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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 DIY

1인용 좌탁 겸 다탁 만들기 (제작기)

어멍 2013. 5. 28. 21:24


      1인용 좌탁 겸 다탁 만들기 (제작기)

 

 

 


    협탁과 테이블을 만들고 남은 나무들로 1인용 좌탁 겸 다탁을 만들기로 했다. 거실에 놓고 앉아서 밝은 햇볕에 책도 읽고 눈비 내리는 날 창밖 풍경을 보며 차라도 마시면 좋을 것이다.

    디자인은 전에 만든 소파 테이블과 똑같이 하기로 했는데 다리부위 결합부위만 주먹장이 아닌 (단순) 사개맞춤으로 하기로 했다. 실력이 완벽하지 않으니 난이도가 낮은 사개맞춤이 더 깔끔하게 모양이 나오리라 본 것이다.

    전체적인 가로, 세로, 높이만 대략 800*600*328 정도로 정해놓고 구조의 구체적인 수치는 부재가 뽑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그때그때 맞추기로 했다.

    먼저 남은 메이플로 다리부분 각재부터 뽑고 그무개로 사개맞춤 줄금을 넣는다.



 


    사개맞춤은 주먹장과 달리 경사가 없으므로 그무개로 암수 장부를 한 번에 그릴 수 있다. 폭은 끌의 규격(3, 6, 9, 12, 15, 18, 21, 24, 30... 미리)에 맞추어 약간 여유 있게 잡는 것이 나중 끌 작업 할 때 손이 많이 가지 않아 편하다. 그래서 7미리, 11미리로 잡았다. (손)끌 작업, 각끌 작업으로 장부를 다듬거나 구멍을 팔 때는 가능한 한 손끌, 각끌의 규격을 고려하여 크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그무개 선만 교차로 살리면서 수직으로 톱질하면 된다.

자세히 보면 왼쪽 두 개는 톱질이 잘 됐고 오른쪽 두 개는 잘 되지 않았다.



암수 장부를 교차로 다 따내서



본드 결합 후 크램핑한다.



    사개맞춤 본딩 결합이 의외로 애를 먹였는데 가로대를 치면 세로 다리부분이 기울어지고 세로 다리부분을 치면 가로대가 기울어지는 것이었다. 아마도 주먹장처럼 경사각이 없이 암수장부가 서로 평행하게 맞물리는 관계로 치는 순간에 장부끼리 미끄러지는 듯하다.

    작은 나무 조각들을 장부면에 선택적으로 대고 다리부분을 가로방향으로 크램핑하면 될 것도 같은데 장부폭이 너무 좁아 이것도 여의치 않다. 본드는 말라가고... 허둥지둥 억지로 결합해놓고 보니 기울어지고 뒤틀리고 영 말이 아니다. ㅠ.ㅠ

    쇠목은 남은 메이플이 부족해 남은 애쉬로 만들었다. 어차피 속에 숨어 보이지 않는 부분이니 큰 상관은 없다.




쇠목 부위도 만들어 결합 후



다리 부위와 재결합하여



좌탁 하부구조 완성


 


추후에 그려본 스케치와 상세도

구체적인 구조의 크기들은 정해졌고 이제 상판의 두께에 따라 좌탁의 높이가 결정될 것이다.



798*593의 상판을 얻기 위해 꺼내온 하드메이플 원목판재

하나는 1850*165*29.5 하나는 1850*145*28.3



    좀 여유 있게 830으로 자른 후 수압대패, 자동대패로 넓은 면부터 잡는다. 굳이 얇을 필요가 없으니 최대한 두껍게 동일하게 뽑아내면 되는데 판재의 상태가 뒤틀리고 깨지는 등 고르지 않아서 로스가 많았다. 원래 두께 28.3미리가 최종 17미리의 두께로 뽑아졌다.

    이렇게 뽑아낸 4조각을 판재의 상태, 심재 변재 방향, 무늬결의 어울림 등을 고려하여 가장 보기 좋게 조합 배열한다. 순서와 방향이 결정되면 헷갈리지 않게 표시를 해 둔 후 접합면을 수압대패로 잡는다.

    수압대패의 펜스는 90도 직각으로 세팅되어 있으나 혹시 모르니 서로 접합되는 면은 번갈아가며 판재의 전면 후면을 기준면에 밀착하여 민다. 이렇게 하면 수압대패가 완벽한 90도가 아니더라도 접합면을 틈 없이 밀착시켜 집성할 수 있다.




집성이 준비된 판재 - 헷갈리지 않게 사선을 이용해 순서를 표시해 놓는다.



    상판 집성 후 정재단하여 모서리각을 잡고 좌탁 하부와 함께 샌딩한다. 샌딩을 끝낸 후 텅오일을 전에 만든 소파 테이블과 똑같이 쇠목 1회, 상판 하부 2회, 다리 3회, 상판 상부 4회 먹였다. 같은 나무(메이플), 같은 디자인, 같은 공간에 놓일 물건이니 마감도 같은 색상, 같은 밝기를 드러내도록 하려 함이다.

    여기서 끝낼까 하다가 바니시를 코팅해볼 요량으로 시험 삼아 메이플 동가리에 텅오일 후 완전히 마르기를 기다려 바니시를 입혀보았다. 생각보다 들뜨지 않고 잘 입혀져서 텅오일을 끝낸 좌탁을 그대로 집으로 갖고 와 상판에만 바니시를 따로 칠해주기로 했다.

    바니시가 완전히 마르면 고운 사포로 샌딩 후 다시 바니시 칠하기를 반복한다.




상판 하부 2회, 상부 3회 바니시



바니시가 완전히 마르면 새하얀 가루가, 그렇지 않으면 흰 색상을 띤 반투명한 떡이 묻어 나온다.



    이제 상판과 다리부분과의 결합만이 남았다. 상판의 수축팽창에 대비하여 8자 철물을 경사지게 설치하기 위해 쇠목부분에 8자 철물의 두께보다 약간 깊게 동그란 홈을 판 후 끌로 입구 쪽을 적당히 더 따낸다.




요렇게!



같은 각도로 8자 철물을 쇠목에 나란히 설치한 후



상판과 함께 뒤집어 정확한 위치를 잡고 상판 하부에 송곳으로 나사못이 들어갈 구멍을 표시한 후



나사못보다 직경이 작은 드릴로 뚫어준 후 나사못을 박는다.



    이 때 드릴질의 깊이, 나사못의 길이가 상판의 두께를 넘지 않도록 주의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판이 관통하는 치명적 하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위 그림과 같이 미리 물감 등으로 드릴비트에 깊이를 표시한 후 표시선 까지만 드릴질하면 안심이다.

    상판 하부에 나사못을 박는 것으로 모든 공정을 끝내고 드디어 완성!!




세로방향 컷



가로방향 컷



전체 컷



    가로 길이를 전에 만든 소파 테이블의 세로 길이에 맞추어 만들었다. 통일감 있게 보기에도 좋고, 가벼워서 필요에 따라 떼고 붙여 쓰기에도 편하다. 높이도 통일하여 똑같게 만들려 하였지만 나무두께가 허락하지 않아 소파 테이블보단 키가 많이 작아졌다.




형과 동생, 상병과 일병



(텅)오일만 입은 형과 바니시까지 입은 동생



    개인적으로 오일을 입힌 것이 바니시를 입힌 것보다 내구성, 스트레스에 약해서 그렇지 보기에 더 아름답다. (유광)바니시가 유리처럼 번쩍번쩍 광이 난다면 오일칠은 은은하고 부드러운 윤택이 난다. 바니시가 직선의 눈부신 태양광이라면 오일칠은 유유히 흐르는 곡선의 달빛이다. 손가락으로 만지며 문질러보아도 바니시는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내며 딱딱한 플라스틱 장난감 느낌이 나고 오일칠은 부드럽게 미끄러지며 나무 속살의 느낌이 살아있다.

    소파 테이블이 나중에 흠집이 생기고 때가 타서 더러워진다면 다시 오일칠을 하든지 아니면 아예 바니시를 입히든지 해야겠지만 되도록 오랫동안 이 느낌을 간직했으면 좋겠다.




소파 테이블과 거실에 나란히 놓인 모양



내친 김에 거실 벽면에 걸은, 예전에 가족 모두가 함께 그렸던 그림



    이사 전후로 목공을 배워 필요한 가구들을 다 만들었다. 거실 가구들도 모두 만들고 배치하여 구도가 짜여졌다. 그래서 그동안 걸지 않고 창고에 넣어두었던 그림을 내다 걸었다. (참고 포스팅 ☞ 사랑과 정의)

 




이제 거실 공간이 완성되었다.


 

 

 




창문을 열어놓고 한 컷

한바탕 소나기가 내리더니 먼 산이 가까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