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W. 셰익스피어
- 희곡 ‘심벌린(Cymbeline)’ 중의 장례의 노래 -
더 이상 여름 햇볕을 두려워할 것 없다.
무서운 겨울의 분노 역시 마찬가지다.
너는 이 세상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옛 집으로 돌아가 보상을 받았다.
눈부신 젊은이도 아가씨도 모두
새까만 굴뚝 청소부나 마찬가지로 흙이 되는 것이다.
고귀한 사람의 언짢은 표정에 신경 쓸 필요 없고
폭군의 보복도 네게는 도달하지 않는다.
입을 옷과 먹을 음식에 대한 걱정은 끝나고
약한 갈대와 강한 떡갈나무의 구별도 사라졌다.
왕홀(王笏)도 학문도 의술도 모두
이 운명에 따라서 흙이 되는 것이다.
더 이상 번개의 섬광을 두려워할 것 없다.
모든 사람이 꺼리는 천둥 역시 마찬가지다.
중상과 밑도 끝도 없는 비난에 신경쓸 것 없고
기뻐하거나 슬퍼해야 할 번거로움도 끝난 것이다.
서로 사랑하는 젊은이들 누구라 할 것 없이
너를 본받아 뒤따라서 흙이 되는 것이다.
PS : 최근 며칠 동안 성경 [에스더]편을 읽고 [욥기]편을 읽기 시작해서 그런지, 예전에 어렴풋이 읽었던 구절이 떠올라 올려본다.
인생의 덧없음, 죽음의 안식이 초연하면서도 숙연한 것이... 욥기 초반의 비탄과 통곡과도 연결된다. 그에게 닥친 생의 환란과 고통으로 그는 얼마나 죽음을 소원하였던가. 그리고 노무현... 그는 얼마나 괴로웠기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였던가.
아하수에로 왕에 의해 한 명은 왕후에서 내쳐지고 한 명은 고아의 신분으로 왕후에 올랐던 와스디와 에스더. 그녀들은 또한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욥과 노무현, 와스디와 에스더. 부와 권력과 아름다움. 이 얼마나 덧없고 짧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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