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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신앙생활

열세 번째 주일 대표 기도문 (160131)

어멍 2016. 1. 31. 16:09


     열세 번째 주일 대표 기도문 (160131)


   사랑과 은혜가 가득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희의 허물을 안타까워하시고 저희의 성실을 기뻐하시는 주님 감사합니다. 지난 한 주 저희들 주님의 보호를 받고 거친 세상에서 살다가 이렇게 주님 앞에 돌아와 모였사오니 저희를 축복하시고 위로하시고 깨우쳐 주시옵소서.


    주님. 저희가 주님을 알고 주님을 닮기를 소원합니다. 쾌활하지만 가볍지 않으시고 진지하지만 완고하지 않으시고 온유하지만 연약하지 않으신 주님을 따르고 배우길 소원합니다. 이러한 저희의 소망이 어설픈 흉내내기에 그치더라도 저희를 북돋워 주시고 어여삐 여겨 주시옵소서. 이러한 저희의 기도가 주님께 닿지 못하더라도 저희가 항상 마음속에 주님을 품고 주님을 사모하며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캄캄한 어둠 속에서 주님의 옷자락을 꼭 붙들게 하시고, 어지러운 불빛 속에서 주님의 얼굴을 묵묵히 보게 하시고, 거친 폭풍 속에서 주님의 음성을 잠잠히 듣게 하소서. 그리하여 저희의 행함이 주님의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고 저희의 마음이 주님의 뜻에서 멀어지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저희의 마음이 무엇을 향하고 있사옵니까. 고백컨대 저희의 마음이 너무도 바쁘고 가난합니다. 저희의 마음이 귀신, 기이한 것, 허황된 것에서 헤매지 말게 하시고 횡재, 일확천금, 대박을 꿈꾸지 말게 하시고 재벌, 연예인, 부자, 권력자에 관심두지 말게 하시며 온갖 호화롭고 진귀한 집과 옷과 차와 먹는 것을 쫓지 말게 하시옵소서.

    주님. 세상이 거세개탁(擧世皆濁), 도행역시(倒行逆施), 지록위마(指鹿爲馬), 혼용무도(昏庸無道)하다고 합니다. 이 어둡고 탁한 세상에서 저희의 눈과 귀가 무엇을 향하고 있사옵니까. 고백컨대 원하던 원치 않던 저희의 눈과 귀가 세상의 온갖 가볍고 허망한 것들에 기울어져 있사옵니다. TV에 신문에 잡지에 컴퓨터에 스마트폰에 온갖 광고와 들려오는 풍문에 숨을 곳이 없습니다. 돈과 권세의 탁하고 거센 물결이 노도와 같이, 광풍과 같이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가만히 중심을 잡고 서 있기도 힘듭니다. 바람이 세찬 이 벌판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주님의 뜻과 정의에 깊고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저희를 굳건히 붙들어 주시옵소서.

    주님. 저희가 어리석어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듣기 좋은 말을 하는 거짓말쟁이와 듣기 거북한 말을 하는 정직한 사람, 멋들어진 악한 사람과 투박한 의로운 사람을 구별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저희의 눈을 가리시고 스스로를 살펴보게 하소서. 저희의 귀를 닫으시고 주님의 말씀과 이웃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주님의 성스런 말씀을 겸허히 듣는 것이 곧 신앙이요, 의인의 곧은 말을 힘써 듣는 것이 곧 지혜이오니 저희에게 그러한 듣는 마음을 주시옵소서.


    주님. 저희에게 부러워하는 마음보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주시옵소서. 부자, 강한 자, 높은 자들에게 감정이입하게 하지 마시고 가난한 자, 약한 자, 낮은 자들에게 감정이입하게 하소서. 헐벗고 굶주린 자가 주님이십니다. 상처받고 아파하며 죽어간 어린 양이 곧 주님이십니다. 주님께서 나를 대하듯 그들을 대하고 내가 한 것처럼 가서 그들에게 똑같이 하여라.”라고 말씀하셨듯 강도당한 자가 곧 주님이고 저희이며 이를 불쌍히 여긴 사마리아인이 곧 주님이고 저희임을 깨닫게 하소서.

    기록된 바와 같이 하나님의 이름이 너희로 인하여 이방인 중에서 모독을 받는도다. 저희로 인하여 주님의 이름이 더럽히지 않도록 하소서. 진리는 그것을 행하는 사람들에 의하여 증명되느니라. 저희로 인하여 주님의 뜻과 진리가 증명될 수 있도록 하소서. 다수를 따라 악을 행하지 말지어다. 다수에 휩쓸려 세상에 아첨하지 말고 주님을 따라 소수라도 주저없이 선을 행하는 좁지만 옳은 길을 가게 하소서.

    집도 없이 신발 한 켤레, 옷 한 벌, 지팡이 하나로 길을 나섰던 주님. 길 위에서 오직 일용할 양식으로 감사의 기도를 올리셨던 주님을 저희가 기억하게 하소서. 가이사의 권세와 헤롯의 부귀를 부러워하지 않고 가난한 자와 함께 하고 약한 자를 섬기셨던 주님을 저희가 잊지 않게 하소서. 섬기다 섬기다 끝내 다수에게 몰려 죽임을 당하셨던 주님을 저희가 외면하지 않게 하소서.


    주님. 저희가 교회 안에서 십자가를 붙잡고 황금 송아지를 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세상 밖에서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일찍이 주님이 가셨던 이 길을 따라 걷게 하소서. 세상 모두가 연기처럼, 겨처럼 가벼이 흩날릴지라도 저희만은 빛과 소금으로 남게 하시되 저희가 세상에 대해 오만하지도 비굴하지도 않게 하소서.

    주님. 저희가 세상에 미혹되어 물들지도 말게 하시고 세상에 겁먹어 도망치지도 말게 하소서. 저희의 일상과 삶의 터전에서 겸손과 성실함으로 굳건히 주님의 뜻과 의를 행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저희의 삶이 저희의 이웃과 이 세상에 온전히 주님을 드러내고 증명하게 하소서. 그러기 위해 어리석고 연약한 저희에게 주님의 한량없는 지혜와 용기를 주시옵소서.

    주님. 이러한 성도와 교회가 되기를 바라옵니다. 저희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 주님의 제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저희가 모두 합심하여 주님의 뜻과 선을 이루게 하소서.


    저희에게 삶을 주시고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 저희에게 평안을 주시고 고통을 감당하신 예수님, 저희에게 큰 기쁨을 주시고 대신 그보다 큰 슬픔을 가져가신 우리 아버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감사하며 간절히 기도드렸사옵니다. 아멘

  

 바람이 세찬 벌판에 서 있으려면 뿌리가 깊고 단단해야 한다.



    거세개탁(擧世皆濁) - 온 세상이 모두 흐리고 탁하다.

    도행역시(倒行逆施) - 순리를 거슬러 행동하다.

    지록위마(指鹿爲馬) -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

    혼용무도(昏庸無道) - 혼군(昏君:어리석은 임금) 용군(庸君:용렬한 임금)으로 인하여 세상이 무도하다.

    각각 2012, 2013, 2014, 2015년에 대학교수들이 선정한 그 해의 사자성어(四字成語). 일반적이지 않은 어려운 말이기도 하거니와 내 정치적 견해를 노골적으로 담고 있어(특히 혼용무도) 이 구절(빨간 구절)은 실재기도 때는 뺏다.


 

    정직한 사람 - 문맥상 진실한 사람이 더 어울리는 정확한 어휘지만 정직한 사람으로 대체! 한창 413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친위세력, 친박을 넘어 진박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자신이 감별한 진실한 사람만을 노골적으로 밀고 있는 상황에서 오해의 소지도 있고 단어의 뜻이 훼손된 느낌마저 들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에 의해 진실이 훼손됐다. 박정희 대통령의 한국식 민주주의에 의해 민주주의가, 전두환 대통령의 정의사회구현에 의해 정의가 훼손됐고 이명박 대통령의 공정사회에 의해 공정이, 가훈이 정직이라 해서 정직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무소유라 해서 무소유가 훼손됐다.

    진실, 정의, 정직, 무소유, 공정, 민주주의 모두 공공의 것, 하나님의 것이다. 삿된 욕심과 어두운 마음으로 하나님의 것, 지고지순한 성스러운 것을 더럽히는 것은 크나큰 죄다.



    힘써 듣는 것 분별하여 듣는 것이다. 아첨, 헐뜯기, 고자질, 이간질, 거짓말, 험담, 무고 등을 내치고 바른 말을 듣기 힘써 바른 마음과 바른 뜻을 헤아리는 것!

    적극적 듣기 곧 찾아듣는 것이다. (보여주는 대로 보고) 들려주는 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찾아보고, 알아보고, 필요하다면 발품 팔아 직접 가서 확인하고 공부하며 듣는 것! 수고롭고 때로는 피곤한 일로 결코 간단치 않다!!



    듣는 마음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 듣는 마음(지혜로운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열왕기상 3:9]


    솔로몬왕이 꿈에 하나님에게 '듣는 마음' '지혜'를 소원하여 선물로 받는 대목으로 개역개정판은 '듣는 마음'이고 개역한글판은 '지혜로운 마음'이다. 히브리어 원문은 '지혜'를 뜻하는 '호크마'(חָכְמָה 영어로는 wisdom)가 아닌 '듣는 마음'을 뜻하는 '레브 쇼메아'(לֵב שָׁמַע 영어로는 listening heart). 즉 솔로몬이 구했던 것은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과 백성(사람)의 소리를 온 마음을 기울여서 듣는 것이었다. 하지만 '듣는 마음''지혜로운 마음'이나 '지혜'로 번역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이때의 듣는 마음은 단순히 아픔 슬픔 등의 하소연을 하염없이 들어주어 사정을 위로하고 어루만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빠르고 현명한 판단, 분별, 재판을 위해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집중해서 적극적이고 성실하고 겸허히 듣는 것, 나아가 그러한 의지와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것을 뜻하므로 뉘앙스와 강조점은 미묘하게 다르지만(각각의 언어가 갖고 있는 고유성 때문에 원어와 번역어 사이에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간극이다) 지혜나 듣는 마음은 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좁고 세밀한 의미로는 지혜요, 넓고 일반적인 의미로는 듣는 마음이다. 결국 지혜에 의한 빠른 판단, 명판결, 밝은 분별은 모두 잘 들으려는 마음, 잘 보고 잘 살피려는 마음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니까!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지식(knowledge), 지혜(wisdom), 듣는 마음(listening heart), 영성(spirituality)이 모두 저마다 고유한 다른 개념이다.)


    이러한 듣는 마음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덕목이나 검사, 변호사, 판사 등의 법조인이나 시민의 소리를 들어야 하는 위정자, 위정자들의 됨됨이를 잘 분별하여야 하는 현대 민주시민에게 더욱 더 필요한 덕목이다. (투표 역시 정치인, 정치세력에 대한 시민들의 판결, 심판이란 측면에서)



    기록된 바와 같이 하나님의 이름이 너희로 인하여 이방인 중에서 모독을 받는도다. - [로마서 2:24]

    진리는 그것을 행하는 사람들에 의하여 증명되느니라. - 지혜는 그 행한 일로 인하여 옳다 함을 얻느니라. [마태복음 11:19]에서 

    다수를 따라 악을 행하지 말지어다. - [출애굽기 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