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을 쫄게 하는 초대박 민주통합당 선거인단 모집 신청현황 & 내가 바라는 당선자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의 움직임이 숨 가쁘다.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원회와 기존 친이, 친박 국회의원들 사이의 공천권을 둘러싼 파워게임이 한창이고 민주통합당에서는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모집이 최종 예상 60~70만 명의 초대박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시민 전 의원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의 한나라당 쇄신에 대해서 탄핵 역풍에서 천막당사를 이끌었던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체제에 빗대어 “어제 입었던 속옷”을 다시 입은 것이라고 비유했던데, 명쾌하고 시적이기까지 한 표현이 역시(!) 유시민이다. 참여정부의 개혁에 대해 국민들이 느끼는 피로감을 “어제 내린 첫눈”(어제는 아름다웠지만 오늘은 지저분한)이라고 표현하고, 이인규 전 중수부장의 “노무현 차명계좌, 틀린 것도 아니고 맞는 것도 아니다.” 발언에 “이분(이인규)은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고 사람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는 전직 검사네요.”로 한방 먹인 것을 연상케 한다.
하여튼 4년 내내 이명박 대통령 거수기 노릇을 하다가 뒤늦게 난리법석이다. 어찌어찌 생사여탈권을 포함한 전권을 박근혜 위원장에게 일임하고 전열을 정비해볼 요량이나 물리적인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뒤돌아보면 박 위원장이 치고 나갈 수 있는 명분과 기회는 많았다. 멀리는 4대강부터 가까이는 무상급식까지... 아마도 지난번 FTA건이 마지막 기회였지 싶다. 지금은 이 대통령과 차별화하려고 해도 면이 안서는 형국이다.
시험을 몇시간 앞두고 벼락치기 새벽공부에 정신이 황홀한 듯 경황이 없다. 마음만 급해서인지 좌충우돌 슬랩스틱 코미디같은 개혁안도 엿보이고 고승덕 의원의 돈봉투 전당대회 폭로까지 겹쳐 한나라당 사정이 어수선하다. 하지만 마냥 즐겁게 구경하며 비난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야권은 야권대로 진도 나가 주어야 한다. 민주통합당 지도부 경선을 비롯한 야권의 이슈와 과제도 만만치 않다.
물갈이란 말이 유행이다. 쇄신과 개혁은 한나라당만의 화두는 아니다. 민주통합당 역시 기득권을 혁파해야 한다. 유력 정치인 몇몇을 중심으로 한 정파 간의 정권교체가 아니라 밑으로부터의 정치개혁이어야 한다. 젊은 얼굴 몇몇 내세우는 허울뿐인 세대교체가 아니라 사회가 작동되는 패러다임과 주도세력을 바꾸는 실질적인 세력교체여야 한다.
설익은 가짜, 원숙한 가짜, 닳고 닳은 가짜를 막론하고 연령에 관계없이 가짜란 가짜는 모두 솎아내어 퇴장시켜야 한다. 맑고 현명한 청년, 듬직하고 올곧은 장년, 정의롭고 순수한 원로를 막론하고 진짜란 진짜는 모두 끌어올려 써먹어야 한다.
젊음은 아름답다. 하지만 모든 젊음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젊음은 정의롭다. 하지만 모든 젊음이 정의로운 것은 아니다. 젊음은 순수하다. 하지만 모든 젊음이 순수한 것은 아니다. - 세대교체라는 구호에는 함정이 있다. 한나라당의 강용석, 한선교, 신지호, 유정현 의원은 젊은 축에 속하는 뉴페이스였다. 친이계는 친박계에 비해선 젊었다. 선관위 테러와 각종 비리를 손수 실행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비서관들 역시 젊은이들이다. 때로는 신악이 구악을 능가하는 경우도 있다. 경계하고 지켜볼 일이다.
설문조사를 보면 대부분 유권자들의 정당지지 이유가 상대방 정당이 싫어서라고 한다. 민주당 싫어서 한나라당, 한나라당 싫어서 민주당 식이다. 이것은 2%가 아니라 51%가 부족한 것이다. 이명박 싫어서 박근혜 찍는 황당한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한나라당 좋아서, 박근혜 좋아서 찍어야 진짜다. 비록 잘못된 판단이라고 해도 그래야 정치도 발전하고 본인도 행복하다.
이것이 여든 야든 정파를 가리지 않고 시민들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할 이유다. 민주통합당의 국민참여 선거인단 흥행이 희망의 청신호인 이유다. 무관심과 환멸, 심지어 저주의 정치에서 참여와 재미, 기쁨의 정치로 전환되는 것. 기존 구태 정치인들, 기득권 세력들이 두려워하는 바이기도 하다.
참여정치, 생활정치다. 폐쇄된 그들만의 리그를 시민들이 열어 재껴 접수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선거인단에 등록했다. 등록마감시한은 1월 7일까지다.
<3분 짜장>이 아니라 <3분 등록>, <1544-흥해흥해>가 아니라 <1688-2000>
1월 5일 21:40분 현재 448,411명을 기록하고 있다. 등록하려면 요기로 www.2012vote.kr
시민, 유권자들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치를 멀리할 게 아니라 가까이 해야 한다. 정치인 앞으로 줄을 설 것이 아니라 내 앞으로 정치인들을 줄 세워야 한다. 권력을 깔봐서도 두려워해서도 안 되겠지만 명목상으로는 유권자인 내가 주인이다. 차관 위에 장관, 장관 위에 대통령, 대통령 위에 시민, 시민인 내가 상관이다.
정치를 야구 보듯 일편단심 순정을 바치며 롯데팬, 한나라당팬 할 것이 아니라 때와 형세에 따라 전략적으로 이 당, 저 당, 이 인물, 저 인물 철새짓할 필요가 있다.
1000명 2000명 국회의원, 특히 정당비례대표를 획기적으로 늘여서 명망가 위주의 기득권을 견제하고 다양한 계층의 대표성을 강화해야 한다. 저비용의 인터넷, 모바일을 적극 활용하여 무상급식 같은 정책투표를 일상화함으로서 직접민주주의를 획기적으로 활성화시켜야 한다.
선거권, 피선거권을 박탈하지 않을 바에야 정치참여에 대해 최대한의 시민에게 최대한의 기회를 열어주고 권장해야 한다. 목사, 승려, 종교인들도, 판사, 검사, 교사, 공무원들도, 가수, 탤런트, 개그맨, 연예인들도, 청소미화원도, 재벌회장님도, 20대 햇병아리도, 80대 원로들도... 누구에게나 참여의 문은 활짝 열려있어야 한다. 지위와 파워는 틀려도 민주공화국의 시민이긴 다 마찬가지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듯이 날 때부터 정치인인 사람은 없다. 성군은 정치하고 백성은 밭만 가는 요순의 태평성대는 전설에만 등장했던 시민소외의 과두정치일 뿐이다. 귀찮고 힘들어도 시민들이 학습하고 참여할 수 있는 정치가 가장 이상적인 현대 민주주의 정치다.
쇄신, 혁신, 개혁이 얘기되고 있다. 그리고 그 요체는 개방이다. 여든 야든 이 방향으로 가고 있다. 외부인사로 영입된 김종인 한나라당 비대위원의 첫 일성도 위원회 회의의 완전 공개와 실시간 인터넷 중계였다.
국회의원이든 지지자든, 권위추종적인 한나라당 성향의 사람들은 대세를 따라 질서 있게 운신하는 데 익숙하다. 그렇지 않은 혼란한, 동시에 역동적인 상황이 주는 스트레스에 약하며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지 못한다. 실력자, 비선을 통한 조용하고 질서 있는 막후정치에 익숙한 보수 한나라당에게 이 같은 제안은 쥐약이다. 언뜻 아이디어 차원의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 보기엔 한나라당이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치명적인 개혁안이다.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는 공개되지 않으리라 본다.
역사를 봐도 (민주)정치는 끊임없이 개혁, 개방, 확장의 길을 걸어왔다. 토호에서 군벌로, 군벌에서 영주로, 영주에서 군왕으로, 권력이 집중되던 시대는 지났다. 왕에서 귀족으로, 귀족에서 관료집단으로, 관료집단에서 시민사회로, 권력은 계속해서 아래로 흐르며 잘고 고르게 나뉘어왔다. 권력상층부뿐 아니라 피지배층이라 불리는 계층도 백성에서 신민으로, 신민에서 국민으로, 국민에서 시민으로, 개념을 발전시키며 자신의 권리를 능동적으로 확장해 왔다.
권력운용이 집중되고 폐쇄적이면 퇴보한다. 분산되고 공개되면 발전한다. 지금은? 선거, 몇 년마다 주도권이 직업 정치인들에게서 시민들에게 넘어오는 선거의 계절을 앞두고 권력이 집중과 폐쇄에서 분산과 공개로 전환되는 국면이다! 이 주도권을 시민사회가 항시적으로 가질 수만 있다면 정치도 훨씬 깨끗해지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도 훨씬 빠르고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개혁의 구체적 내용은 개방과 참여다. 개방과 참여의 구체적 목적은 권력의 분산과 직접민주주의의 실현이다. 시민들이 손쉽게 참여하여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주는 것, 권력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개혁의 요체다. 그래서 모바일 기기를 도구로 한 개방형 선거인단이 대박을 치고 있는 것이다.
시대정신, 제도, 구체적 도구(무기)의 삼박자에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의 실정(失政)까지 모든 것이 맞아떨어졌다.
9인의 후보-중앙의 박지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용진, 이강래, 이인영, 박영선, 김부겸, 이학영, 한명숙, 문성길.
나는 민주통합당보단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그 중간 어디쯤이 내 정치적 지향점의 좌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좀 더 시간과 관심을 갖고 숙고해야겠지만 지금은 한 표는 문성근에게 주고 나머지 한 표는 이학영, 박용진 둘 중 한 명에게 줄 생각이다.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 중 한명인 한명숙과 <나는 꼼수다>의 정봉주와 BBK 사건을 함께 담당했던 박영선 의원이 무조건 지도부에 입성한다고 볼 때 최대한 시민세력 출신위주의 지도부, 통합진보당에 우호적인 지도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성근이 2위(또는 문성근 1위, 한명숙 2위도 괜찮은 그림이다.)에 박용진, 이학영의 지도부 입성이 내가 그리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다.
판세에 희망사항을 가미하여 재미삼아 예상해본다면 상위 두 명은 한명숙과 문성근, 3위는 박영선, 4위는 박지원, 5위는 이인영이 될 것 같다. 마지막 6위를 예상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 의미 없는 일이지만 박용진이나 이학영 둘 중 한 명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예상이 얼마나 적중할지 결과를 지켜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개봉박두, 커밍쑨!
나꼼수 팀, 수감된 정봉주 등신(等身)과 함께 한 한명숙 후보
야권의 흥행과 승리에 봉도사와 나꼼수의 공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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