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학교 탐방 -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예전부터 맘만 먹고 있다가 6월 6일 휴일을 이용하여 서울에 있는 주요 대학들을 다영, 종서와 함께 탐방하기로 하였다. 재미도 있고 학습도 되고 무엇보다 중1, 초5인 다영 종서에게는 아직 멀다고도 할 수 있지만 학업과 미래진로구상에 강한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으리라 본다.
원래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둘러볼 욕심이었는데 지도를 보니 이 세 대학이 거의 삼각형으로 위치하고 있어 하루에 두 아이들을 데리고 둘러보기엔 너무 무리일 것 같아 서울대, 연세대, 그리고 연세대와 바로 붙어있는 이화여대만 탐방하기로 계획하고 대전 집을 출발했다.
오전 9시 15분 - 대전역에서 출발하기 전 플랫폼에서
차로 갈까 기차로 갈까 고민하다가 운전도, 길 찾기도, 주차도 피곤하고 여의치 않을 것 같아 KTX로 갔는데 결과적으로 잘한 결정이었다. 서울지하철 환승 때문에 좀 헤매었지만 아이들도 좋아하고 훨씬 덜 피곤한 여정이었다.
서울역에서 내려 4호선을 타고 사당역까지 가서 2호선으로 환승한 후 서울대입구역에서 일단 내렸다. 역을 빠져나와 버스를 탈까 하다가 날씨도 덥고 4인이면 요금에도 별 차이 없다 싶어 택시를 잡아타고 서울대학교로 고! 고!
남매인 뜻한 학생 둘과 배낭과 가방을 든 부부 - 택시기사님이 딱 봐도 서울대 구경 가는 가족으로 보이는데 종서는 도로변에 위치한 주황색 충격흡수대, 가드레일 등 교통안전시설물들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저런 것(!)마저 대전과 다르게 예쁘고 세련됐다고 흥분하며 촌놈티를 내서 대략난감! (-.-:;) - 참고로 대전은 대부분 노란색 일색이다.
하여튼 서울대에 도착하여 서울대의 상징인 정문에서 인증샷부터 찍었다.
오전 11시 44분 - 서울대 정문에서 파이팅!
미션 - 똥과 오줌으로 서울대를 점령하라!
오후 12시 33분 - 날씨가 더워 서울대 교정 여기저기에서 쉬어가며 한 컷
볕은 좋지만 기온은 높아 다영, 종서가 슬슬 힘들어하며 지친 표정이다. 박물관 등은 휴일이라 닫혀 있어 중앙도서관이나 구경시킬까 가 보았지만 일반인들은 출입금지다. 하긴 우리같이 전국에서 견학, 탐방 오는 사람들이 많을 테니 면학분위기를 위해서는 통제가 불가피할 것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옆에 붙어있는 학생회관 비슷한 건물로 들어가 간단한 음료와 연필, 공책 등의 간단한 기념품들을 사 주었다. 서울대에 입학하긴 어렵지만 서울대 기념품을 사기는 쉽다. 서울대에서 공부하긴 힘들지만 서울대 기념품으로 공부하긴 쉽다. ^.^
잠깐 쉬고 내친 김에 건축가가 꿈인 종서를 위해 건축학과가 있는 공과대학까지 가 보기로 하였다. 오르막길을 10여분 걸어 공과대학 건물에 도착하여 출입문을 열어보니 슬그머니 열린다. “종서야! 드루와!”
오후 1시 36분 - 건축학과 강의실에 들어와 한 컷
내친 김에 종서가 관심 있어 하는 건물 5층 김광현 교수 연구실까지 가보기로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보니 휴일인데도 학생들이 미니어처 모형 작업을 위해 부지런히 오가고 있었다. - 당. 황. 하. 지. 안. 코. 마치 교수와 교수 아들이 편안한 차림으로 나들이 온 것처럼 - 교수님 방을 찾아가보니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오후 1시 44분 - 5층 홀에 전시된 미니어처 모형 앞에서
오후 1시 54분 - 39동 공과대학 건물 앞에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정문 방향을 향하여 내리막길을 걸어 내려온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모두 배가 고픈 상태. 우선 식사를 한 후 장인어른께서 건설회사 현장소장으로 계실 적에 지으셨다는 인문대학을 마지막으로 둘러보고 연세대로 향하기로 하였다.
오후 3시 25분 - 법대에 있는 정의의 종 앞에서
오후 3시 38분 - 인문대 앞에 있는 연못 앞에서
다음은 연세대다. 다시 서울대입구역까지 택시로 이동한 후 2호선 타고 신촌역까지 가서 택시로 연세대로 이동. 이동하기 전 조카인 형석이(연세대 재학 중)에게 전화를 걸어 시간이 맞으면 안내를 부탁하려 하였으나 마침 누님이 서울에 들러 함께 연극을 보고 있다고 하여 도킹엔 실패. 대신 교통편과 연세대 내의 가볼 만한 곳을 물어보니 정면입구부터 교정까지 대대적인 공사로 어수선하니 택시를 타고 곧장 교정으로 가시라고 당부한다. 가볼 만한 곳은 연희관과 그 뒤의 뒷동산 숲길을 추천.
택시를 타고 연세대에 도착하였지만 정문을 그냥 지나칠 수야 있나! 결국 남는 건 사진 뿐! 인증샷을 빠트릴 순 없다.
오후 4시 45분 - 연세대 정문 앞에서
정문을 들어서니 온통 공사판! 경관은 둘째 치고 어수선해서 강의, 공부라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다. 형석이 말로는 지하캠퍼스 공사라는데, 역시 돈이 많긴 많구나 하는 생각부터 든다. 규제도 있겠고 땅값이 비싼 서울 한복판이라 면적을 늘리기가 여의치 않겠지만 지하공사는 비용이 훨 많이 들 텐데... 이정도 대규모 공사면 몇 백억은 족히 들 것으로 보인다.
200여 미터 공사판을 통과한 후 정원을 둘러싸고 있는 고풍스런 건물들에 도착했다. 정원 중앙에 설립자인 언더우드 박사의 동상이 있고 그 뒤로 본관인 언더우드관, 우측에 아펜젤러관, 좌측에 스팀슨관이 디귿자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오후 5시 11분 - 언더우드관 앞에서
그 뒤로는 또 하나의 정원을 앞에 두고 비슷한 분위기의 건물인 연희관이 위치하고 있다. 모두 담쟁이덩굴에 둘러싸여 있는, 전형적인 대학에 어울리는 고풍스런 멋진 건물들이다.
오후 5시 19분 - 연희관 앞에서
오후 5시 20분 - 연희관 앞에 있던 분홍색 손수레
연희관의 오른쪽 뒤로 이어져 있는 숲을 통과하여 언덕을 넘어 내려오면 바로 대로로 나오고, 대로 맞은편에 이화여대 후문이 나타난다. 다시 언덕을 이루는 교정을 넘어 내려오면 멋진 건물이 하나 나타나는데 ‘이화여대 대강당’이다. 1956년에 세워진 건물로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 같은 큰 공연장이 세워지기 전까지, 서울에서 가장 중요한 공연장의 역할을 겸했다고 한다.
오후 5시 59분 - 이화여대 대강당 앞에서
대강당을 내려오면 현대적 구조의 지하건축물인 ECC(Ehwa Campus Complex)가 나타난다. 인공, 지하, 밀폐된 공간 등을 좋아하지 않는 내 취향인 탓인지 그리 멋지거나 전체적으로 어우러지는 느낌은 아니었다.
오후 6시 5분 - ECC 앞에서
ECC 앞에서 멀리 전면에 정문이 보인다. 시간도 많이 흘렀고 아이들도 지친 것 같아 이만 정리하고 대학교 탐방 일정을 마치려다가 아쉽기도 하여 캠퍼스 내에 있는 교회건물을 마지막으로 둘러보고 나가기로 하였다. 결국 여기서 다영이가 마지막 미션 - 응아를 하고야 말았다는 거! ^.^
오후 6시 26분 - 정문에 있는 배꽃(이화) 부조 벽면 앞에서
오후 6시 27분 -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정문을 나와 대학 탐방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대학가에 있는 눈꽃빙수 전문점 설빙을 찾아 빙수를 먹으며 더위와 피로를 풀었다. 이후 일정은 인사동에 들러 저녁식사를 한 후 서울역으로 직행, 대전으로 귀향했다.
오후 9시 7분 - 서울역
이렇게 하루가 갔다. 너무 느긋하게 늘어지지도 서둘러 쫓기지도 않은,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꽉 찬 일정이었다. 한낮 뜨거운 햇볕 아래 대학 캠퍼스를 힘들게 걸어서 쫓아와준 아이들, 이 아이들을 잘 이끌어준 아내가 대견하고 고맙다. 덕분에 나도 즐거웠다.
다영아! 종서야! 여봉! - 모두들 수고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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