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때론 먹의 향내가 나는 글과 음악 그리고 사람

인생 7

헤르만 헤세 - 안개 속에서 ( & 혼자 가는 길 )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헤세 (Herman Hesse 독일 시인 1877-1962) 안개 속을 헤매면 이상하여라! 숲이며 돌은 저마다 외로움에 잠기고 나무도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다 혼자다. 나의 인생이 아직 밝던 시절엔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건만 이제는 안개가 내리어 보이는 사람 하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조용히 모든 것에서 사람을 떼어놓는 그 어둠을 조금도 모르고 사는 사람은 참으로 현명하다 할 수는 없다. 안개 속을 헤매면 이상하여라! 인생이란 고독한 것 사람들은 서로 모르고 산다. 모두가 혼자인 것이다. “거기 누구 없소?” 내가 아플 때 내 아픔을 어루만져줄 이는 누구인가? 내가 힘들 때 내게 힘을 주고 내 손을 잡아줄 이는 누구인가? 내가 외로울 때 내 외로움을 달래주고 내 눈물을 ..

문학, 책읽기 2018.10.12

열일곱 번째 주일 대표 기도문 (161113) -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가적 위기에 즈음하여

열일곱 번째 주일대표기도문(161113) -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가적 위기에 즈음하여 만복의 근원이시자 생명이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사랑과 은혜가 가득하신 주님 감사합니다. 지난 한 주 저희들 거칠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살다가 이렇게 주님 앞에 돌아와 모였사오니 저희의 지친 영혼을 안아주시고 위로하여 주시옵소서. 저희가 오직 주님을 믿고 의지하오니 이 예배와 기도를 기쁘게 받아 주시옵소서. 주님. 어제는 뒷집에서 한 생명이 떠나가더니 오늘은 앞집에서 새 생명이 태어났습니다. 지난여름엔 뭇 생명들이 그 화려함을 다투더니 이 겨울 삭풍이 부는 벌판엔 그 흔적조차 찾기 힘듭니다. 이렇듯 인생이 덧없고 허무합니다. 세상만사가 너무도 짧고 허무합니다. 해는 떴다가 지고, 다시 떠오르기 위해 그 떴던 곳으..

성경읽기 0038 : 시편 90편

성경읽기 0038 : 시편 90편 90편 4절 주가 보시기에는 천 년도 지나간 어제와 같고, 긴 세월도 밤중의 한 시간과 같습니다. 5절 주께서 죽음의 잠으로 휩쓸어 가시면 사람은 아침에 돋아나는 풀과 같습니다. 6절 아침에는 싱싱하게 피었다가도 저녁이 되면 시들어 마르는 풀입니다. 8절 우리가 저지른 악한 행위들이 다 주 앞에 있고, 우리가 숨어서 지은 죄들도 다 주가 보고 계십니다. 10절 우리의 수명은 칠십 년, 힘이 있으면 팔십 년이지만, 인생은 고생과 슬픔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날아가듯 인생은 빨리 지나갑니다. 12절 우리의 인생이 얼마나 짧은지 깨닫게 해 주소서. 그러면 우리의 마음이 지혜로워질 것입니다. 4권이 시작되는 90편에서 문체가 사뭇 달라진다.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기도다. 하나님..

<노래> W. 셰익스피어

W. 셰익스피어 - 희곡 ‘심벌린(Cymbeline)’ 중의 장례의 노래 - 더 이상 여름 햇볕을 두려워할 것 없다. 무서운 겨울의 분노 역시 마찬가지다. 너는 이 세상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옛 집으로 돌아가 보상을 받았다. 눈부신 젊은이도 아가씨도 모두 새까만 굴뚝 청소부나 마찬가지로 흙이 되는 것이다. 고귀한 사람의 언짢은 표정에 신경 쓸 필요 없고 폭군의 보복도 네게는 도달하지 않는다. 입을 옷과 먹을 음식에 대한 걱정은 끝나고 약한 갈대와 강한 떡갈나무의 구별도 사라졌다. 왕홀(王笏)도 학문도 의술도 모두 이 운명에 따라서 흙이 되는 것이다. 더 이상 번개의 섬광을 두려워할 것 없다. 모든 사람이 꺼리는 천둥 역시 마찬가지다. 중상과 밑도 끝도 없는 비난에 신경쓸 것 없고 기뻐하거나 슬퍼해야 할 번..

문학, 책읽기 2010.11.02

다영, 종서의 미술작품(그림)

다영작품 도화지에 색연필 인간의 희노애락과 생로병사, 그 소박하고도 운명적 삶을 섬세한 터치로 잘 표현해 낸 철학적 작품. 종서작품 A4 용지에 4B 연필 레오나르도 다빈치 원작을 피카소의 입체풍, 달리의 초현실주의풍을 가미하여 새롭게 해석한 획기적이고도 난해한 작품. ※ 종서의 작품에서 왠지 어디서 본 듯한 낯익은 모습이???..! 여봉!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전략)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일기장 제목이라던가.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잠시 몸이 뜨거워졌다. 물론 평범한 문장이다. 그러나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저 문장을 매달리듯 읽었다. 그토록 고통스러운 인생이었고 그토록 절망적인 역사가 아니었던가. 그런 그가 생의 말기에 도달한 저와 같은 긍정은 아득할 뿐이다. 지금 나에게는 이 대구(對句)가 어떤 시보다도 위대하다. 게다가 지금은, 인생은 아름답지 않고 역사는 발전하지 않는다, 라고 말해야 어울릴 만한 상황이 아닌가. 그런데 고인은 쓰러져가면서 저런 문장을 우리에게 남겼다. 그러니 저것은 평서문이거나 감탄문이 아닐 것이다. 청유문이고 기원문이며 끝내는 명령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옮겨 적는다. 인생은 아름다워야 하고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