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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에게 하야를 권함

어멍 2016. 10. 30. 01:06

 

     박근혜 대통령에게 하야를 권함

 

 

    다영(여중 3) : (박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뉴스를 보다가) 아빠! 나 박근혜 대통령 싫어요.

    나 : ?

    다영 : 역사(공부)가 늘었잖아요.

    나 : 하하... 하하하

 

    정♡♡ 할아버지(82세 어르신) : 친구(? 아마도 최순실)가 좀 도와줄 수도 있는 거지! 뭔 난리가 났다고 이리 호들갑이야?! 경제도 어려운데... 힘든 대통령 다 같이 도와주면 좀 좋아!

    나 : 하하... 하하하

 

 

    어제와 오늘 있었던 나와 딸아이, 나와 어느 어르신과의 대화다.

    다영이가 요즘 (역사)공부가 많이 힘들었나 보다. 단순한 동기에서 비롯된 웃음을 자아내는 엉뚱한 대답이었지만 다영이의 대답 속에는 흘려들을 수 없는 중요한 단어가 들어있다. 바로 역사다. 적어도 다영이는 막연하게나마 지금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 일들이 역사에 굵직하게 기록될 일대사건이란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다.

    반면 정 할아버지는 단지 안타까우신 거다. 아마도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찍었으리라. 얼마나 뉴스를 접하셨는지 모르지만 지금 심정은 회피와 부정이다. 일단 뉴스가 보기 싫고 믿고 싶지 않다. 그래도... 아마도... 좀 더 뉴스를 접하신다면 이 사태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얼마나 깊고 엄청난 일인지 감을 잡으시리라 본다.

    아무튼 손녀 세대든 할아버지 세대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전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씨로 인하여 동기와 강도는 다르지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온갖 실정으로 박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 30%에 금이 가서 20% 중후반대를 기록하더니 이번 사건에 이은 박대통령의 불성실한 짤막한 녹화사과로 그 다음날에는 14%를 기록하며 지지율이 와장창 무너졌다. 핵심지지층, 마지막 마지노선이 무너졌다는 의미다.

    이들이 누구인가? 보수진보로 나눠볼 수도 있고 지역으로 나눠볼 수도 있지만 정서적으로 볼 때 박대통령의 최후의 지지자, 가장 충성도 높은 골수 지지층은 바로 정 할아버지 같은 60대 혹은 그 이상의 남성과 여성들이다. 모두 박정희, 육영수 향수가 강하지만 이런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지지 동기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65세인 박대통령과 비슷한 연령대인 이 여성들에겐 박대통령이 곧 자신이다. 같은 동년배로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가부장적 남성문화에 숨죽이며 살아오던 그림자 인생이었다. 사회진출의 기회도 없이 집안에서 밥하고 빨래만 하던 여성들이 지난 대선에서 ~~”하고 들고 일어났다. 한을 풀고 꿈을 이루리라!

    반면 남성 어르신들은? 박대통령의 섹스어필이 적잖이 작용한다는 것이 내 분석이다. 옛 어르신들의 표현을 빌면 참 곱다.’ 한복을 차려입고 화사하게 웃는 박대통령의 모습은 내가 보기에도 단아하면서도 멋지다. 어르신들 떡실신이다. (^.^) 더구나 미혼, 임자 없는 몸이지 않은가!

 

 

한복이 잘 어울리는 박근혜 대통령

 

 

    만약 박대통령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려 했다면... 가장 반대할 사람이 누구였을까? 분명 최순실씨가 죽기 살기로 반대했을 것이다. 자기 손아귀를 벗어나 남편 것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으리라. 덧붙여 박근혜를 중심으로 한 친박 세력에게도 정치적으로 손해다. 남성 어르신들의 높은 지지율을 이끌어낼 수가 없다. 마치 아이돌 스타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면 이성 팬들에게 인기가 확 사그러지는 것과 같다. 박대통령은 60대 이상 어르신들의 아이돌, 여왕벌이다. 결혼한 여왕벌은 더 이상 여왕벌이 아니다.

    임자 없는 모두의 여왕벌인지 알았는데 알고 보니 임자가 있었다. 그것도 남성이 아닌 여성, 바로 최순실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지지층의 마지막 정서적 끈이 끊어졌다. 그것이 14% 지지율인 것!

    60대 이상 여성지지자들도 마찬가지! 우리를 대표한 당당하고 의젓한 자랑스러운 여성정치인인줄 알았는데 혼자서는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르는 금치산자에 버금가는 무능력자라는 것이 드러났다. 여성의 자랑, 되고 싶은 모델에서 여성의 치욕, 혐오의 모델이 되었다.

    이제 시작이다. 지지율은 시간이 갈수록, 감춰졌던 정보가 드러날수록 더 떨어질 것이다. 온갖 엽기적이고 시시콜콜한 뉴스들이 경쟁적으로 봇물 터지듯 터질 테니 말이다. 연속극 좋아하는 아줌마들에겐 최순실이 공무원에게 쌍욕을 퍼붓고 그녀의 어린 딸 정유라가 세신사 아줌마의 뺨을 후려쳤다 - 같은 재미난 이야기들이 연설문, 기밀문서, 인사개입 뉴스보다 더 민감하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네 가지다.

    첫째 박근혜 당선인과 그 주위 인물들의 성향들로 볼 때 말 그대로 올드보이들의 유신독재시대, 준 독재의 공포정치, 공작정치시대로 회귀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다.

    둘째 박근혜 당선인의 패쇄적 통치행태, 사적 비밀주의적 용인술로 인하여 위기가 조기에 수면위로 공론화되지 않고 박정희씨 때처럼 정권 안에서 갈등, 증폭되다가 터지는 경우.

    셋째 비슷한 맥락으로 박 당선인의 너무 느린 업무 처리 속도와 철저히 수동적인 정치 행태로 인한 심각한 국정지체 현상이다. 여당 내 야당 역할을 연출하면서 쑈의 맨 마지막에 출연하는 주인공처럼 모두가 그녀만을 바라보는 최후의 순간에 결정난 것을 결정한다.’는 전략은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 박근혜로선 좋은 전략이었지만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 박근혜로서는 아무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대통령은 궂은일도 마다않고 솔선수범해서 선제적으로 대응, 해결해야하는 막중한 자리, 실지로 일을 해야 하는 대표공무원이다. 박 당선인이 대통령 자리에 앉아서도 계속 같은 전략을 고수한다면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이 지리멸렬하거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안에서 점점 커지며 꼬여만 갈 수도 있다. 나라 전체가 심각한 무기력증으로 생기를 잃거나 중증 변비로 몸살을 앓을 수도 있다. 숙변이 해결되지 않고 계속 안에서 쌓이기만 하면... 마이... 무척 마이 아프다. .

    넷째 돌발상황, 위기·재난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과 오판에 의해 상황이 악화되어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일상적인 업무야 장관, 보좌관들이 하겠지만 외교, 안보, 경제와 관련한 결정적인 순간과 대규모 재해시에는 최고·최종결정권자의 개인적 역량, 식견이 중요하다. 토론회 등 그간 보여준 박 당선인의 모습은 여간 불안한 게 아니다.

    내가 너무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에 인색한 것인가? 내겐 박 후보 지지자들이 지나친 욕심과 환상을 갖고 있는 듯 보인다. 박 후보가 안돼 보일 정도로 자신의 능력 이상의 무거운 짐을 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올렸던 글의 일부다. (18대 대통령 선거결과 분석 및 평가 : 여권연대 ‘A+’, 야권연대 ‘A-’, 유권자 ‘F’) 돌이켜 보면 이번 사달은 둘째 걱정이 현실화한 것이다.

    셋째 것으로 말하자면 철저히 수비적, 수동적 정치행태가 나름대로 계산된 전략으로 보았는데 알고 보니 단순한 능력부족, 경악할 정도의 능력부족이었단 거다. 박근혜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고 읽고 판단할 수가 없으니 누군가(최순실) 코치해 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거다. 당연히 일이 하염없이 늦춰질 수밖에!

    이제 넷째! 정말 심각하고 걱정스런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불쌍히 여기든 괘씸하게 여기든 당면한 최대의 문제이자 위기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능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지금! 나라를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야하는 것이 최선이다. 정상적인 사람도 버텨내기 힘든 상황인데 지력, 판단력뿐만 아니라 심신이 박약한 박대통령이 이 상황을 견뎌낼 수 있을지... 앞으로 실오라기 하나 없이 발가벗겨질 텐데 얼마나 괴로울 것인가!

    하야, 탄핵 등의 헌정중단, 권력공백은 막아야 한다며, 극한 갈등과 혼란은 막아야 한다며 새누리당 중심의 책임총리제나 여야 공동의 거국내각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아마도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역풍 등을 걱정하며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는 속셈도 있을 것이다. 그 뜻과 입장은 이해하나 지금은 국민을 믿고, 역사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국민 뒤에 숨어서는 안 되겠지만 정치세력들은 국민을 앞에 세우고 뒤에 바짝 붙어 따라가면 된다.

    그래야 넷째 위기를 넘기고 더 큰 파국을 막을 수 있다. 헌정중단보다 고립되어 만신창이 된 박대통령의 비정상적 통치행위의 위험성이 더 크다. 가뜩이나 경제와 외교안보국방에서 다가올 문제들이 만만치 않다. 허수아비 대통령으로 1년여를 흘려보내기엔 상황이 결코 한가하지 않다. 이미 지난 4년을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이 후퇴만을 거듭하지 않았는가!

    역사, 대의명분으로 봐도 깔끔하게 하야하는 것으로 결말을 짓고 후세에 교훈으로 남기는 것이 옳다. 이미 국가적, 민족적, 역사적으로 수치스런 상황이지만 이 상황을 방치 혹은 유지하며 박대통령이 아무 권위도 없는 그 자리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앉아있는 것은 더 큰 수치다.

 

    모두를 위해서, 박대통령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야하시기를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간곡히 권한다.



    ※ 일의 순서 : (최대한 빠른) 하야발표 - 과도 거국중립내각 구성 - 하야 - 조기대선 실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이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을 공직에서 몰아내 무장해제시키는 것이다. 그런 후에야 비로소 성역없는 수사가 가능할 것이다.

    간단치 않은 일이다. 살려고 최대한 저항할 테니... 역사상 권좌에서 스스로 순순히 물러난 정권이 없다. 박대통령이 결심한대도 그녀를 조종하며 권력을 누렸던 주위세력들이 허락치 않을 것이다.

    검찰도 여야정치권도, 나라도 국민도, 후손들과 역사 앞에 시험대에 섰다. 더한 수치로 남느냐, 수치를 극복하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남기느냐의 결정적인 시점이다. 또다시 국민들에게 무거운 짐이 지어졌다. 최대한 단호하고 준엄해야 한다. 냉철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끈질기게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