할 일도 없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으니 가사노동을 해 본 일도 없다. 그런 그녀도 새누리당에게서 자유롭지 않다. 친박에게서 자유롭지 않고 퇴임 후 자신의 안전을 보장하고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일신의 욕망에서 자유롭지 않다. 모든 인간은 죽기 전에는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가만 보면 모든 것이 기-승-전-정치다. 선거승리를 통한 권력획득 및 유지다. 정치뿐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외교, 심지어 남북관계마저 모든 것이 선거승리를 위한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국 그녀는 국가와 결혼한 것이 아닌 정치, 권력과 결혼한 것이다.

 

    지지자들에게 박 대통령은 부모 잃은 쓸쓸하고 외로운 고아로 보이기도 하고 세상풍파 모르는 걱정되는 공주님으로 보이기도 하고 섹시하면서도 강력한 여왕벌로 보이기도 한다. 동년배인 60대 이상의 여성들에게는 동질감이 강하겠지만 남성들에겐 섹스어필도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 옛날 표현으론 참 곱다.’ 간혹 들려오는 레이저 광선을 쏘는 무시무시한 여군주(女君主)의 이미지는 그녀에게 목메고 있는 정치인이나 관료들만이 느끼는 감정일 뿐이다. (그 광선을 직접 쏘이는 성은을 입으려면 출세해야 한다. ^.^)

    남편 잃은 고운 과부가 동네 남정네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어르신들(특히 할아버지들)의 사랑과 동정심을 자극하는 것처럼 불쌍하고 안쓰러워(게다가 섹시하기까지)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고 챙겨주고 싶다. 만약 박대통령이 부모자식, 친척, 남편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면 그렇게 충성도 높은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과부가 결혼하면 몸값 폭락이다. 여왕벌이 결혼한다면 더 이상 여왕벌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박 대통령은 불쌍한 대통령인 동시에 운 좋은 대통령이다. 웬만한 잘못에는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다. 파괴적인 어마어마한 잘못을 하지 않는 한 오히려 유권자들의 동정심과 보호본능을 유발하여 더 오를 수도 있다. 원래 새누리 지지층이 충성도가 높아 35% 이하로는 절대 떨어지지 않지만 같은 새누리라도 박 대통령과 전임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의 성격은 확연히 다르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더 단단하다. 

 

한복 입은 자태가 참 곱다! 한 번 웃어주면 어르신들 비명지르며 떡실신!!

20대 부정평가 72%, 60대 이상 긍정 71% (금일 발표된 한국갤럽 박 대통령 지지율)

 

    옳고 그름보다 유불리요, 유불리보다 호불호다. 사람은 정의보다 이해타산을 먼저 따지고, 계산기를 두드려보기 전에 마음에 들고 안 들고, 편안하고 불편하고가 먼저다.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마음에 든다면 억만금을 손해보더라도 기꺼이 잘못된 선택을 한다. 그런 비합리적이고 어리석은 고집, 순수, 열정을 소유한 감성적인 존재가 인간이다. 그래서 미디어를 통해 이미지에 호소하는 현대대중정치가 더욱 맹위를 떨치고 부작용 역시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며칠 전에는 새누리당 김을동 의원이 총선에 출마하려는 여성 예비후보자 모임에서 여성이 너무 똑똑하면 밉상, 좀 모자라게 보여야한다고 해서 시끄러웠다.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심리학적으로 음미해볼 대목이 있다. 실지로 부정적인 유교적 영향이 여전한 보통 유권자들에겐 이런 여성 정치인의 이미지가 더 편안하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똑똑한 사람은 부담스럽다. 특히 똑똑한 여성은 더 부담스럽다. 어찌 보면 김 의원은 같은 여성 정치인들에게 살이 되고 피가 되는 선거 전략을 전수해준 셈이다.

    맥락상 겸양의 미덕이나 삶의 지혜보다는 후흑학(厚黑學)을 연상시키는 천박한 이미지 메이킹의 혐의가 짙지만 새누리당이 전통적으로 이런 점에서 강하다. 대중의 심리에 정통하다. 대중의 평균, 눈높이에 잘 맞춘다. 노태우 대통령의 선거구호 보통사람역시 탁월한 전략이었다. 보통사람에겐 보통사람이 편안하다. 혹 모지란 사람, 태우(泰愚, 큰 어리석음, 엄청난 바보)를 보면 막 안아주고 보살펴주고 싶은 게 사람 감정, 왠지 우쭐해지면서 웃음이 나고 기분 좋아지는 게 사람 마음이다.

 

    무식한 리더에게 좀 배웠다 하는 자들이 꼬이는 것도 같은 이치! 물으면 답하고 답하면 답한 대로 이루어질 거라는 기대가 있다. ‘아는 게 없을 테니 어떻게 한 번 해볼까하는 불순한 지식인의 욕심은 남편이 없으니 어떻게 한 번 해볼까하는 껄떡대는 남정네의 욕심과 본질에서는 같다.

    그래서 지식, 지성과 거리가 먼 듯한 김영삼과 박근혜 주위에 의외로 교수, 학자들이 많았다. 반면 해박하고 논리정연하여 토론에 능했던 김대중 노무현에 대해선 교수, 지식인들이 불편해하고 멀리했다. 게다가 둘 다 가방끈 짧은 고졸 출신이니 한편으론 멸시하고 한편으론 열등감을 느끼며 미워했다.

    리더가 많이 배워 똑똑하면 대중은 물론이고 지식인들도 불편하다. 자신들의 역할과 공간이 줄어든다고 생각한다. 얌전히 듣지도 따르지도 않을 것 같고 혹 오류를 지적하며 더 정밀하고 탁월한 의견이나 반론을 제시하면 참 괴롭고 창피하다.

    진정한 지식인, 바로 배운 지성인은 창피할 게 없다. 괴로울 게 없다. 깔볼 것도 열등감을 느낄 것도 없다. 오히려 새로움, 올바름을 배우고 자신의 오류를 시정할 수 있는 것이 더없는 기쁨이고 축복이다. 그러한 교류와 대화를 통해 같이 성장하면서 진리에 점점 다가가는 것이 학문과 지성의 참모습이다.

 

    413 총선을 앞두고 정치뉴스가 쏟아져서 생각이 많은지... 글이 너무 멀리, 너무 밖으로 벗어났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짐은 현실이고 현실은 벗어날 수도 없고 무책임하게 벗어나 도망치려해서도 안 된다. 무턱대고 나와 우리 밖의 그 무엇에서, 삶의 터전과 일상을 벗어난 그 무엇에서 해결책을 찾으려하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거다.

    그런 식이면 국회의원이고 대통령이고 수입하면 된다. 대통령 자리에 외계인을 앉혀놓거나 그도 아니면 슈퍼컴퓨터를 앉혀놓으면 된다. 빚진 것 없으니 친인척 및 주위 떨거지들에게 빚 갚을 일도 없다. 불편부당하고 정확하고 깨끗하고 얼마나 좋은가!

 

    어느 나라에선가 국회의원이 의사당 안에서 가슴을 드러내고 수유를 했다고 해서 잘했네 못했네 의견이 분분하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이런 국회의원이어야 한다. 이런 나라여야 한다. 이것은 공사를 구별치 못한 게 아니라 공사를 합일(合一)한 것이다. 나랏일이라는 게 모두 국민들 편안히 잘 먹고 잘 살게 하여 행복하게 만들자는 것 아닌가!

    이치로 봐도 권위를 세우고 품위를 지키는 것보단 어린 생명을 먹이는 것이 우선이다. 정치사회적으로 봐도 워킹맘의 권익신장을 위한 상징적인 퍼포먼스로서의 의미가 있다. 의도했든 아니든 국회의원이자 어머니이자 국민인 그녀는 삶의 현장과 국정의 현장을 합일시킴으로서 정치의 본질을 드러낸 것이다.

 

    우리의 대표자, ‘1시민은 누구여야 하는가? 우리 중의 하나여야 한다. 우리와 같이 평범하면서도 우리 중 가장 뛰어난 그 누구여야 한다.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고, 평범하지 않으면서도 평범한 사람, 너무 평범하지도, 너무 비범하지도 않은 사람이어야 한다.

    가급적 보통의 친구들과 뛰놀고 공부하고 돈 벌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애 낳고 키우고 부모 공양하는 사람 중 하나여야 한다. 그러면서도 능력이 출중하고 인품이 훌륭하고 친인척 비리를 제어, 관리할 수 있는 청렴하고 곧은 사람이어야 한다.

    단지 잘 생기고 섹시해서, 돈이 많아서, 세속적으로 크게 성공해서, 아버지가 누구라서, 심지어 불쌍해서 우리의 대표자로 선출하는 우를 다시는 범해서는 안 된다.

 

    무거운 짐이 사람을 만드는 거다. 그 짐을 흔쾌히 지는 그런 사람이 되자. 그 짐을 너끈히 감당하는 그런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자.

    이 지상엔 짐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이 지상엔 땅에서 솟은 초인도 없고 하늘에서 내려온 메시아도 없다.

 

 

    “아침마다 남보다 두 시간 먼저 일어나 신을 등에 넣어 따뜻하게 해놓았지. 배로 따뜻하게 하면 허리병이 생기니까.”

    “호호호, 그럼, 산림을 맡아보실 때는 어떻게 하셨어요?”

    “누워서 떡먹기지. 도벌을 하지 않은 것뿐이야. 인간은 윗사람 눈을 속이고 주인 것을 훔치려는 근성이 있으면 출세하지 못해.” (279p)

    - 토요토미 히데요시와 하녀와의 대화.

 

    바늘장수 출신의 히데요시는 일본의 평민영웅이다. 그는 오다 노부나가 밑에서 마구간 청소당번이었다가 노부나가의 신발하인이 되고, 말 재갈을 쥐더니, 다시 산림을 맡아보는 소임에서 주방장으로 돌계단을 뛰어오르듯 초고속 출세를 하게 된다.

    일꾼이다. 일머리를 안다. 몸의 놀림도 머리회전도 부지런하고 빠르다. 뭐든 맡겨놓아도 안심이다. 당연히 두각을 나타내고 상사에게 총애를 받는다. 원숭이 해, 원숭이 시에 태어나 외모도 원숭이, 행동도 원숭이를 닮아 영민하면서도 날쌔다.

    예나 지금이나 성공과 출세의 열쇠는 부지런함, 근면, 넘치는 에너지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와, 남편과 아내의 관계는 전혀 다른 것 같았다. 남자와 여자의 경우에는 쉽사리 정복되었으나 아내가 되면 심한 반격을 해온다. (중략)

    이에야스는 늘 세상과 환경과의 관련 속에서 욕망을 생각하려 하건만 세나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행복을 추구한다. (451p)

 

    앞으로 극심해질 이에야스와 첫 번째 아내 세나와의 갈등의 서막이다. 세나는 점점 막무가내로 고집을 피우며 드세져 이에야스를 증오하기 시작하고 이에야스는 진저리를 치며 일부러 피해 다니게 된다.

    결혼을 경계로 청춘남녀에서 남편아내로 바뀐다. 남자는 아내를 잡은 물고기, 여자는 남편을 낚인 물고기로 여기며 소홀해지고 냉담해진다. 더 이상 수줍어하던 그 여자, 믿음직하던 그 남자가 아니다. 결국 예의를 벗어나 함부로 대하게 되고 사랑이 증오로 바뀌고 연인은 원수가 되기도 한다.

 

    사람 됨됨이도 크게 작용하지만 권력관계도 크게 작용한다. 부부관계, 부자모녀관계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는 권력이 작동하고 그 이면에는 대부분 돈이 개입되어 있다.

    젊어서 정력도 세고 돈도 잘 벌면 대접이 좋다가도 늙어서 힘도 빠지고 돈도 못 벌고 집에서 하루 종일 빈둥거리면 일식이 이놈이 삼새끼라며 구박받기 일쑤다. 자녀가 장성하여 육체적, 사회적, 경제적 파워가 강해지면 아버지, 어머니를 압도하기도 한다. 심지어 자녀를 두드려 패던 부모가 장성한 자녀에게 두드려 맞기도 한다.

    어두운 밤길 흑인이 쫓아오면 왠지 불안하고 백인이 쫓아오면 비교적 안심인 것은 평균적으로 백인이 흑인보다 경제적으로 풍요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지 백인이 흑인보다 더 우월하고 도덕적인 유전자를 가진 인종이라서가 아니다. 잘사는 유럽에 흑인이 살고 못사는 아프리카에 백인이 산다면 오히려 백인을 더 무서워할 것이다.

    이것들은 돈의 논리, 힘과 권력의 논리, 약육강식의 짐승의 논리다. 돈이 없으면 무시당한다. 힘이 약하면 두둘겨 맞는다. 권력이 없으면 소외되고 죽임 당한다.

 

    돈 못 번다고 구박하지 말고 늙었다고 무시하지 말자. 사랑이 한결같을 수야 없겠지만 상황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지 말자. 사람이 멀리 있으면 그리워하다가도 가까워지면 함부로 대하기 쉽다지만 친근하면서도 존중하고 존중하면서도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자.

    그것이 사랑이다. 그것이 부부고 사람이다. 믿음과 사랑이 있어야 사람인 것이 아니라 사람이어서 믿음과 사랑이 있는 것이다.

 

    《대망(大望)2권 끝.

 

 

    ※ 이하는 2016/02/22 추가

 

    나 : 종서야 니 졸업앨범 봤다. ! 대박!! 거기 있는 니 좌우명 니가 생각해낸 거니? “아픔을 맛봐야 성공한다.” ! 멋져! 멋져!

    종서 : 후훗!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의 변형이죠!! (^.^)

    나 : 아빠가 특히 감탄한 대목이 뭔지 아니?

    종서 : 글쎄요?

    나 : 바로 맛본다.’는 표현이야! - 기쁨도 슬픔도 아픔도 행복도 성공도 실패도, 신맛도 쓴맛도 단맛도 매운맛도 짠맛도 모두 맛본다는 것, 음미한다는 것이 얼마나 멋지냐! 그게 바로 인생이지! 무엇이든 도망치거나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부딪혀 감당하는 것이 중요해! 이런 경우 맛본다는 표현처럼 정확하고 멋진 표현이 없지!

 

초딩 종서 이젠 안녕! (.)

 

    이에야스는 맨 밥도 천천히 음미하며 백번을 씹으면 백가지의 맛이 있다고 했다.

    아픔을 맛봐야 성공한다. - 아픔을 맛봐야 성장한다. - (무거운) 짐이 사람을 만든다.

    모두 맥락상 서로 상통하는 같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