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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생태보고서와 박근혜 의원의 국민대통합 광폭행보

어멍 2012. 8. 28. 22:48


    대한민국 생태보고서와 박근혜 의원의 국민대통합 광폭행보

 

 


한 장의 그림이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경향신문에 만평을 연재하는 박순찬 화백의 신간 <나는 99%다>의 표지그림이다. 1대 99는 진정한 주류인 99의 몫을 찾자는 진보진영의 주요 전략, 슬로건이다. 반면 새누리 보수진영의 금번 대선 선거 전략은 ‘100% 대한민국’과 ‘국민행복’이다.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최고 선거전문가들이 선택한 최선의 선거 전략이다.

    ‘1대 99’도 틀렸고 ‘100% 대한민국’도 틀렸다. 새누리당이 보수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설마 1%에 국한되겠는가! 캠페인, 계몽운동하자는 것도 아니고 100%라는 게 말장난일뿐더러 박근혜 의원이 사회운동가나 메시아적 종교지도자는 더더욱 아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새누리당의 계급정체성에 비추어보자면 정당지지율이 과대 대표되고 있다는 정도. 상위 몇 프로라고 무 자르듯 할 수 없지만 계급이익에만 비추어볼 때 새누리당 지지율은 그들이 가져갈 몫 이상인 것은 확실하다. 그것은 정치란 것이 계급, 합리, 이성, 논리, 선악 따위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박정희 향수처럼 감성, 이념, 취향, 버릇, 욕망, 열정 심지어 오기 따위가 작용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오늘 박 의원이 전태일 열사 재단을 방문하려다 유족들에게 거부당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진정성 없는 쇼에 브레이크를 걸어 속이 시원하다. 속 좁은 처신에 답답하다. 의견이 분분하다. 쇼라도 좋다. 쇼도 성의가 있어야 하는 법. 통합진보당은 쇼도 보여주지 않고 지리멸렬하고 있다. 다만 앞뒤가 맞게, 순서에 맞게 보여주어야 보기에 불편하지 않다. 좀 뜬금없다는 인상, 오버한다는 인상이 짙다. 사랑한다는 고백이나 속삭임도 없이 손은 건너뛰고 슴가를 넘봐서야 되겠는가.

    지금 당장 고통 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자, 노숙자들을 찾아나서 현장에서 목소리를 듣고 실질적인 정책을 입안하는 것이 먼저다. 박 의원은 지난 5년간 여권의 2인자로서 노동자들을 위해 이렇다 할 정책을 펼친 적이 없다. 벼락치기 공부처럼 너무 갑작스럽고 거칠 것 없는 광폭행보에 지지자들마저 당황할 지경이다. 어제까지 김대중, 노무현을 욕하고 노동자들을 천하게 여겼는데 하루아침에 머슥해졌다.

    김대중, 노무현, 전태일을 찾고 인혁당 피해자들을 만나려 한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라면서도 온통 과거와 관계된 일정이다. 과거와 화해하기 위해선 과거와 만나야만 한다. 박근혜 의원은 운명적으로 과거에 묶여있다. 장준하 등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만약 박근혜 의원이 대통령이 되면 5년 내내 시끄러울 것이다. 516이 구데타네 혁명이네 날밤을 지새우고, 결국은 박근혜 정권 5년 하에서는 혁명으로 뒤집혀 홍보될 것이다.

    516은 구데타다. 명백한 반란이다.

 

 


    역사가 1보 후퇴하고 1보 전진할 수 있다. 때로는 2보 전진하고 3보 후퇴할 수도 있다. 516 쿠데타는 역사의 5보 후퇴였다. 쿠데타 이후 50년이 지난 지금 쿠데타 후예인 박근혜 의원의 대선후보 선출 역시 이에 버금가는 큰 역사적 후퇴다.

    만약, 만약에, 박 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10보 후퇴다. 516이 총칼로 강탈당한 불가항력적인 거라면 이것은 시민 스스로 쿠데타 유신 세력을 용인하고 그들에게 권력을 헌납한 굴종과 배반의 역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대한민국호가 타임머신을 타고 50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기적(!)같은 일이다.

    1보 후퇴 1보 전진은 비일비재하다. 드물지만 가끔은 3보, 심지어 5보 후퇴할 수도 있다. 하지만 10보 후퇴는 한마디로 기적(!)같은 일이다. 일진일퇴하며 조금씩 진보하는 역사의 법칙, 인류 지성의 법칙으로 봐선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박 의원의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 박 의원의 낙선이 상식에 부합한다.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당분간 그 황당함이 정도를 더하겠지만 미래는 비관보단 낙관이다. 상식과 기적 중 상식에 베팅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