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때론 먹의 향내가 나는 글과 음악 그리고 사람

권위 3

<대심문관(大審問官)> - 도스또예프스끼 <까라마조프네 형제들> 중에서

- 도스또예프스끼 중에서 & 연말연초에 이종진 편역으로 한국외대출판부에서 발행한 을 읽었다. 대심문관은 도스또예프스끼의 마지막 장편소설 중에 삽입된 것으로 2013년에 삼성판 세계문학전집으로 읽은 소설 속에서 읽은 바가 있다. 당시에도 인상이 매우 독특했는데, 평소 흔히 접하지 못하던 이국적인 매력의 여인을 언뜻 스쳐 지나친 느낌이랄까?! 하나의 독립된 단편인 이 작품을 읽은 후 받은 느낌은 깊고도 신선했다. 개신교 신자여서 다소 도발적인 주제이기는 했지만 뭔가 세상 돌아가는 이치와 예수님의 깊은 가르침과 뜻을 엿본 느낌이랄까?! 스쳐 지나간 그 여인의 잔영이 잊히지 않은 걸까? 따로 대심문관만 떼어서 엮은 책이 있길래 다시 읽어봤다. 삼성판이 워낙 오래된 것이라 그런지 번역은 외대판이 낫다. 더 자연스..

문학, 책읽기 2019.01.19

알바트로스(Albatros)에 대한 단상-1994년 대학 동아리 소식지에 기고한 글

알바트로스(Albatros) - 샤를르 삐에르 보들레르(Charles Pierre Baudelaire) 흔히 뱃사람들은 짐짓 즐기기로 거대한 바닷새 알바트로스를 붙잡아 히히댄다. 고해(苦海) 미끄러져가는 선박 뒤따르는, 항해의 무위로운 동반자인 새를. 뱃사람들이 판자 바닥에 팽개쳐 놓으면, 가엾은 이 창공의 왕은 어설프고 부끄러워, 민망스럽게도 크고 흰 날개를 옆구리에 차고 노처럼 질질 끈다. 나래 달린 항해자인 그는 얼마나 어색하고 무력한가! 한때는 그리 아름다웠던 것이, 얼마나 추하고 우스꽝스러운가! 어떤 이는 담뱃대로 그의 부리 건드려 역정 돋우고, 어떤 이는 절름대며 훨훨 나돌던 불구자 흉내 낸다. 은 마치 저 구름의 왕자를 닮았어라. 폭풍우 넘나들고 사수(射手)를 비웃지만, 야유 소리 들끓는 지..

문학, 책읽기 2009.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