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읽기 0098 : 고린도후서 4장~12장

    성경읽기 0098 : 고린도후서 4장~12장

    저자 : 사도 바울

    주요 인물 : 바울, 디모데, 디도.

    기록 목적과 대상 : 사도권에 대한 바울의 자기변호와 가난한 성도들을 위한 연보문제를 다루고 있다.

    당시 고린도 교회는 거짓 선생들이 들어와 바울의 사도적 권위에 도전하면서 복음과 교회를 혼란케 하고 있었다. 바울은 즉시 고린도 교인들의 오해를 풀고, 그릇된 진리로 교인들을 유혹하던 거짓 선생들에 대하여 단호히 행동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바울은 <고린도후서>를 써서 자신이 곧 고린도 교회를 방문할 것과, 방문한 후에 거짓 선생들과 회개치 않는 범죄자들을 엄히 징계할 것을 분명히 한다.

4장 10절

우리는 예수님의 생명이 우리 몸에서 나타나도록 하기 위해 항상 예수님의 죽으심을 우리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11절

예수님의 생명이 죽을 우리 몸에 나타나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살아 있지만 예수님을 위해 항상 몸을 죽음에 내맡기고 있습니다.

 

    10절과 11절이 비슷한 의미지만 느낌이 약간 다르다.

    11절은 죽음을 각오하고 예수님을 믿고, 목숨을 내놓고 전도 사역을 수행하고 있다는 실천적, 현실적 의미인 느낌이다. 반면 10절은 ‘예수님과 우리는 하나다’, ‘십자가와 부활은 하나다’, ‘삶과 죽음은 하나다’라는 보다 교리적, 철학적, 근원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는 느낌이다. 11절이 ‘밖으로’ ‘예수님을 위해’ 내 몸을 죽음에 내맡기는 것이라면 10절은 ‘안에서’ ‘예수님의 죽으심을’ 몸에 짊어지고, 품고, 항상 동행하는 쪽이다.

    어미는 죽고 아기는 태어난다. 어른은 늙어가고 어린이는 자라난다. 우주만물이 생했다고 멸하고 멸했다가 생한다. 우리도 다 그리될 것이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노무현) 삶과 죽음이 모두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지 않은가? 우리도 그와 같이 예수님 안에서 십자가와 부활을 함께 묵상하고 실천해야 되지 않겠나!

    “하나님은 선악간의 모든 행위와 남몰래 한 모든 일을 심판하실 것이다.”[전도서 12:14]

7장 10절

하나님의 뜻에 맞는 슬픔은 회개하여 구원에 이르게 하므로 후회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슬픔은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11절

하나님의 뜻에 맞는 슬픔이 여러분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주었는지 보시겠습니까? 여러분은 더 진지해졌고, 자신의 무죄를 더 증명하게 되었고, 어떤 것에 대해 더욱 분노를 느끼게 되었으며, 경각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 간절히 바라게 되고, 관심을 갖고 되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을 벌하게 되었습니다.

 

    바울은 전편 <고린도전서>에서 고린도 교회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성도들을 꾸짖거나 권면한다. 그것은 바울 자신이 후회할 정도로 성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다소 신랄한 것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성도들은 슬퍼하고 회개한다. 모든 것이 잘 되었다.

    ‘하나님의 뜻에 맞는 슬픔’은 어떤 슬픔인가? 자기 자신의 허물을 돌아보고 회개하는 슬픔이다. 못나고 가난하고 병든 이웃들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볼 때 느끼는 슬픔이다.

    ‘세상의 슬픔’은 어떤 슬픔인가? 세상에 비추어 자신을 남과 비교할 때 느끼는 슬픔이다. 부귀영화를 쫓아 욕심의 눈으로 바라볼 때 느끼는 슬픔이다. 많이 가지지 못한 것, 출세하고 성공하지 못한 것에 대한 슬픔이다. 높은 자리에 올라 여러 사람들을 굽어보며 권세를 부리지 못한 것, 큰 집, 좋은 차, 비싼 옷, 귀한 음식을 맛보지 못한 것에 대한 슬픔이다. 낙담과 원망, 시기와 질투, 미움과 저주, 종국에는 죽음에 이르는 어두운 슬픔, 병든 슬픔이다. ‘세상의 슬픔은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꾸짖음을 듣고 남을 먼저 지목하며 화내는 것은 어리석고 교만한 사람이며, 스스로 먼저 돌아보고 슬퍼하는 사람은 지혜롭고 겸손한 사람이다. 왕궁에서 제왕학을 배우며 좋은 옷만 입고, 맛있는 것만 먹고, 친절하고 아름다운 사람만 상대하던 왕자를 어느 날 갑자기 빈민굴에 갖다놓는다면 왕자는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반응할까? 슬픔을 느낀다면 성군의 재목이다. 혐오를 느낀다면 폭군의 재목이다.

    우리사회가 돈과 권세에 많이 경도되었지만 자신의 유익보다 이웃의 유익을 위하는 훌륭한 분들이 여전히 많다. 자신의 시간과 돈과 몸을 조건 없이 내주며 어렵고 힘든 이웃을 위해 사회봉사활동을 하시는 몇몇 분들이 봉사의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은 일종의 부채의식이라고 한다. 일종의 미안함인데 슬픔과도 통한다. 자기희생을 마다않는 이런 분들을 볼 때마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성스러움마저 느껴진다.

    사랑도 힘이 세지만 슬픔도 힘이 세다. 하나님의 뜻에 맞는 슬픔은, 안으로는 회개를 통해 우리를 구원에 이르게 할 수 있고 밖으로는 하나님의 공의와 이웃의 슬픔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한다. 때론 불의에 대한 경각심과 성스런 분노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그 분노만큼 정의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품게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의 시작은 사랑이다. 의로운 슬픔이든 성스런 분노든 그 바탕은 사랑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첫째 계명, 으뜸가는 계명이다.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예수님의 말씀이다.

11장 4절

어떤 사람이 와서 우리가 전파한 것과 전혀 다른 예수님을 전파하는데도 여러분은 잘도 눈감아 주고 있습니다. 또 여러분은 전에 받은 것과 다른 영을 받아들이며, 다른 복음을 잘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13절

이런 사람들은 거짓 사도들이며, 속이는 일꾼들이며, 그리스도의 사도들인 것처럼 가장하는 사람들입니다.

14절

이런 것에 대해 놀랄 것은 없습니다. 그것은 사탄도 자신을 빛의 천사로 가장하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당시 고린도 교회를 어지럽히는 거짓 사도들을 비판하며 성도들에게 미혹치 않을 것을 당부한다. 양떼를 잡아먹는 늑대도 조심해야겠지만 눈 어두운 양떼를 잘못 인도하는 거짓 사도들도 조심해야 한다. 사도의 옷을 입고 교회 안에서 늑대 짓을 하니 교회 밖의 정직한 늑대보다 그 죄가 더 크다.

    지금은 어떤가? 교회가 양적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였지만 얼마나 주님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가, 얼마나 주님을 올바로 믿고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점은 의문이다. 우리가 믿는 예수님이 그 예수님인가? 우리가 따르고 행하는 가르침이 그 가르침인가? 세상은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언뜻 간디가 했다는 말이 생각난다. ‘나는 그리스도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리스도를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회가 듣기에 화부터 나는 치명적 모욕이거나 심한 부끄러움을 일이키는 준엄한 경고다. 화도 안 나고,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한다면... 바보다!

    네가 이단이네, 네가 이단이네, 삿대질에 정신이 없다. 주의 사도인지 거짓 사도인지, 천사인지 빛의 천사로 가장한 사탄인지,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진짜든 가짜든 사도가 가르치면 성도들은 아멘하기 십상이다. 믿음은 선이요, 의심은 죄다. 무엇보다 믿거나, 믿는 척 하는 게 속 편하다. 영화 대사였던가... ‘궁금한 게 많으면 사는 게 피곤하다.’

    어떻게 분별할 것인가? 무엇으로 판단할 것인가? 나 역시 정리되지 않은 문제다. 내 그릇이 작으니 남의 그릇을 잴 수가 없다. 나부터 믿음이 약하니 남의 믿음을 판단할 능력이 없다. 그저 성경을 열심히, 올바로 읽고 기도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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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짝퉁, 정직한 가짜만 있었으면... ^.^

12장 7절

내가 받은 굉장한 계시들 때문에 교만해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하나님께서는 내 몸에 사탄의 사신인 가시를 주셨습니다. 그것은 줄곧 나를 괴롭혀 왔습니다.

8절

나는 이것을 제거해 달라고 주님께 세 번이나 간청하였습니다.

9절

그러나 주님은 나에게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10절

그러므로 나는 약할 때나 모욕을 받을 때나, 궁핍하게 될 때나 핍박을 받을 때나, 어려움이 있을 때에, 그리스도를 위해 기뻐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약할 그 때에 강하기 때문입니다.

 

    ‘사탄의 사신인 가시’는 무엇일까? 바울은 간단치 않은 육체적 질병이나 장애가 있었던 것일까? 세 번이나 주님께 간청하였다니 아마도 꽤나 심각하였나 보다. 11장 10절에는 ‘약골’이란 표현도 나오는 것으로 보아 바울이 기골이 장대한 건강한 육체의 소유자가 아니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주님은 그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으신다. 이미 그 은혜가 족하니 약하면 약한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감사하며 소명을 다하라고 하신다. 약한 데서 온전해짐이 능력이라고 하신다. 약한 것을 통하여 온전해짐이 참다운 온전함이다. 1이 100에 이르는 것이 999가 1000에 이르는 것보다 훌륭하다. 골리앗이 다윗을 이기는 것보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것이 위대하다.

    위대한 영혼은 상처 없는 영혼이 아니라 상처 있는 영혼이다. 상처를 치유하고 달래고, 상처를 품고 벗하며 결국은 상처를 극복한 영혼이다. 참된 관계는 좋은 것, 행복한 것만을 나누는 관계가 아니라 아픈 것, 슬픈 것까지 나누는 관계다. 서로에게 새긴 상처까지 공유하는 관계다. 그것은 표식이요, 증거다.

    십자가의 상처와 표식을 통해서만 부활에 이를 수 있다. 죽어서야 다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약함을 통해서 강함을 드러내시는 예수님의 은혜다. 상처를 통하여 온전함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섭리다.

    고린도후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