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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 나는 변수다. 나는 푼수다. & 박원순과 박영선, 최후의 승자는?

어멍 2011. 10. 2. 10:27
 

    나는 꼼수다. 나는 변수다. 나는 푼수다. & 박원순과 박영선, 최후의 승자는?




2011/10/01 경향신문 만평 <장도리>
나는 꼼수다. 지존(至尊)파 이명박 - 꼼수와 호연지기가 결합된 대인의 풍모
속고, 농락당하며 살아온 지 어언 4년! (ㅠ.ㅠ) 말이 필요 없는 우리의 존귀한 각하!




2005/12/16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사학법 강행처리 무효’ 대규모 장외집회
나는 변수(變數)다. 울고파 박근혜




2011/09/26 장애인 시설에서 목욕 봉사하는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나는 푼수다. 죽고파 나경원



    본격 선거운동이 들어가기도 전에 한나라당이 고전이다. 여기저기 악재가 터지는 게, 동정심이 일 정도다. 벌거벗은 임금님인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 염장을 지르시고 때마침  영화 <도가니> 열풍까지 일면서 한나라당의 원죄를 상기시키고 있다.

    한나라당은 5년여전 복지재단의 개방형 이사제를 반대한 과거가 있다. 사학재단의 개방형 이사제를 주요내용으로 한 사학법에 반대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두 법안 모두 한나라당, 사학재단, 종교계(특히 개신교계), 조중동이 재단의 교육자율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극렬하게 반대했던 법안이다.


    여기에 더하여 나경원 의원의 ‘장애인 알몸 목욕 사건’이 터졌다. 이미 자위대 행사 참석으로 비판을 받은 터에 또 하나의 대형악재다. 장애 자녀를 둔 엄마로서 어느 누구도 자신보다 장애인 인권에 대한 관심이 큰 사람이 없노라고 해명 비슷한 변명을 했는데 그래서 더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해선 더욱 조심하고 감수성이 예민했어야 마땅하다.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나경원 의원은 사리분별력이 없는 푼수다. 서울법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수재라는데, 경우에 맞게 처신하는 것과 진퇴를 헤아리는 것은 지능과는 별개인가보다. - 목욕시키는데 웬 빨래장갑??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 대표일 때 비례대표로 정치에 입문하고서 친이계로 넘어가 ‘주어가 없다’란 말로 이명박 후보를 발 벗고 엄호했던 그녀다. 박근혜 의원이 탐탁치 않게 여김에도 오세훈 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레이스에 ‘계백장군’ 운운하며 적극 오 시장을 지원했던 그녀다. 불과 40일 전이다. 그러던 그녀가 이제는 박근혜 의원의 도움을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 아무리 이합집산, 합종연횡이 다반사인 정치판이라지만 일반인이 보기엔 부끄러움도 모르는 푼수라는 인상이 짙어진다.


    어떻게 될 것인가? 이대로라면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진다. 져도 크게 진다. 박근혜 의원이 발 벗고 도와준대도 진다. 이미 박 의원의 대세론은 무너졌다. 이제 박 의원은 더 이상 상수(常數)가 아니라 변수(變數)다. 지느냐 이기느냐를 결정하지 못하고, 다만 작게 지느냐 크게 지느냐에만 영향을 미칠 뿐이다. 무게감이 급격히 왜소해지고 있다.

    박 의원은 아마도 최대한 시간을 끌며 나 의원의 당선가능성을 저울질할 것이다. 질 게 뻔한데 도울 수도 없고 안 도울 수도 없고 울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조중동이 협박하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졸라대도 선뜻 나서지를 못한다. 진다는 가정 하에 가장 상처입지 않는 방법은 소극적, 수동적 지원이다. 몸은 움직이지 않고 멀찍이서 간간히 입으로 때우는 것이다. 그것이 ‘선거의 여왕’이라는 박 의원의 신화와 무게감을 그나마 지키는 길이다.




박원순 변호사와 박영선 의원



    박원순과 박영선,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가? 모른다. 1차 배심원단 결과는 박원순의 승리지만 참여경선의 현장투표는 민주당이 절대 유리하다.

    누가 되는 것이 좋을까? 두 사람 다 좋지만 이왕이면 박원순 변호사가 낫겠다는 생각이다. 안철수의 양보, 한명숙의 양보로 이어지는 대세의 자연스런 흐름으로 봐도 그렇고 향후 야권통합의 분위기와 여건을 조성한다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야권통합의 주도권은 야권 내 기득권인 민주당으로부터 보다 중립적인 시민사회로 넘어와야 한다. 그래야 일이 성사될 확률이 높다. 정권심판이 서울시장으로 끝난다면 모르겠지만 총선, 대선까지 바라본다면 좀 더 길게, 대국적으로 봐야 한다. 큰 세력, 큰 울타리를 만들어야 한다. 큰 그림을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능숙하지만 활력이 떨어지는 50대 장년, 좌충우돌 어설프지만 힘이 넘쳐나는 30대 젊은이... 신구조화가 이상적이란 것은 상식이지만 양자택일하라면 무엇인가? 젊은이다! 누구나 젊은 것을 좋아한다. 살 날이 더 많다. 희망이 있다. 새 물이 들어오면 옛 물은 물러간다. 젊은이가 시민사회다. 새 물이 시민사회다.

    기존 정당들을 모조리 파괴할 필요는 없지만 대폭 일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야권은 당이라는 껍데기를 깨고 창조적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 민노당, 참여당, 진보신당, 다 마찬가지다. 시대의 화두는 통합을 통한 한나라당의 극복이다. 그것은 낡은 87년 체제의 극복이기도 하다. 각자의 정체성은 한나라당을 왜소한 야당으로 만든 후에 주장해도 늦지 않다. 오바일진 몰라도 지금 같은 분위기로는 한나라당은 거의 해체, 소멸 수준에 이르게 될런지도 모르겠다. 그 때는 다시 분화하여 민주적 다당제로 재편해도 될 것이다.


    정권심판이 얘기되고 있다. 모두가 벼르고 있다. 가슴속에 저마다 불씨를 품고 있다. 한나라당에 한이 맺혀 있다. 톡 까놓고 말하면 심판이 아닌 응징, 응징이 아닌 복수다. 과격하고 적나라하지만 이것이 현 정치현실의 날 것 그대로의 핵심어다. 그리고 그 밑바닥에 흐르는 심리는 분노다.

    ‘분노하라!’ 뉴욕에서도, 파리에서도 ‘분노’를 말하고 있다. 계급적 각성, 정치적 각성, 윤리적 각성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정의로운 분노’, 심지어 ‘성스런 분노’다. 하지만 아무리 정의롭고 성스럽대도 분노는 그 자체로 긍정적인 감정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분노는 증오를 부르고 증오는 자신을 병들게 한다. 어둡고 우울해지거나 예민하고 난폭해진다. 사회도 병들어 가고 사람도 병들어 간다. 그러다가 자칫 폭주, 폭발하여 파멸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분노는 옳든지 그르든지 위험하다.

    통제된 시스템, 흔들림 없는 질서정연한 절차가 필요하다. 냉각탑과 냉각수가 필요하다. 원자로가 폭발하지 않고 긴 시간동안 강력한 에너지를 생산하듯 각자 역할을 분담하고 시간표를 짜서 강력하고도 치밀하게 일을 진행시켜야 한다.


    분노의 에너지를 질서 있게 조절하며 길을 터 줘야 한다. 긍정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원한, 증오, 피해의식, 악다구니로 병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도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억압받던 이들, 앞장서 투쟁했던 이들은 마땅히 존중받아야겠지만 그들이 반드시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할 필요는 없다.

    야권의 각 정당도 그렇고, 지지자들도 그렇고, 증오와 당파에 매몰된 이들이 가끔 보인다. 그 증오와 당파성의 대상은 한나라당뿐만이 아니라 다른 야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대세를 그르치진 않겠지만 일을 껄끄럽게 하고 시간을 늦추는 요인은 될 수 있다. 좀 더 전략적이고 유연하고 너그러운 큰 사고가 요구된다. 시민의 이익을 뛰어넘는 당파성은 없다. 모든 것을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제까지 한나라당과 가장 맞서왔던 박영선 의원이 시장이 된대도 나쁠 건 없다. 하지만 시장은 정치도 해야 하지만 행정도 해야 한다. 박영선 의원은 계속 의원으로 남아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에 맞서 이전처럼 제 역할을 해주는 것 역시 나쁘지 않다. 때를 기다리고, 그 때가 오면 분명 크게 쓰임이 있으리라 본다.

    두 분 다 건승하시고 크게 하나 되시기를 부탁드린다.


PS : 그나저나 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국무회의에 참석해오던 서울시장이었는데...
       각하께서 야권 서울시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허락, 용인하실지......

       어익후! 내가 무슨 이런 불경한 생각을...
       각하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시지! 저얼~~때 그런 밴댕이 소갈딱지가 아니시구 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