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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막장드라마 전성시대-막 나갈수록 막 본다.

어멍 2009. 1. 25. 23:48
막드 : 막장 드라마

욕드 :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발드 : 아무 생각없이 발로 대본을 쓴 것 같은 드라마

막장드라마의 단골인 불륜, 배신, 복수의 ‘막드 3종 세트’를 비롯하여 불치병, 출생의 비밀, 삼각사각관계, 재벌 등의 소재가 난무하는 요즘 디시인사이드가 막장드라마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1위 <너는 내 운명>

몇 만분의 일밖에 안 되는 골수일치확률이 시어머니와 생모에게 동시에 일어나는 등 억지설정과 황당 시추에이션이 난무하여 <너는 내 골수>로 바꿔 불러야 할 ‘막장 드라마의 종합세트’


2위 <꽃보다 남자>

고교생의 성X행, 지나치게 심한 왕따나 학교폭력, 헬기를 타고 학교에 오고, 외제 승용차를 모는 고교생.
 


3위 <아내의 유혹>

아내(구은재, 장서희분)의 친구와의 불륜. 죽은 줄 알았던 아내가 기적적으로 살아나 점 하나만 찍었을 뿐인데도 몰라보는 남편. 전과 다르게 며칠만 공부하면 그림, 수영, 외국어, 재즈댄스 등 못하는 게 없어 은재가 시청자들로부터 얻게 된 새로운 별명인 구느님(구은재 하느님), 구처님(구은재 부처님).


막드 성공의 요인은 아줌마와 불황.

드라마에서라도 복수와 신데렐라 스토리로 스트레스도 풀고 대리만족을 할 수밖에 없는 불행한 대한민국 아줌마들! 경기불황과 불안한 미래로 인하여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기보다 황당할지라도 잠시 암담하고 고단한 현실을 잊게 만드는 강한 중독성.


부작용. 매회 따귀를 때리고 2회에 한번꼴로 상대방 얼굴에 물을 뿌리는 등 시청자의 정서와 심성을 황폐하게 하고 오염시킴. 품격있고 따뜻한 드라마 제작의 몰락을 가져오고 시청자 의식을 퇴행시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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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122 경향신문 유인경 선임기자의 기사.

재밌기도 하고 공감이 가서 요약, 발췌해 봤다.


필자(좀 건방져 보이지만 ‘본인‘이라는 표현이 전두환씨 덕분에 가뜩이나 권위적 뉘앙스가 강해진 단어라 되도록 쓰지 않는다)는 드라마를 즐겨보지 않으니 세세한 내용이야 잘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아내의 유혹>이 1등을 먹지 않고 <꽃보다 남자>보다 양호하게(?) 3위로 내려앉았는지 영 이해가 안간다. 하여튼 요즘 드라마! 문제긴 문제다.

가끔 보면 어린이, 청소년들이 봐도 될까 싶은 장면도 많고 나도 모르게 맥박수가 빨라지고 약간 흥분되고 상기될 정도로 자극적일 때가 있다.

나름대로 권선징악, 참회, 화해, 용서 등의 교훈이 있다지만 99회 막 나가다가 100회째 돌연 어설프게 모두가 해피하고 훈훈한 교훈을 들이밀어서야 비난을 희석하기 위한 체면치레일 뿐이다.


요즘 같은 막장 드라마의 홍수 속에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따라하지 말자’라는 주장은 너무 안일한 자기방어, 합리화일 뿐이다. 오히려 안방 깊숙이까지 파고드는 중독성과 영향력으로 인해 우리의 심성과 문화에 미치는 폐해에 대해 정색하고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취향과 문화야말로 정치, 경제, 사회보다 우리의 삶의 품격, 형태를 결정짓는 본질적인 요소다. 아무리 서민들도 즐겨보는, 즐길 수 있는 대중문화라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너무 천박하고 자극적이지 않게 기본적인 함량, 품격은 갖추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