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고졸 대통령. 서민 대통령. 돈도 없고 빽도 없고 학벌도 없고 지역주의 기반도 없고 가진 거라곤 맨주먹과 신념만이 다였던 정치인. 모두가 대세를 따를 때 홀로 대의를 따랐던 사람. 강자에 강하고 약자에겐 한 없이 약했던 사람. 거센 폭풍우와 홀로 맞서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