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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선결과 평가 및 향후 정국 예측

어멍 2022. 3. 10. 22:17

 

제20대 대선결과 평가 및 향후 정국 예측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0.73% 24만 7077표 차이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역대 최소 득표차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입장에서 참으로 아쉬운 결과다. 하지만 단 1표 차이라도 국민들의 선택이니 존중하고 받아들여야지.

 

    마지막까지 가슴 졸이며 지켜봐서 진이 다 빠졌다. 지친 심신을 위로하기 위해 저녁엔 달달한 커피를 마시며 오래전 보았던 로맨틱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일부러 찾아 돌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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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마무리는 해야겠으니 최대한 간략하게 정리하는 것으로 끝을 맺자.

 

    첫째, 역시 한국은 보수의 나라다. 이명박근혜를 찍었던 세력들이 여전히 막강했다. 비록 심상정 표를 더하면 진보가 약간 우위지만 양쪽 다 총결집한 상태에서는 아직까지는 보수의 응집력이 더 강하다. 비록 60,70 세대는 서서히 지겠지만 보수언론이 20.30을 포함해서 꾸준히 보수유권자를 생산할 것이므로 미래도 어찌될지는 알 수 없다.

 

    둘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이대남 전략은? 대성공까지는 아니더라고 결국 성공했다고 본다. 비록 이대녀의 반격이 있었고 이대남들도 생각보다 덜 쏠렸고 20.30을 더하면 전체적으로 이재명이 앞서나 미세한 차이로 승부가 결정난 것을 감안하면 유효, 혹은 결정적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정보가 더 개방되고 진영에서 보다 자유로운 20.30, 원칙적으로 가장 진보적이어야 할 20.30에서 이재명이 더 벌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 자체로 매우 나쁜 전략이고 공동체를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무척 염려되는 행태로 두고두고 후유증을 남길 큰 상처가 됐다. 기성세대로서 젊은 세대에게 꿈과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주어야 하는데 정치가 그러지 못해 많이 아쉽고 미안하다.

 

 

 

    향후 정국 예상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첫째, 외교안보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봤을 때 앞으로 더욱 절묘한 균형외교, 줄타기외교가 필요한데 잘 해낼지 걱정이다. 쉽게 전쟁은 나지 않겠지만 우크라이나 역시 다들 에이 설마, 설마 하다가 전쟁 났다. 중대사태까지는 아니더라도 미중에 끼어서 남북의 긴장이 지금보단 높아지리라 본다. 그저 다소 거친 말폭탄만 오가는 것으로 그치기를 바랄뿐이다.

 

    둘째, 정치보복이다. 윤대통령을 둘러싼 열악한 정치지형으로 봤을 때 언제고 정치보복, 기획수사로 위기를 탈출하고 정국을 주도하려는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윤대통령 자신이 가장 잘하고 자신 있어 하는 검사출신이고 지지세력 역시 원하는 바다. 전 정권이 신경쓰이지 않고 정치보복의 유혹이 없도록 아이러니하게도 퇴임한 문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높기를, 잘 나가기를 바라야겠다.

 

    셋째, 경제다. 이 부분은 외교안보와 마찬가지로 문외한이므로 실력있는 전문가를 잘 선택해 기용해야 할 것이다. 경제, 민생은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단기간에, 한 명의 통치자로 인해 확 좋아지고 나빠지진 않는다. 하지만 실수와 무능력이 반복, 누적된다면 5년이란 세월은 망가지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외교안보와 관련하여 긴장이 극적으로 높아지고 국지전이라도 터진다면 물론 망하는 건 한순간이다.

 

 

 

    큰 걱정은 이 정도고 확실한 것은 다당제, 통합정치는 이제 물 건너갔다는 것이다. 진보, 보수 거대양당의 승부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며 격화되리라 본다. 탕평인사 역시 물 건너갔다. 윤석열 본인이 문재인 대통령에 반기를 든 셈이므로 앞으로는 자기사람, 그 중에서도 가장 충성도 높은 사람만 쓸 것이다. 친박 중에서도 진박을 골라 썼던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윤핵관 중에서도 검사출신의 윤핵핵핵관만 골라 쓸 것이다. 한동훈 검찰총장 겸 법무부장관 겸 비서실장을 기대하시라!

 

 

    수십, 수백억 자산가도 아니고 고위직이나 정치인으로서 정당이나 특정인물에 줄 댄 것도 아닌 나 같은 평범한 일반시민이라면 진보든 보수든 어디가 권력을 잡든 유불리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그저 소박하게 정치가 좀 더 윤택하고 평안한 일상을 누리게 해줬으면 좋겠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대한민국이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솔직히 그런 기대와 희망은 그리 크지 않다. 그저 큰 사고만 내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기분이 2012년 박근혜 당선의 대선직후와 비슷하다. 그때도 향후 5년의 예상이 비관적이었는데 불행히도 그 예상은 맞았다.(☞ 18대 대통령 선거결과 분석 및 평가) 이번만은 내 예상이 틀리기를 바랄뿐이다. 내가 미처 발견치 못한 윤 당선자의 비상한 능력과 비전과 철학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 허탈하지만 후회는 없다. 오만하게 들리겠지만 정치적으로 승패를 떠나 항상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했다는 일종의 자부심이 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편에 서느냐 저편에 서느냐? 중요한 것은 역사와 진리의 편에 서는 것이다!

    이쪽이 나으냐 저쪽이 나으냐?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냐는 것이다!

 

 

    누굴 이겨먹자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 이득을 취하려는 것도 아니고 한가한 취미생활도 아니다. 그저 내 갈 길을 가는 것이다. 코스가 험하든 평탄하든, 1등을 하든 꼴등을 하든 나만의 레이스를 펼치는 거다.

 

    부끄럽지만 조심스럽게 SNS로 지인들께 메시지도 보내고 투표 인증샷도 찍고 나름대로 내 할 일은 했다. 그러면 된 것이다.

 

 

 

    ※ 새벽까지 개표방송을 본 후 폐인이 되었다가 ㅠ.ㅠ <시크릿 가든>을 보고 회복하여 잠시 행복해졌다가 ^.^ <타인은 지옥이다>를 본 후 다시 심신이 피폐해졌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