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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2 - 비빔국수(황태비빔국수) 맛있게 만드는 법 ★★★★★

어멍 2020. 6. 7. 22:26

 

      Level 2 - 비빔국수(황태비빔국수) 맛있게 만드는 법 ★★★★★

 

 

 

      이번 도전 주제는 비빔국수다. 39번째로 만드는 음식으로 멸치잔치국수에 이은 면요리 시리즈의 두 번째 주제다.

 

      (멸치)잔치국수가 진한 국물을 뜨근하고 속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겨울음식이라면 비빔국수는 육수 없이 무더운 한여름에 매콤달콤새콤하게 먹을 수 있는 여름음식이다.

 

      잔치국수의 포인트는 육수를 우려내는 것이고 비빔국수의 포인트는 비빔양념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잔치국수 만들기가 좀 더 어려우면서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빔국수는 상대적으로 좀 더 손쉬우면서 시간이 적게 걸린다. 양념장을 구성하는 최적의 재료 조합과 그 비율을 찾아낸다면, 이후 손에 익숙해진다면, 비빔국수 만들기는 일도 아니다. 10분 안에도 후다닥 맛깔나는 비빔국수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항상 그 조합과 비율이다! 유튜브를 비롯해 자료를 10여 곳 둘러보았는데 다 제각각이다. 객관적으로 점수를 매길 수도 없고 주관적으로 어느 레시피가 내 입맛, 취향에 맞는지도 알 수가 없다. 결국 직접 만들면서 나만의 레시피를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

 

 

 

      조리순서는 대략 비빔양념장 고명 면 순서대로 각각 따로따로 만든 후 면과 양념장을 비빈 후 고명을 얹어 먹거나 아예 이 셋을 함께 마구 비벼 먹는다. 비빔장도 필요한 양만큼 즉석에서 만들어 먹거나 만든 후 일정시간 숙성 후 먹기도 하고 아예 대량으로 만들어(불에 한번 조리기도 한다.) 냉장고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비벼먹기도 한다. 업소에서 메뉴로 내놓는 경우나 집에서도 비빔국수를 엄청 좋아해 자주 먹는다면 이 방법이 좋을 것이다. 단 장시간 보관하려면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서 식초 같은 신 재료나 참기름은 넣지 않는 기본 비빔장으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10여개의 레시피 중 유튜버 썰맨, 뚝딱, 셀러리향 세 분의 레시피를 주로 참고하여 만들어보기로 한다. 양념장은 번거롭지 않게 즉석에서 바로 만들어 바로 먹는 것으로 하고 4인분을 만들자.

 

 

 

      양념장 재료와 각각의 양을 결정해야 하는데 내가 둘러본 레시피의 양념장 재료들을 총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매콤 : 고추장, 고춧가루

      달콤 : 설탕, ()물엿, , 배 간 것, 무 간 것, 양파 간 것

      새콤 : 식초, 레몬즙

      새콤+달콤 : 사과 간 것, 파인애플 간 것, 매실청, 사이다

      짠맛 : ()소금, 진간장

      기타 : 참기름, 다진 마늘, 다진 대파, 다진 김치, 다진 생강, 미림, 후춧가루, 미원이나 다시다

 

      둘러본 고명 재료들도 총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오이채, 무채, 파채, 상추, 삶은 계란, 계란 지단, 당근, 양파, 청양고추, 씻은 김치, 토마토, 김가루, 통깨

 

 

      이제 결정의 시간! 다음과 같이 일단 구성하여 만들어 본 후 추후 넣고 빼고 늘이고 줄이고 조정하기로 한다.

 

 

 

 

 

    비빔국수 4인분 준비재료

 

    양념장 재료 : 고추장 4T, (고운)고춧가루 3T, 진간장 4T, 설탕 3T, 다진 마늘 1.5T, 미원 1T, 식초 3T, 레몬즙 2T, 참기름 4T, 통깨 4T, 후춧가루 적당량(1/2t 정도), 물엿 2T, 사과 1개 간 것, 다진 생강 1/2t, 매실청 2T

 

    고명 재료 : 오이 1, 상추 8, 계란 2, 토마토 1

 

    & 소면 4인분

 

 

 

      고명은 청량한 느낌만 주기 위해 오이채와 상추, 토마토 위에 삶은 계란만 얹기로 한다. 고춧가루는 비빔면이 술술 넘어가야 하므로 이왕이면 고운 것일수록 좋다. 식초는 오뚜기 현미식초를 쓰고 매실청은 아내가 몇 년 전에 직접 만들어 놓은 것을 쓰기로 한다.

 

 

 

백년을 쓰고도 남을 아내표 최상품 매실청

시거나 아리지 않고 달달하면서도 새콤한 깊은 맛이다.

 

 

      이제 머리에 그려본 대로, 미리 설계한 대로, 만들기를 시작해보자. 목수가 오전 내내 연장만 손질하다가 오후 잠깐 가구 하나 뚝딱 완성하듯이, 건축가가 10여년을 구상하고 몇 년을 설계한 후 몇 개월 만에 멋진 집 한 채를 지어내듯이, 일사천리로 끝날 것이다.

 

 

 

양념장 재료들을 순서에 관계없이 한 볼에 모두 집어넣은 후

 

 

 

사과 하나를 갈아 넣고

 

 

 

      골고루 마구 뒤섞으면 비빔양념장 준비는 끝! 찍어 먹어보니 그런대로 맛있다. 다음은 고명과 면 삶기다.

 

 

 

계란은 식초와 소금을 넣은 찬물에 계란 두 개를 넣고 강불을 켜고 9분을 삶았다.

 

 

 

      계란 삶는 동안 면도 삶는다. 이번엔 면이 누워서 통째로 들어갈 수 있도록 큰 팬에 삶기로 한다. 면을 삶고 씻는 방법은 저번 잔치국수의 방법과 동일하다. 계란과 면이 삶아지는 동안 나머지 고명을 준비한다.

 

 

 

      비빔양념장, 고명, 면이 모두 준비됐다. 삶은 계란은 반개로 잘라 올려주기로 하고 야채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오이는 가늘고 길게 채 썰고 토마토 하나는 4등분하여 준비한다. (토마토와 오이가 커서 그런지 토마토는 결국 1/8개만 넣었고 오이도 반개면 충분했다.)

 

 

 

면을 그릇에 담고 비빔장을 적당량 넣고 준비한 고명을 얹는다.

 

 

 

비벼먹어보니 좀 심심해서 양념장을 더 넣었다.

 

 

 

이제 먹기에 적당하다.

 

 

&

 

 

 

      비빔면에 황태가 잘 어울린다고 하여 집에 있던 황태채를 한 주먹 꺼내서 커피포트에 끓인 뜨거운 물을 부어 급속 불린 후

 

 

 

적당한 크기로 찢어서 만들어 놓은 양념장에 오물조물 무쳐 고명처럼 얹어 먹어 본다.

 

 

 

이러면 바로 황태비빔국수다.

 

 

 

      시식 및 품평 : 매콤달콤새콤 맛있다. 그런데 아내와 다영이가 새콤은 적당한데 매콤은 너무 과하고 달콤은 좀 부족한 느낌이라고 한다. 단 것은 별로인 나는 괜찮은데 매콤은 확실히 과한 느낌이다. 속까지 약간 화한 느낌?! 평소 아빠를 놀리고 아빠를 과소평가하는 종서도 별다른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서 그런대로 만족한 모양이다.

 

      양념장에 비벼진 비빔국수도 맛있고 고명도 잘 어울린다. 계란도 적당히 삶아진 듯하고 오이채와 토마토도 청량하고 시원하여 매운 맛을 달래준다. 상추도 잘 어울리는데 한 장을 그대로 넣어서 너무 큰 느낌이다. 다음에는 좀 찢어서 작게 넣어야겠다.

 

      황태채를 올려 함께 먹으니 이 역시 별미다. 궁합이 잘 맞는다. 반찬은 따로 필요치 않으나 김치를 내논다면 매운 것보다 신 김치나 씻은 김치가 나을 듯하다. 어느 레시피에는 아예 김치를 잘게 채 썰어 면과 함께 비벼 먹기도 한다. 종서 먹으라고 고기를 구워내었는데 고기 역시 비빔면과 잘 어울린다. 따로 국물은 준비하지 않았는데 이왕이면 오이냉채나 냉콩나물국 같은 차고 시원한 냉국물이 좋을 듯하다.

 

      여러 의견들을 반영하여 다음에는 다음과 같이 양념장을 수정하여 만들어보기로 한다. - 고춧가루는 3T에서 2T로 감량, 소금 1/2t 추가, 미원 1T에서 2/3t로 감량, 레몬즙 2T 빼고 대신 매실청 2T에서 4T로 증량

 

 

 

 

    어멍의 1차 비빔국수 레시피 (4인분)

 

    비빔양념장 재료 : 고추장 4T, (고운)고춧가루 2T, 진간장 4T, 소금 1/2t, 설탕 3T, 다진 마늘 1.5T, 미원 2/3t, 식초 3T, 참기름 4T, 통깨 4T, 후춧가루 적당량(1/2t 정도), 물엿 2T, 사과 1개 간 것, 다진 생강 1/2t, 매실청 4T

    고명 재료 : 오이 반개, 상추 8, 계란 2, 토마토 반개

    & 소면 4인분

 

    1. 양념장 재료들을 순서에 관계없이 큰 볼에 넣은 후 사과 1개를 갈아 넣고 골고루 섞어준다.

    2. 계란 2개는 삶아 2등분하고, 오이 반개는 길고 가늘게 채 썰고, 토마토 반개는 4등분하고, 상추 8장은 알맞은 크기로 찢어서 고명을 준비한다.

    3. 소면 4인분을 삶아 준비한다.

    4. 면을 그릇에 담고 양념장과 고명을 취향에 따라 양과 종류를 조절, 선택하여 곁들여 비벼먹는다.

 

 

 

      ※ 황태채를 뜨거운 물에 불려 양념장과 버무린 후 비빔국수에 올려 먹으면 맛있는 황태비빔국수가 된다.

      ※ 반찬으로는 신 김치나 씻은 김치, 구운 고기가 어울리고 국물로는 오이냉채나 냉콩나물국 같은 차고 담백한 냉국물이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