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때론 먹의 향내가 나는 글과 음악 그리고 사람

잡설, 상념, 기타등등

나는 꼼수다 VS 조중동, 다윗 VS 골리앗, 최후의 승자는?

어멍 2011. 9. 17. 22:09

    나는 꼼수다 VS 조중동, 다윗 VS 골리앗, 최후의 승자는?



    최근 ‘딴지 라디오’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장안의 화제다. 아이튠즈 팟케스트 미국 1위를 하였다던데, 200위 안에 든 국내 방송은 이것이 유일하다고 하니 가히 독보적이다. 우연찮게 알게 돼서 아이폰으로 다운을 받아 들어보니 어렴풋하게 보이던 그림이 또렷해지고 재미도 쏠쏠해서 시간가는 줄 모른다.




국내 유일의 각하 헌정 방송 <나는 꼼수다>
왼쪽부터 김용민 정봉주 김어준 주진우



     <무상급식 - 밥 먹이고 합시다.> 이후로 정치시사 관련 포스팅이 뜸했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 각하와 한나라당에 대해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아서(모르는 사람은 여전히 모르지만) 굳이 나까지 평범한 내용으로 첨언할 필요성도 없고, 워낙 정치적 사건이 정신없이 터지는 지라 일일이 언급하고 포스팅하기도 버겁다.

    보수의 아이콘 꼬깔콘인 5세 훈이가 불장난하다가 한나라당 집을 반은 불태우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곽노현이 구속되고... 안철수가 출현해서 또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불더니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 포함 기존 정치권이 폭격을 맞았다.

    작금은 야권의 무게중심이 민주당에서 범시민사회로 넘어가는 분위기.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 비관을 넘어 자포자기 분위기. 후보를 못 구해 거의 폭탄 돌리기 분위기다. 여자 오세훈, 훈육된 전여옥(도덕 말고 스타일과 성격만 길들여진)이라 볼 수 있는 나경원 의원이 나올듯한데 강남에 갇힌 모양새다. 강남에 갇히고 대구경북에 갇히고(부산경남도 위태위태), 견고하지만 화석화된 25.7%(지난 주민투표율)에 갇힌 형국이다. 아마도 현재의 나경원 의원의 모습이 미래의 박근혜 의원의 모습이 될 듯... (나경원은 박근혜의 미래) 


    특정 정당, 일부 지역, 일개 정치인의 유불리가 아닌 보다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이냐 민주당이냐, 박근혜냐 아니냐보다 더 중요한 프레임이 있다. ‘대구면 대구 안대면 안대구’보다 더 큰 판단기준이 있다.

    좌파 우파, 진보 보수, 동향 타향, 대졸 고졸, 직계 방계, 내편 니편의 프레임을 뛰어넘어야 한다. 바로 민주 반민주, 상식 비상식, 인간 비인간, 정직 거짓이다. 곽노현 교육감의 구속이 얼토당토않다고 여기지만 굳이 구속한대도 추석명절 이후에 했어야 한다. 그에게도 가족이 있다. 무슨 긴급한 사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참으로 비인간적인 비정한 정권이다. 결국 명절밥상에 이명박, 오세훈, 안철수 대신 곽노현을 안주거리로 올려놓기 위함이다.


    더 큰 프레임, 구도가 바로 ‘나는 꼼수다’ VS ‘조중동’이다. 작고 사소하지만 가장 크고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가장 최전선에서 맞부딪히고 있는 선수들이다. 구체적으로 트위터, 스마트폰, SNS, 카페, 블로그 등으로 대변되는 온라인 신세대, 인터넷 세대와 조중동, KBS, MBC, SBS 등으로 대변되는 오프라인 구세대, 종이신문 세대의 대립구도다. 어느 당을 지지하느냐 묻는 것보다 뉴스를 신문으로 보느냐 인터넷으로 보느냐,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느냐 사용하지 않느냐를 물어보는 게 더 빠르고 정확하다.

    종이신문이 일방향, 수직적, 주입식 입력이라면 인터넷은 쌍방향, 수평적, 토론식 입력이다. 극과 극이다. 인터넷 세력은 비교적 몸집이 작고 분산돼 있다. 하지만 더 발전된 형태, 더 효율적인 집단이다. 이 집단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차돌처럼 단단해지고 찰떡처럼 끈끈해지고 있다. 반면 연로한 종이신문 세대는 황혼처럼 저물어가고 있다. 스펀지처럼 엉성해지고 풀죽처럼 풀어지고 있다. 집전화 여론조사와 휴대전화 여론조사의 결과가 손바닥 뒤집듯 뒤바뀌는 것은 이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보름도 안 된 기간에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간 안철수 현상이 이것이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의 정서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상태에서 인터넷이 촉매가 되어 이 세력이 뭉친 것이다. 더욱이 안철수 본인이 인터넷, IT의 상징 아닌가! 박근혜를 안철수 옆에 세워두면 졸찌에 구닥다리 된다. 화사했던 웃음은 갑자기 지겨워지고 단아했던 올린 머리는 어느새 답답해진다.


    바보가 아니니 박근혜 의원도, 한나라당도, 조중동도 변신을 꾀할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 사용기기보다 사용자(유저)가 더 중요한 까닭이다. 그들에겐 인터넷 환경에 필요한 콘텐츠도, 스킬도, 마인드도 부족하다. 스마트폰을 쥐여 줘도 전화만 걸고 받는다. 블로그를 개설해도 썰렁하니 텅텅 비어있다. 간혹 짧은 악플성 포스팅을 올리거나 조중동 기사를 리트윗할 뿐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인터넷 인프라를 깔고 노무현 대통령이 그 덕을 봤다. IT 산업이 융성하더니 다시 현대, 삼성 등 대기업재벌로 대표되는 기계산업, 장치산업, 굴뚝산업이 융성해지고 이명박 대통령이 그 시류의 덕을 봤다. 급기야 삽질산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국내, 국제 경제적으로 한계에 왔다. 스마트폰, 스마트TV, 테블릿, 검색엔진, SNS... 인터넷, IT 신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노무현이 1차 ‘인터넷 정치폭발’이었다면 안철수는 SNS를 기반으로 한 2차 ‘인터넷 정치폭발’이다. 이제 3차 폭발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점점 부풀어 오르고 있다. 잘 타는 심지, 적당한 촉매제, 곧 훌륭한 재목만 있으면 혁명에 버금가는 대폭발을 일으킬 수도 있다.

    영웅의 시대도 가고 거인의 시대도 가고 시민의 시대가 왔다. 삽질의 시대가 가고 스마트한 시대가 왔다. 각하 말씀대로 올 것이 왔다. 잠재되어 있던 거대한 세력이 수면 위로 그 실체를 드러냈다. 수십, 수백만의 개미들이 합심하여 공룡을 넘어뜨린다. 수십만 대의 PC가 병렬 연결되어 슈퍼컴퓨터의 계산을 해내듯이 수십만의 네티즌들이 서로 연결되어 고도의 집단지성을 발휘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조중동의 주파수를 끊고 이곳에 연결될 것이다. 누가 이 세력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을까? 누가 이 세력의 마음을 얻고 이들의 뜻을 대리할 것인가?


    인물들이 야권에 몰리고 있다. 안철수, 문재인, 유시민, 이정희, 김두관, 조국, 안희정, 이광재, 박영선, 송영길... 모두 젊고 전도유망한 인물들이다. 모두 인터넷에서 회자되며 일정 지분의 넷심(Net-心)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리고 이들 중 많은 수가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경남 출신으로 노무현과 비슷한 색깔의 사람들이다. 노무현이 뿌린 씨앗이며 유산이다. 나무가 크면 그늘이 길듯이 그만큼 그가 남긴 뜻이 크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한나라당, 조중동이 불리한 형국이다. 되짚어보면 오세훈의 불장난이 대세가 뒤바뀌는 결정적인 변곡점이 된 듯하다. 그의 공이 크다. 하지만 부자 망해도 삼년 간다고 한나라당, 조중동의 저력은 만만치 않다. 정권이 바뀌고 인터넷과 정상화된 공영방송으로 인해 비세(非勢)에 빠진대도 그들에겐 돈과 조직, 종이신문과 앞으로 방송될 종편채널이 있다.


    간단치는 않겠지만 진보세력에게 있어 앞날은 희망적이다. 나는 꼼수다 VS 조중동, 누가 이길 것인가? 다윗 VS 골리앗,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이것은 답을 정해놓고 하는 우문(愚問)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다윗이 이겼다. 더욱이 장기전이라면 다윗이 절대 유리하다. 다윗은 어리지만 자라나고 있다. 골리앗은 장성하나 이미 그 힘이 다했다.

    역사는 진보 편이다. 이것은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