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실천하는 경제대통령
(눈 내리는 국밥집)
욕쟁이 할머니 : 어! 오밤중에 웬 일이여? 배고파? 오밤중까지 이명박은 얼마나 많은 일을 얼마나 열심히 하였을까! 놀라면서도 반갑게 맞아주시는 욕쟁이 할머니에겐 진작부터 정이 쌓인 단골임에 분명하다. 높은 직위와 수백억의 재산가임에도 서민적인 취향과 소박한 성품은 감출 수가 없다. 지금은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대성공을 이루었지만 그도 처음엔 우리같은 서민처럼 풀빵도 팔고 아이스께끼도 팔았다고 하지 않았던가.
맨날 쓰잘데기 없이 싸움박질이나 하고 지랄이여 에이! 마치 남 말하듯 할머니의 입을 빌려 정치인들에게 시원하게 한 말씀 하시니 속이 뻥 뚫리는 느낌! 역시 비정치인, 탈여의도를 부르짓는 이명박 후보야말로 정치를 갈아엎고 여의도를 쓸어버리기 위해 우리 힘없는 백성을 대신해서 불도저처럼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을 우리의 대리인임에 부족함이 없다.
우린 먹고 살기도 힘들어 죽겄어. 이 대목에서 공감 백배!
청계천 열어놓고 이번엔 뭐 해낼겨? 호기심, 기대감 천배!
(이명박 : 먹는다)
욕쟁이 : 밥 더 줘? 더 먹어 이눔아.
(이명박 : 주는 대로 먹는다)
나레이션 :이명박은 배고픕니다.
(이명박 : 묵묵히 먹는다)
누구나 열심히 땀 흘리면 성공할 수 있는 시대, 국민성공시대를 열기 위해 이명박은 밥먹는 시간도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 또...먹는다)
욕쟁이 : 밥 쳐먹었응께 경제는 꼭 살려라~잉. 알것냐!
(이명박 : 뜨거워도 입김불며 가열차게 먹는다)
나레이션 : 경제를 살리겠습니다. 경제, 경제...살린다, 살린다...약간 지겨워질라고 하는데~~(개콘 허경환 버젼) 하지만 자꾸 듣다보니 주문처럼 자연스러워진다. 암만 잘 먹고 잘 살아야지!
(이명박 : 아쉬운 듯 입맛 다시며 아직도, 여전히 맛있게 먹고 있다) 대견하고 꿋꿋하다. 나도 삼시세때, 사시사철 입 닥치고 배불리 먹고 잡다.
실천하는 경제대통령. 기호 2번 이명박이 해내겠습니다.
(이명박, 욕쟁이 할머니 서로 얼싸안고 치~~즈)
아~~ 감동의 쓰나미가.....나~안 단지, 어느새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고......(NAN 방송국 안상태 기자 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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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에 의한 이미지 메이킹이 점점 중요해지는 현대대중정치와 그의 오디오, 비디오와의 부조화는 거의 치명적이다. 그렇다고 언변이 논리적이거나 화려한 것도 아니요, 컨텐츠가 풍부하거나 알찬 것도 아니다. 그 동안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소통하면 소통될수록 그의 빈약한 콘텐츠(온리 삽질)만이 탄로날 뿐이다.
내가 광고기획자, 마케팅 담당자라도 노출보단 은폐에, 내용보단 이미지에, 이성보단 감성에 승부를 걸 것이고 이 광고는 이렇게 성공한, 상징조작의 가공할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포장예술의 완벽한 승리라 할 것이다.
톱밥켜는 소리처럼 마르고 갈라진 오디오는 물론이고 비디오 역시 기본적으로 은폐되는 것이 좋은데 언제까지나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신비주의 마케팅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굳이 노출한다면 에니메이션이나 3D로 제작해 보여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렇게 곱고 깔끔하여 볼품있게(!) 핸섬한 이미지로는 위와 같은 광고의 컨셉과 효과가 나올 수가 없다. 바로 이 점에서 위 광고의 탁월함과 위대함(?!)이 있다.
은폐된 오디오와 노출된 비디오의 절묘한 조합은 섹시함과 우아함이 절묘하게 조화된 치마와 허벅지의 경계선을 보는 듯하다. 국밥, 국밥집, 국밥집 할머니의 걸쭉한 욕 등 가장 서민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본인의 오디오가 없이 조용하고 품위있는 여성 나레이션으로 대신함으로서 뭔가 범상치 않은 신비주의를 보여준다.
입도 뻥긋않고 닥치고 식사! 얼마나 바빴길래, 무슨 일을 했기에 사람을 밥도 안 멕이고 부려먹었단 말인가. 얼마나 마음 고생, 몸 고생이 심하였을까. 보고 있자니 언제까지, 얼마나 먹을 수 있을까 은근히 궁굼해지기까지 하다. 도대체 양이 얼마길래, 얼마나 배고팠길래 저리 흐뭇하고 맛나게 자실까! 부럽고 존경스럽다. 이런 인물이 어디 숨어있다가 이제야 혜성처럼 등장한 것인가. 정말 미스테리하고 신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002년 노무현 후보의 대선광고에서 노 후보가 직접 기타를 치며 육성으로 노래를 부르고, 함박눈을 맞으며 서 있는 스틸 사진과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노 후보의 조용하고도 차분한 목소리만으로 지지를 호소했던 '노무현의 편지'란 타이틀의 대선광고와는 무척 대조적이다. 또한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있는 게 '노무현의 편지'보다 더 재미있다.
스타일, 형식, 분위기뿐만이 아니라 메시지 역시 ‘먹고 살기도 힘들어 죽것으니 씨잘데기 없는 싸움박질은 그만하고 경제를 살려 (정치에 신경끄고) 배부르게 먹고 살게만 해 달라’와 ‘아무리 (먹고 살기 죽겠더라도,) 정치가 썩었더라도 고개를 돌리지 말고 정치에 관심을 갖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같은 꿈을 꾸어보자’로 차이가 크다. 경제와 밥을 말하는 반면 정치와 꿈을 얘기하고 있다.
'편지'도 평범함을 어필하는 잘 만든 광고이나 위 '욕쟁이' 광고에서 보여지는 평범함과는 큰 차이가 있다. 위 광고는 평범함을 보여주되 절대 평범하지 않다는 강력한 암시를 준다. 스탈린과 김일성의 민생시찰, 가장 낮은 곳까지 임하는 가장 위대한 최고 권력이라는 독재자 마케팅, 선무활동, 선전술이 연상된다. 친구같은 예수님, 가장 낮은 곳에 임재한 신성(神聖)이다.
2002년 노무현 후보의 '노무현의 편지'
재미는 '욕쟁이' 승! 감동은 '편지' 승!
대중성은 '욕쟁이' 승! 작품성은 '편지' 승!
정교한 연출력은 '욕쟁이' 승! 진솔한 호소력은 '편지'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