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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유감-용산참사의 명복을 빌며

어멍 2009. 1. 27. 16:43

(090123 경향신문 4컷 만평) 누가 이 괴물을 만들었나?

용산참사에 대한 이명박정부와 언론(조중동)의 대응이 요상하게 흘러하고 있다. 참사자체도 기막힌 일이지만 사태를 호도하려는 뻔뻔한 의도는 기도 안차는 게 얼마나 더 사회적 약자, 힘없는 국민들을 능멸하고 그들의 가슴에 한을 심으려는가!

'앞장서면 주도세력, 가운데 서면 중심세력, 뒤따르면 배후세력'이라는 우스개 소리처럼 약자들이 연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반대세력을 자르고 가르고 왜소화하여 파편화시키고 절박함에서 나오는 폭력성만을 부각시키며 배후세력, 제 3자 개입 등을 범죄시하는 수법이야 늘상 뻔한 스토리지만 여섯명의 죽음앞에서 뻔뻔해도 너무 뻔뻔하지 않은가!

매번 이런 식이다. 좀 고상하게 부시(Bush)를 베낀 일방주의, 의도적 무시정책이라지만 속된 말로 개무시, 생까기, 뭉개기로 짐짓 모른 체, 못 들은 체 밀어부칠 뿐이다.

무식함, 천박함, 저돌성, 왕성한 탐욕과 헝그리 정신은 송강호(영화 넘버3)도 명함을 못 내밀 정도의 무대포, 불사파 정권이요.

우매함, 비겁함, 무능력, 몰염치는 목만 숨기는 까투리 정권이요.

뻔뻔함, 용감함은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그 이상의 뻔뻔함을 보여주는 강안(强顔)정권이다.


하지만 내가 진정 유감인 것은 이명박씨가 대통령일 수 있는 이 시대와 그를 선출한 우리 국민에 있다.


참사현장을 보면서도 대놓고 말하진 못해도 내심 혀를 끌끌 찬다거나(당해도 싸다, 후련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나쁜 생각에 마음이 먹먹하다) 노동자나 사회적 약자들이 머리띠 두르고 데모만 했다하면 그들도 부모가 있고 자식이 딸린 가장이고 인간일진대 먼저 사정을 살피기도 전에 마치 뱀이나 전갈을 본 듯 짜증부터 내고 이맛살을 찌푸리는 국민들이 아직도 많다.


민간기구인 사회동향연구소에서 전국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 참사의 책임이 경찰의 과잉진압에 있다가 (겨우)60%, 철거민의 과격시위에 있다가 (무려)31%라고 한다.

아직도 한나라당이 지지율 1위이며 여전히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가 유력한 차기대권주자 1위이다. 이래가지고선 아직 98% 부족하다.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철거민, 노동자, 부랑자, 극빈자는 사람도, 국민도 아니다. 그리고 다른 국민들은 여기에 별무관심이다. 부도덕하고 무능한 정권에겐 잠재적 폭도, 발현된 테러리스트인 위험한 존재이고 개인화를 넘어 이기주의에 젖은 국민들의 의식속엔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무의미한 슬픈 존재-정권에겐 비국민, 국민에겐 비존재일 뿐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의 관심은 온통 돈, 자기 밥그릇에 쏠려있을 뿐 먼 나라의 남의 일인 것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까지 10억이면 감옥살이도 마다하지 않겠다니 이 정도면 말세지 않은가.
 

누구나 자신과 자신의 자녀만은 적자가 될 수 있다고 착각하며 돈을 향한 무한경쟁을 옹호하는 사이 파편화된 소시민, 쁘띠 부르주아지(Petit Bourgeoisie), 가리개 한 경주마, 이코노믹 애니멀(Economic Animal)이 되어 인명을 경시하고 문화적 품격과 인권, 도덕, 정의 등의 전통적, 정신적 가치를 홀대하고 있다.


숭례문을 불태웠던 평범한 소시민인 채모씨도 자기 땅에 대한 보상의 경제적 불만 때문이었지 않은가. 그에게 있어 숭례문은 국보는커녕 자기 땅만도 못한, 떡도 안 나오고 밥도 안 나오는 일개 구조물일 뿐이다.

하지만 피도 눈물도 없는 이코노믹 비스트(Economic Beast)인 경제적 강자, 맹수들에게 있어 소시민, 서민들 역시 토끼같은 좋은 먹잇감, 곳간을 채워주는 착한 머슴일 뿐이다. 철거민이든 문화재든 건설회사, 개발업자에겐 확 쓸어버리고 싶은 골치 아프고 거추장스런 방해물이긴 매한가지다.
 

                                         용가리는 국민을 태웠고, (어느 한) 국민은 숭례문을 태웠다.


정권에 대한 비판을 단순히 ‘그 놈이 그 놈’이라는 식으로 방어할 수준의 사태는 아니다.

그 놈이 그 놈, 도찐 개찐, 엎치나 매치나, 오십보 백보. 내가 싫어하는 속담이다. 도와 개는 엄연히 틀리고 오십보와 백보는 2배나 차이가 난다. 국민의 정치에 대한 혐오, 체념, 무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불량 정치인들이 의도적으로 뒤섞은 흙탕물 속에 수고스럽지만 현미경을 들이대고라도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

정치인 수준이 국민수준이다. 정치인 수준은 그 나라 국민수준을 뛰어넘을 수 없다.


국민모욕, 자기비하 수준인 과격한 국노론(국민 노망론), 국개론(국민 개XX론)까지 들먹여서야 안 되겠지만 국민성, 국민수준에 대한 비판을 마지막 남은 성역인 듯 금기시해서는 안 된다. 한번쯤, 아니 작심하고 국민, 유권자 스스로를 뒤돌아보아야 한다.


사위가 어두워 앞은 보이지 않고 날이 새기는 아직 멀은 것 같다.

아무리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지만 국민이 바뀌지 않는 한 백년하청(百年河淸)일 뿐이고 말 그대로 ‘그 놈이 그 놈’일 뿐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이 유감이고, 시대가 유감이고, 국민이 유감이다.

PS : 부동산 재산 (신고)내역
       용산구청장(한나라당) : 36억
       용산구의회 전의장(한나라당) : 48억
       용산구의회 현의장(한나라당) : 19억
       용산구 국회의원(한나라당) : 34억
       오세훈 서울시장(한나라당) : 23억
       이명박 대통령(한나라당) : 369억................용산참사 희생자 철거민 5인 : 세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