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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 DIY

주방 싱크볼 아래 수납공간 바닥선반 만들기

어멍 2023. 6. 13. 22:15

 

주방 싱크볼 아래 수납공간 바닥선반 만들기

 

 

    MDF 합판에 필름을 입혀 만든 싱크볼 아래 바닥선반이 뒤틀리고 내려앉아 물건을 수납할 수 없고 보기 흉하여 새로 제작해 만들어 넣기로 한다. 밑바닥에 온수분배기가 있고 싱크볼과 연결된 배수관이 내려가고 있어 열어볼 일이 있으므로 통자로 설치할 수는 없고 두 판으로 나누어 설치하기로 한다.

 

 

바닥을 측정하여 그려본 그림

뒤쪽 판에 배관이 통과할 두 개의 홈을 따야 한다.

 

    판재를 구입하기 위해 쿠팡을 둘러보니 삼나무, 아카시아, 스프러스, 멀바우, 미송 등 종류도 다양하고 사이즈도 다양하다. 브라질산 미송 집성목 600x1200 두께는 30T(30mm)로 주문했다.

    미송(美松)은 북미가 원산지인 소나무의 일종으로 변형과 습기에 강하고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가공성에서 장점이 있지만 대신 잘 오염되고 갈라지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오랜 세월 처지거나 변형되지 않게 최대한 두꺼운 판재를 원했는데 결정적으로 가장 두꺼운 30T가 미송밖에 없어 고민 없이 결정했다.

 

 

    도착한 판재를 재단하기 전에 골판지로 뒤쪽 판 모형을 대충 제작해 설치해본다. 그대로 진행해도 될 것 같은데...

 

 

    아.놔~ 좀 삐뚤빼뚤 엉성해도 목공을 그만둔 지 근 10년 만에 연습 삼아 직접 톱질을 해볼랬더니 톱이 더 이상 들어가지 않는다. 등대기톱의 등대기에서 걸린 것이다. ㅠ.ㅠ 나이가 들어 지능이 떨어진 건지 성격이 낙천적으로 변한 건지(어떻게든 되겠지. 뭐)... 하여튼 낭패다. 애초에 양날톱이나 틀톱(탕개톱)이어야 가능했다.

    어쩔 수 없이 재단을 위해 목공소나 목공방에 들러야한다. 예전에 목공하면서 알게 되어 화이트오크 수납상자까지 제작해주신 문△△님의 목공방(☞ 토끼와달 목공방)에 들러 부탁하기로 한다.

 

 

    번거로우실 텐데 흔쾌히 홈까지 깔끔하게, 정확히 재단해 주셨다.

 

 

    샌딩, 스테인, 바니쉬 작업 전에 일단 한번 끼워 넣어보았다. 잘 맞는다.

 

 

    베란다에서 거친 것으로 한번 고운 것으로 한번 모든 면을 샌딩한다.

 

 

    판재에 남은 나무가루를 깨끗이 턴 후 거실에 자리 깔고 모든 면을 스테인 작업한다. 오염방지와 착색과정인데 색상은 다크 월넛이다.

 

 

    마르기를 기다려 가장 고운 사포로 모든 면을 가볍게 샌딩한 후 먼지를 털고

 

 

    모든 면에 바니쉬를 2회 바른다. 유광 바니쉬로 광택을 주고 방수효과를 내기 위한 코팅작업이다.

 

 

    하루 정도 마르기를 기다려 가장 고운 사포로 가볍게 샌딩한 후 먼지를 털고 마구리를 제외한 모든 면을 최종 바니쉬 1회 작업하고 다시 하루 정도 완전히 마르기를 기다린다.

 

 

    최종적으로 끼우기 전에 바닥을 편평하게 조정한다. 기존 싱크대 판재에 솟은 나사머리 때문에 바닥이 고르지 않아 얇은 판재를 잘라 순간접착제로 붙여준 것이다.

 

 

최종적으로 끼워진 완성된 모습

 

 

    멋지다! 이것은

    錦衣夜行(금의야행) -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걸음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서운해 하거나 성내지 아니하면 군자답지 아니한가!

 

    금의야행이라도 상관없다! 나와 아내 말고는 볼 일 없는, (보이지 않는 곳) 필요 없는 곳에 필요 이상의 멋과 사치를 부리는 것이 진정한 군자의 풍류, 대인배의 스따~일이다! ^.^

 

  미송집성목 83,470원 + 다크 월넛 스테인 5,900원 + 유광 바니쉬 1L 13,900원 + 목장갑 묶음 3,790원 + 페인트 붓 980원 + 산딸기 롤케익(목공방 방문) 12,600원 = 합계 120,640원

 

    소요된 비용만 최소 120,640원! 들어간 시간과 공력까지 값으로 치면 15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본다. 값을 떠나 멋지지 아니한가! 이것을 드러내지 않고, 그것을 서운해 하지 않는다면 가히 대인배를 넘어 호걸, 호걸을 넘어 영웅의 반열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되겠다! ㅡ.ㅡ 마음을 바꿔 평소에는 닫아두더라도 집에 손님이 오면 보일 수 있게 열어두고 은근히 싱크대 쪽으로 유인해야겠다. (어머! 이건 뭐야? 여기 이런 게 있네!!)

 

 

관심 있는 듯, 없는 듯, 남자에게 은근한 신호를 보내는 숙녀처럼

연출인 듯, 아닌 듯, 항상 반쯤 열려있는 싱크대 문짝

 

 

    ※ 어둡고 습기찬 곳이므로 식자재보다는 세제나 주방용구 등을 수납하는 것으로 한다.

    ※ 예쁘고 튼튼한 것이 장점이긴 한데 너무 두껍고 타이트하게 얹어져서 다시 드러내는 게 힘든 점은 단점이다. 뭐... 수리 등 큰 문제가 없으면 평소 그럴 일은 없을 테니 큰 단점이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