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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신앙생활

스물두 번째 주일 대표 기도문 (171203) - 못난 요나, 평범한 성도가 드리는 기도문

어멍 2017. 12. 3. 18:52


      스물두 번째 주일 대표 기도문 (171203) - 못난 요나, 평범한 성도가 드리는 기도문

 

 

 


    사랑과 은혜가 충만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강하시며 또한 따뜻하신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은 저희가 믿고 의지하기에 부족함이 없으시오니 이렇게 새로운 한 주, 주님의 기쁜 성전에 다시 모여 예배드릴 수 있음을 감사드리옵니다. 이 은혜를 기뻐 송축하오니 저희를 축복해 주시옵고 평강 내려주시옵소서. 모든 생명의 아버지이자 모든 가르침의 스승이신 주 하나님께 이 기도와 예배를 드리오니 기쁘게 받아 주시옵소서.


 

    주님. 저희가 하나님을 알고 주님을 닮기를 소원합니다. 하나님은 선하시며 그 사랑은 영원하여 그 깊이와 크기를 가늠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의 사랑은 짧고 유한합니다. 저희는 원하거나 갖고 싶은 것을 사랑하며 기껏해야 이것저것 조건을 걸며 저희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할 뿐입니다.


    주님. 주님은 쾌활하지만 허황되지 않으시고 진지하지만 완고하지 않으시며, 부드럽지만 유약하지 않으시고 강하지만 거칠지 않으십니다. 백합처럼 향기로우시고 바위처럼 단단하십니다. 하지만 저희는 매 순간 시기와 질투, 후회와 고집, 체면과 자기연민으로 마음 졸이는 속 좁고 어리석고 유약한 못난 요나들일 뿐입니다. 다시스로 도망치고 제 수고가 헛됨을 한탄하며 박 넝쿨의 그늘에 기뻐했다 슬퍼했다 하는 평범한 요나들일 뿐입니다.


    저희는 슬픔이 계속되거나 더해질까 걱정하며 기쁨이 곧 사라질까 불안합니다. 저희는 기쁨을 느낄 때조차 완전히 만족할 줄 모릅니다. 저희는 제 한 몸 안락함과 즐거움을 쫓는 데는 부지런하고 불편함과 불쾌함을 참는 데는 게으릅니다. 저희의 성미는 급하고 저희의 도량은 작아서 저희는 한시라도 빨리 더 크고 강한 즐거움이 더 오래도록, 가능하다면 영원하기만을 갈망합니다.


 

    주님. 저희가 원하고 싶은 것이 무엇입니까? 저희가 원해야 할 것이 무엇입니까? 가르쳐 주시옵소서! 저희가 스스로를 욕망에 활활 불태우거나 갈망에 초조하게 괴롭히지 말고 오직 주님의 소망 가운데서 느리지만 쉼없이 기뻐하고 감사하게 하시옵소서. 그리하여 저희가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보고 더욱 주를 찬송하게 하시옵소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주님의 계명을 지켜 깨끗지 않은 재물이나 세상 이익에 집착하지 않도록 하소서.


    주님. 저희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세상의 쾌락을 구하지 말고 주님의 사랑과 정의의 가르침에 소망을 두게 하소서. 이 짧고 분주한 세상에서 세상 부귀영화에 보람을 두지 말고 주님의 뜻에 따라 사랑을 다해 뭇 생명들을 키우고 선을 베푸는 것에 보람을 두게 하소서. 그리하여 주님의 축복과 은혜 안에서 온전한 만족, 완전한 평화를 얻을 수 있게 하시옵소서.


    주님. 저희들이 비록 어리석고 못났더라도 내치지 마시고 거두소서. 꾸짖지 마시고 타이르소서. 저희는 저희에게 주시는 주님의 축복엔 울며 감사하지만 타인에게 베푸시는 주님의 자비는 못마땅해 합니다. 저희의 마음은 소박하지만 비루합니다. 악하지는 않지만 어둡습니다. 이런 저희가 주님이 보시기에 부족하더라도 저희를 주님의 사랑스런 제자로 삼아주소서.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어 저희를 이끄시고 도우시고 받아 주소서. 지금은 그렇게 하소서. 저희가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게 하소서.


 

    주님, 육체의 질병으로 힘들어하는 주님의 자녀들이 있사옵니다. 그들을 굽어 살피시어 소생시켜 주시옵소서.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성가대의 목소리에 은혜 내려 주시옵고 교회 각 기관과 여기저기 숨어서 성심봉사하시는 모든 성도들 축복해 주시옵소서.


    주님의 목자이신 △△△ 목사님을 축복하사 항상 강건케 하여 주시옵고 저희에게 축복의 통로, 은혜의 통로로 굳건히 세워 주소서. 이 분께 성령을 내려주셔서 주님의 뜻과 말씀을 들려 주시옵고, 이 교회에 성령을 내려주셔서 주님의 뜻과 선을 이루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모든 말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감사하며 기도드렸사옵니다. 아멘.


 

 

 

      하나님은 선하시며 그 사랑은 영원하여 - 하나님은 선하시며 그 사랑은 영원하시다. [시편 106:1, 107:1, 118:1, 136:1]



      도량(度量) : 마음이 넓고 생각이 깊어 사람이나 사물을 잘 포용하는 품성

 

  

      지금은 그렇게 하소서. 저희가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게 하소서. - 지금은 그렇게 하자. 우리가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옳다. [마태 3:15] 예수님께 세례주기를 삼가하며 주저하는 세례요한에게 예수님이 하시는 말씀.

 

 


물고기에서 뱉어지는 요나, 박 넝쿨 아래 편안히 누워있는 요나

- 바티칸 사도박물관 -

 

  

      요나서를 관통하는 맥락과 분위기로 봤을 때(☞ 성경읽기 0065 참조) 요나라는 인물은 경쟁국(혹은 적국)인 니느웨에 대한 악의에 찬 적의, 저주와 증오심을 품고 있는 적극적 의지를 지닌 인물이라기보다 단지 속 좁고 어리석고 유약한 인물, 보다 긍정적으로는 솔직담백하고 소박한 인물이라는 인상이다. - 무책임하고 다소 낭만적인 도피라던가, 아이들이 칭얼대는 듯한 하나님에 대한 솔직한 불평불만의 토로라던가, 한갓 박 넝쿨에 의한 희비의 교차라던가.

      바로 우리 주위에 있는 평범한 이웃들의 심정, 심리와 유사하지 않을까?! 나를 포함한 우리 이웃 중엔 이런 요나들이 많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요나를 꾸짖기보단 타이르신다. 요나의 불평에는 동의할 순 없지만 이해할 만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하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는 나면서부터 생존에서 행복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이익을 구하는 것이 자연스런 본능으로 이해할 만하지 않은가!)

      이는 예수님이 들려주신 포도밭 일꾼과 주인에 얽힌 이야기(☞ 성경읽기 0080 참조)와 일맥상통한다. 이야기의 의미나 구조, 뉘앙스가 매우 유사하다. - 내가 자비로운 사람이라서 당신 눈에 거슬리오? [마태 20:15] 네가 그렇게 화를 내는 것이 과연 옳으냐? [요나 4:4]

      주님은 이런 인간의 소박하지만 비루한 마음, 속 좁고 어리석은 어린 마음을 이해하신다. 안타까운 연민의 마음으로 그 못난 점을 타이르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