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때론 먹의 향내가 나는 글과 음악 그리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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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인 막가파 이명박 정권(부제 : 행복시 뒤집기와 4대강 굳히기)

어멍 2009. 11. 11. 23:46

"행정도시야! 오해좀 풀어라”

이명박 이틀연속 충청유세 ‘무산 불안감’ 종식 안간힘 -김일순기자-


...이 후보는 전날 대전 유세에 이어 이날도 "'이명박'이 당선되면 행복도시를 중단한다는 여권의 중상모략에 속지 말라"는 발언을 되풀이하며 행복도시 반대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주력했다....

-2007. 11. 29. 충청투데이 기사 중 일부-

 

한나라당 지도부 인천서 ‘술판소동’

고성·관광객과 시비… 경찰 출동 -박주성기자-

일부 한나라당 지도부와 당직자, 국회 상임위원장단 등이 포함된 수십 명의 유명 정치인들이 지난달 30일 인천 중구 용유도의 한 식당에서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하는 등 소동을 빚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2009. 11. 9 경향신문 기사 중 일부-

 

금준미주 천인혈(金樽美酒 千人血) : 금동이의 좋은 술은 천인의 피요

옥반가효 만성고(玉盤佳肴 萬姓膏) : 옥반위의 맛있는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촉루낙시 민루락(燭淚落時 民淚落) : 촛불눈물(촛농) 떨어질 때 백성눈물 떨어지며

가성고처 원성고(歌聲高處 怨聲高) : 노래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 또한 높도다.

-춘향전 중에서-

 


    미디어법에 대한 헌재의 해괴망측한 판결에 이어 행복도시와 4대강 삽질로 연일 시끄럽다. 행복도시와 관련해 대놓고 사기질을 치면서도 백년대계니 양심이니 입에 발린 소리나 해싸코, 민생은 여전히 어려운데 4대강이니 하며 건설업자 배만 불리고, 용산의 피눈물이 아직도 그치지 않고 있는데 잔치판을 벌리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심각히 후퇴시켜 국제사회의 비판에 직면하고서도 G20 유치니 하며 낯 뜨거운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다.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의 정체는 이미 드러났다. 자신들만 모르고 있던지 알고도 무대뽀로 들이대고 있다. 죄의식도 없고 부끄러움도 없고...벌거벗었으면 좀 어떤가. ‘왕관은 어차피 자신들이 차지하고 있다’란 거다. 그 오만과 방자함이 춘향전의 노래로도 깨우치기 힘든 지경이다.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우세를 걱정하며 그를 반대했던 나로서는 지금의 상황이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지만 이 정도일 줄은... 그의 현란한 삽질이 보여주는 속도와 폭, 깊이가 모두 내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특히 이것만은 도저히 어쩔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두 가지도 뒤엎어버리는 놀라운 완력을 과시하고 있다. 내가 과소평가했었음이 분명하다. 능히 혼자서도 중장비 서너 대를 상대할 수 있는 일당백의 가공할 삽질꾼, 인류 최고의 삽질러다.

 


삽과 함께일 때, 그는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다.
웬만해선 그를 막을 수 없다.



    첫 번째가 종합부동산세 폐지.

    아무리 강남부동산재력가들을 지지기반으로 한 정권이라도 일단 정권을 잡아 나라살림을 하려면 재원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한 번 안정적으로 확보된 재원은 손을 못 대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서민층의 반발도 있을 것이고...하지만 서민층의 반발은 미미했다. 없다시피했다. 그러면 부족해진 재원은? 소주, 담배 등 간접세를 늘리면 된다. 그래도 부족하면? 국채를 발행하거나 공기업 등 나라재산을 민영화해서 팔아버리면 된다. 그래도, 그래도 모자라서 나라빚이 쌓이면? 더, 더 빚을 내면 된다. 차입경제다. 100조든 200조든 일단 빚내서 경기부터 살리고, 숨길 때까지 숨기고, 갈 때까지 가 본다. 약탈자, 먹튀다. 문제가 터지더라도 지금 당장은 아니며 빚을 갚더라도 국민들 몫이다. 혹 문제가 일찍 터지더라도 쫄 필요는 없다. 어차피 조중동을 위시한 언론은 자기편이고 한국을 좌지우지할 실질적인 힘은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수구기득권이 갖고 있다. 죄를 지어도 지들이 짓고 벌을 내려도 지들이 내린다. 그리 걱정할 일이 아니다. 솔까말 개판새판 아사리판 일이 어찌되든 어차피 지들 세상이란 거다. 일견 맞는 말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IMF로 경제를 폭삭 말아먹고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대세론을 구가하지 않았던가.

    무제한적 국채발행, 무차별적 공기업 민영화로 인한 세외수입과 차입경제. 내가 예상치 못했던 거다. 노무현 대통령이 웬만해선 뽑지 못하도록 단단히 못질을 했다던, 헌법보다 바꾸기 힘들게 만들었다던 종부세.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뽑았다. 그가 이겼다. 결국 가능한 일이었다.


    두 번째가 행정중심복합도시.

    많이 지연되거나 축소되리라 예상은 했지만 완전백지화까지는 예상치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도 10여회가 넘게 국민들과 충청도민 앞에서 약속하고 호언했던 것이고...이명박 후보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안다고 생각했는데... 나마저도 순진했던 것인가!

    일이 아직 현재진행형이라 쉽게 예상할 수 없지만, 저항이 만만치 않아 백지화가 가능할까 의문도 들지만 이 건도 생각보다 그렇게 간단치 않다. 수도권 인구가 더 많은 것은 엄연한 사실이니까. 조중동을 위시한 언론들이 줄기차게 수도권의 지역감정까지 자극하며 세뇌에 가까울 정도의 여론몰이를 하면 조중동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박근혜 의원과 친박측이 버티지 못하고 은근슬쩍 타협할 여지가 농후하기 때문이다.



구걸을 해도 멋과 낭만이 철철 넘치며 겁나 멋져 보이는 뉴욕커



    수도권 시민중 집이 두 채 이상이면 행복시 원안 찬성은 물 건너갔다고 보고 한 채만 소유하고 있더라고 찬성을 장담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이다. 둘 셋 되는 자녀가 곧 출가해 '좀 쓸만한 집을 장만해야 할 텐데'하며 속을 끓이는 부모라도 당장 자기 집 한 채 값이 올라가는 걸 바라고 기뻐하는 것이 세속적 소시민의 삶이다. 집을 소유하고 있지 못하더라도 사정은 별반 다를 바 없다. 가진 것 없이 공해, 주택난, 교통난 등에 시달리면서도 일단 자신이 발 딛은 곳에 밥줄이 걸려있고 서울경기 수도(권)에 살고 있다는 실체 없는 선민의식이 신지역주의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변변치 않은 전월세를 전전해도, 심지어 고시원이나 쪽방촌에서 새우잠을 자더라도 서울특별시에 살면 특별시민이다. 구걸을 해도 뉴욕에 살면 뉴욕커다. 경상도 서민들이 갖고 있는 (우월적) 지역주의가 기실 그 실체가 뚜렷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일찍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했던

한국에는 ‘한국인’이 없고 지방에는 ‘지방인’이 없다.

앞으로 수도권이 반대하면 어떠한 일도 할 수 없는 시대가 올 수도 있어 걱정이다.

라는 말이 생각보다 일찍 현실화되는 것이다. 말 그대로 무소불위의 서울공화국의 탄생이다. 분권론자 균형발전론자의 패퇴, 중앙집권론자 집중발전론자의 득세다.

    ‘한국인’은 나라전체를 전국적(全局的)으로 보는 사람을, ‘지방인’은 지역감정이 아닌 지방 스스로의 권리에 대한 자각과 발전전략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말함이다. 대통령이라면 국토전체를 전국적으로 봐야함은 당연하다. 균형발전론자여야 한다. 고소영, 강부자, 강남의 수구기득권세력이 핵심지지세력이라 하더라도 이들만의 이익을 위해 전체의 이익을 훼손해선 안 된다.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중앙의 눈치만 보며 줄 설 것이 아니라 지역민들의 이익과 민심을 대변해야 한다.
    국민 중에서 '한국인'이면서 '지방인'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둘의 조화와 균형을 함께 사고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분권과 균형발전이란 화두는 모르거나 무관심하면 아예 의견이 없다가도 여론을 인위적으로 호도하려는 불순한 선전선동이 있게 되면 쉽게 휩쓸려 오판할 수 있는 화두다. 정치인들이 국민들 편을 갈라 싸움붙이며 갖고 놀기 딱 좋은 화두다. 잘못하면 엉뚱하게 국민끼리, 서민끼리, 지방끼리 치고박고 이전투구로 본질이 묻힐 수도 있는 화두다. 깊고 성실하게 숙고하지 않고 짧은 이득과 감정에만 반응한다면 오히려 무관심한 게 나을 수도 있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작심하고 여론몰이를 하며 수도권의 실체없는 선민의식을 자극하고 충청 이외 타 지방의 상대적 박탈감과 시기, 질투심을 자극한다면 충청권만 포위, 고립되어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여론과 친박측의 동향을 엿보며 조였다 풀었다 기회를 노릴 것이다. 갈등과 분열은 아랑곳않고 결론없이 지루하게 질질 끌어 지리멸렬, 고사시켜 최악의 경우 예정지인 연기군을 흉물, 폐허로 남겨둘 수도 있다. 최종 모습이 무엇이 되든 이 대통령 임기 이후의 일이니 이 대통령으로서는 브레이크를 걸고 최대한 늦추기만 해도 자신의 뜻을 이룬 셈이다.
    한 놈의 죽음을 모른 채 하기 시작하면, 한 놈을 죽인 후 나머지 놈들이 죽은 놈의 것을 나눠먹기 시작하면 곧 가장 약한 놈 순서대로 잡아먹히기 마련이다. 결국 가장 강한 마지막 한 놈이 나머지 한 놈을 잡아먹고 나면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던지 아니면 도중에라도 배가 터져서 죽던지 하게 마련이다. 죽는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 식욕이란 원초적 탐욕을 자제하긴 힘들다. 견제 역시 역부족이다.
    구조적으로 이미 그렇게 세팅되어있다. 다강다중도 아니고 일강다중도 아니고 비교자체가 무의미한 일강(다약), 일극구조이다. 시간이 갈수록, 어쩌면 이미 서울, 수도권의 폭주를 멈추거나 견제할 수 없는 구조다. 비극적 결말이 예약된 잔혹한 서바이벌 게임이다. 결국 분권과 균형발전은 영영 물 건너가고 서울, 수도권은 스스로의 모순이 폭발하여 파국에 이를 때까지 바벨탑을 올리고 지하도시를 파서라도 집중의 폭주를 가속화할 것이다. 대전이 죽고 그 다음이 광주, 전주, 대구, 부산이 죽고 종국엔 서울이, 대한민국이 죽는 길이다. 모두가 죽는 길이다.

    한 치라도 서울경기를 벗어나고 싶지 않은 수도권 부동산 자산가들, 헌재 영감님들, 고위 법관, 관료들만의 이익에 충실한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인’이 아니다. 중앙과 지역민심 사이에서 아직도 줄타기를 하고 있는 한나라당 소속 이완구 충남지사, 박성효 대전시장은 ‘지방인’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출생지가 오사카라는 것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단순히 출생지나 거주지의 문제가 아니다.
    출생지보다 주소지가 중요하다. 서류상 주소지보다 실재 거주지가 중요하다. 정운찬 총리,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현재 어디서 살고, 어디서 활동하고 있는가? 어디에 머물며 먹고 자고 있는가? 서울이다! 거주지가 우선이다. 하지만 거주지보다 더 중요한 건 무슨 생각, 무슨 철학을 갖고 살고 있는가이다. 한순간 배아파 낳은 자식이라도 수십 년간 웃고 울며 키우고 함께 정을 나눈 자식만 못하다. 낳은 자식보다 키운 자식이 내 자식이다. 검은 머리라도 그 속에 조선인의 정체성이 없으면 외국인이고 노랑 머리라도 그 속에 조선인의 정체성이 있으면 조선인이다. 서울에 살더라도 행복시 원안찬성자는 균형발전론자고 지방에 살더라도 반대자는 집중발전론자다. 머리 속에 뭐가 들어있는가가 중요하다. 서울인은 소아적 이득과 헛된 우월감을 버리고 '한국인'이 되야 하고 충청을 비롯한 지방인은 중앙의 눈치만 보거나 천박한 지역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지방인'이 되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 중 어디에 속하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인물인가는 명백하다. 서울시장, 대선후보, 대통령 당선자, 대통령의 시기를 거치며 그의 발언은 그 내용과 강도가 미묘하지만 끊임없이 바뀌어 왔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틀린 게 아니라 들어갈 때, 쌀 때, 닦을 때, 말릴 때, 나올 때가 틀린 인물이었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한 개발주의, 토목마인드로 무장한 중앙집권론자, 집중발전론자였다.(본인 포스팅 ‘이명박 대통령의 원대한 구상~’ 참조)
    원래 스타일이 유선이나 화상연결은 성에 차지 않고 직접 불러다 쪼인트를 까야만 직성이 풀리고 일이 돌아간다고 여긴다. 언제든 불호령을 면전에 퍼부을 수 있게 즉각즉각 대령해야 하는 이명박 같은 대통령에겐 행정부처 하나라도 옮기는 것은 엄청난 행정낭비, 비효율이리라. Face to Face! 아무리 좋게 표현해도 개발독재시대에 머물고 있는 구닥다리 아날로그 사고방식이다. 지리산 자락에서 ‘이곳은 개발이 덜 됐군’이라고 말하고 유유히 굽이쳐 흐르는 강을 보고 ‘방치된(?) 강을 개발하여 강을 강답게(?) 만들겠다’라고 자못 비장하게 홍보하는 식이다. 국토균형발전은 빈말이요 친환경 녹색성장은 언어도단이다.




이명박 대통령이라면... : 충청도 사람들이 아직은 나에 대한 감정이 괜찮은 가봐. 나한테 얼마나 당해 보면 알라나...

후각이 발달하지 않았거나 거세된 사람들은 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봐야 알 수 있는 법이다.



    막장 정권, 야바위 정권, 돌려막기 정권, 먹튀 정권, 무대뽀 정권이다. 혁명 1세대에 비견할 수 있는 군바리 출신 박정희, 전두환 정권도 잔악하고 무식했지만 이명박 정권도 그에 못지 않게 흉포하고 저돌적이다. 좀 더 지능적이고 교활한 게 오히려 신악이 구악을 능가하는 면이 있다. 친일과 반공세력을 뿌리로 하는 정통수구와 63세대, 사이비 민주화 세력 또는 민주화 운동 변절세력 출신의 신수구와의 교배에 따른 변종세력이다. 그래서 그들의 욕심과 행태는 상식선을 벗어나고 상상을 뛰어넘는다.
    전두환씨가 광주를 희생양으로 삼았듯이 이명박 대통령도 수도권 및 타 지방의 여론을 호도할 수만 있다면, 국민들을 이간질시켜 대전충청을 포위, 소외시킬 수만 있다면 행복시를 희생양 삼을 수도 있다. 후퇴할 때 후퇴하고 양보할 때 양보하더라도 쉽게 물러날 위인이 아니다. 뭐든지 갈 때까지 간다. 4대강 역시 물이 썩고 흉물이 된다 해도 별의별 수단을 동원하여 변명하고 호도하려 들 것이다. 이제야말로 (오염 덕분에?!)물정화산업, 첨단 친환경 녹색산업 등 신성장 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의 호기가 왔다며 앞장서 떠벌리거나 대대적인 재자연화 공사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경제를 살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열변을 토할지도 모른다. 황당 시추에이션!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기에 말이 된다. 예상목록에 넣어야 할 시추에이션이다. 조중동에 KBS까지 북치고 장구치며 바람을 잡는다면 먹히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쥐의 형상에 뱀의 혀, 그 날샘과 간교함이 꼬리가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아 승질이 뻗혀 울화통이 터지고 스스로 지쳐 나가떨어지기 일수다. 남탓, 생까기, 말바꾸기, 덮어씌우기, 빠져나가기 선수다. 꼼수, 잔머리, 쇼맨쉽의 달인이다. 얼굴은 두껍고 속마음은 시커먼 후흑학(厚黑學)의 대가다. 지옥에서 위장전입을 해서라도 천국으로 숨어들 수 있는 능력자다. 자기 자신도 속일 정도로 이 분의 사기는 담대하고 거침이 없다.
    들리는 얘기로는 청와대 회의내내 듣기보다 이 대통령 혼자 장광설을 늘어놓는다고 한다. 초나라 장왕은 어전회의때 자기 논리를 공박하거나 꺽지 못하는 신하, 자기보다 못한 신하들만이 있으면 돌아와서 밥도 안 먹고 나라가 망할까 근심하였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자기 자리만 탐하고 보존하려는 각료와 참모들, 예스맨들에만 둘러싸여 자기확신에 기고만장, 자신감이 넘친다. 자신보다 유능하고 청렴한 인재를 기피하며 의보다 이를 밝히고 정도보다 권도를 선호하며 충고와 직언보단 권모술수와 칭찬에 기뻐 귀 기울인다. 노무현, 김대중 두 거인을 보낸 후 탄력이 붙었다. 필을 받았다. 물이 올랐다. 이제야 전공을 살려 본 실력을 발휘하고 타고난 완력과 식욕을 뽐내려 하고 있다.

    바퀴벌레처럼 한 지역을 초토화시킨 후 또 다른 약탈지를 찾아나선다. 망연자실 폐허를 바라볼 여유도 허락하지 않고 여기저기 북치고 장구치며 새로운 좌판을 벌이고 손님들 불러모으기 바쁘다. 끊임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사태를 호도하고 주의를 분산시켜 논점을 흐리고 혼을 빼는 돌려막기 야바위 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치고 빠지는 빠른 순발력과 부지런함이 요구된다. 부지런 하면 또 이명박 대통령 아닌가! 이것도 일종의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장터 약장수처럼 듣도 보도 못한 볼 거리와 호언장담으로 현혹한 후 약을 주고, 그 약을 먹고 병이 나면 또 다른 약을 팔아먹는다. 눈 밝지 않은 순진한 분들 탄성을 지르며 속아넘어가기 딱이다. 잠시 눈 감고 귀 닫고 자신의 내면과 삶의 본질을 응시하는 결단을 하지 않는 한 영원히 호구신세를 면치 못한다. 병이 깊어지고 몸이 망가진 때에는 이미 울궈먹을대로 울궈먹고 튄지 오래다. 5년이란 임기는 해먹기엔 충분히 길고 들키기에는 너무 짧다.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있게 국가 백년대계 운운하며 행복시 수정과 4대강을 밀어부칠 수 있는 이유다.
    시간이 관건이다. 시간과의 싸움이다. 당장 보라도 만들고 배라도 띄우면 삐까뻔쩍 상전벽해, 장관이다. '보아라! 우둔한 국민이여' 이명박 대통령님이 그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세기 1:31] 나같은 대운하, 4대강 반대자들은 순식간에 빙신된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지지한 까닭에 코가 꿰인 듯 불안불안, 반신반의하면서도 대운하, 4대강을 소극적, 비판적으로 찬성했던 자들은 안도의 한숨과 흐뭇한 미소를 지을 겨를도 없이 입이 떡(!) 벌어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작용이 속출하기 마련이다. 상처받은 자연은 항상 길고 지루한 시간으로 담금질된 크고 무거운 칼로 복수한다. 한번 들어 휘두르기는 어렵지만 일단 휘두르면 인정사정없이 무자비하다.
    방민지구 심어방수(防民之口 甚於防水-《史記》) 백성의 입을 막기란 물을 막기보다 힘들다고 했다. 대운하든 4대강이든 어찌어찌 강물을 가두었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마음은 가둘 수가 없다. 언론을 총동원하여 잠시잠깐 민심을 추수렸다고 하더라도 도도히 흐르는 자연의 속살을 영원히 덮어 가릴 수는 없다.
    시간의 힘을 거슬려 이길 수 있는 것은 인간이든 자연이든 우주만물 중에 없다. 하늘의 그물은 성기어도 빠뜨리는 법이 없다.(天網恢恢 疎而不失-<老子>) 아무리 크고 힘센 포크레인도, 날카롭게 반짝이는 삽도 세월 앞에서는 녹이 슬어 부풀어 오른 후 스러지기 마련이다. 그 때 그를 잡아들여 심판할 수 있는 기회를 그가 우리에게 허락할까? 수많은 먹튀와 실정에도 불구하고 그 때까지 그가 심판받지 않기를, 건강하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아니면 부관참시, 굴묘편시(掘墓鞭屍-'무덤을 파헤쳐 시체에 채찍질을 가한다'는 뜻으로 춘추시대 초나라 평왕에게 아버지와 형을 잃은 오자서가 후에 평왕의 무덤을 파헤쳐 시체에 채찍질을 가한 고사에서 유래,《史記》)라도 해야하나? 그에게 온전히 책임을 물으려면 쓰러진 그를 일으켜 세우고 불로초라도 구해와 바쳐야 할 판이다.  



환타스틱한 대운하 조감도(누군가에겐 환타스틱하고 누군가에겐 흉물스런)

'의심이 많은 자는 발전이 없다'는 이명박 대통령님의 어록에 의하면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건 뭐? 믿음! 온리 빌리프!
한 편으론 거짓말에 대한 사과를 하고(할라나?) 한 편으론 맹목적인 종교적 믿음을 요구하는
'야누스적 카리스마'야말로 각하의 매력포인트!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끼고 도는 낙동강(누군가에겐 아름답고 누군가에겐 불편하고 어수선한)
                        성미 급한 우리의 각하는 이렇게 구불구불한 곡선만 보시면 곧게 펴고 싶어 안달이 나신다.
                              혹시 태극의 적과 청을 가르는 곡선도 곧은 직선으로 펴고 싶어하시지 않을라나?



    2050년 꿈과 희망이 넘치는 미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2020년 어느 날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로 북한 난민 수백만명이 남하하자 남한은 전 군을 휴전선에 배치해 난민의 남하를 막는데만도 힘이 부칠 지경이었다. 그 사이 남한보다 중국에 우호적인 북한정권은 권력과 치안을 중국정부, 중국군에 넘겨주고 결국 북한은 중국의 하나의 성인 조선성(朝鮮省)으로 편입된다. 한편 이미 전 국민의 90%가 밀집하여 세계 최고의 인구밀도를 자랑하게 된 남한의 수도 서울은 서울특별시와 더욱 넓어지고 새롭게 격상되어 지위가 높아진 '강남 D.S.'(풀네임 : '강남 서울특별시 특별자치구'='KangNam District of Seoul' 혹은 '강남 특별시민구'='KangNam District of Special citizen')의 횡으로 크게 나뉘어지고 거주지의 높이에 따라 신분과 지위의 높이도 결정되어 지하세계와 지상세계의 종으로 크게 나뉘어진다. 대형참사와 강력범죄가 끊이질 않아 병자, 노약자, 절대빈곤층, 부랑자, 범죄자, 불만분자 등을 강제 이주시키며 주위사방을 높은 장벽으로 둘러친 후 '신 4대문'을 만들어 출입자를 심사, 통제하며 불법 거류자를 상시 색출, 추방한다. 추방된 국민들은 황무지 혹은 농지만이 남아 서울주민들의 식량생산기지로 전락한 지방에서 농축어민으로 그 역할을 수행한다. 세종시는 막대한 특혜를 받고 전국에서 몰려든 공장들이 들어선 굴뚝산업단지로 잠시 활황을 맞았으나 공기와 땅이 황폐화되어 폐허로 방치되다가 지금은 전국에서 모여드는 생활, 산업쓰레기들이 쌓여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다. 처음 명칭인 행복시(행정중심복합도시)는 세종시를 거쳐 명박시로 자랑스레 불리다가 어느새 원래의 행정구역의 이름을 딴 연기시로 슬그머니 환원되었으나 국민들은 불행시, 지옥시라는 자조섞인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4대강은 물이 썩고 황폐화되어 흉물로 남아있으나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재자연화 사업은 감히 엄두를 못내고 있다. 다만 상류층 서울 시민들의 최소한의 삶의 여유와 여가활용을 위해 낙동강 상류 10여키로에 한해 특별 관광특구로 지정하여 재자연화 공사를 진행중이다.
    21C 숨가쁜 시기에 청계천부터 시작하면 어언 반세기를 강과 하천에 관련한 토목공사와 이와 관련한 논쟁으로 국력을 허비하고 있다. 훗날 역사학자들은 21C 한국의 운명을 가른 키워드를 단 한 글자로 설명, 상징할 것이다. 그건 바로 '삽'이다. 행복시같이 꼭 필요한 생산적인 삽질은 극구 좌절시킨 반면 시종일관 쓸데없고 낭비적인 삽질에만 일로매진하여 국력을 소진했다고 기록할 것이다. 언뜻 허접하고 다소 원시적 분위기까지 풍기는 황당 시나리오 같지만 여느 SF 영화를 연상시키는 암울한 미래상, 디스토피아다. 무엇을 상상하든 이보다 더 암울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에 못지 않은 암울함이 또 있다.
    2012년 이명박 정권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이래로 국토균형발전, 분권은 영구폐기되고 서울로 집중되는 속도에 정비례하여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도 폭등하게 된다. 새롭게 등장한 이러한 수도권 신지역주의 현상으로 인해 이후 한나라당은 한 번도 정권을 놓친 적이 없게 되었다. 지금은 수도권의 압도적 지지에 힘입어 어떤 선거에서도 70% 내외의 안정적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고착화되었다. 희망의 끈, 변화의 가능성조차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암울함의 백미는 따로 있다.
    인간수명의 비약적인 연장으로 전두환옹은 여전히 버릇없고 나약한 신세대를 꾸짖고 있고, 김영삼옹은 IMF의 핑게를 아직도 오래전에 서거한 김대중 대통령에게 돌리며 실없는 소리를 하고 있고, 이명박옹은 세종시와 4대강 그리고 통일의 실패를 자신에 의해 희생된 노무현 대통령과 야당 탓, 믿음이 부족하여 게으르고 무지한 국민들의 비협조 때문이었다고 둘러대고 있다. 그리고 이런 헛소리들이 여전히 조중동과 관영방송에 의해 그러려니 먹혀들고 있다. 2050년에도 조중동 반주의 옹(翁) 트리오 소음에 시달리고 휘둘려야 하다니...잘난 지도자를 제대로 밀어주고 보필하지 못한 못난 국민의 잘못으로 스스로의 열악한 처지를 원망하고 반성해야 하다니...지지리 복도 없는 국민이다.
    어떤가. 과연 허무맹랑한 과대망상, 정치적 편견에 사로잡힌 저주의 굿판에 불과할 뿐일까.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과 조중동의 어제 오늘, 과거와 현재를 보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현 상황을 직시해 보라. 전혀 가능성 없는 디스토피아, 황당무계한 꿈이 아니다. 상상이 상상에 그치기만을 바랄 뿐이다. 꿈은 이루어져선 안 된다.

    대전에 살며 신행정수도와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던 나로서는 요즘 뉴스 보기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보기가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주위에도 분노와 울화병에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조삼모사식 원숭이 취급받는 것을 넘어 힘센 남정네 밑에 깔린 갸날픈 아낙네처럼 무참하게 능욕당하는 느낌이랄까. 조상들의 묘와 삶의 터전까지 옮긴 해당 지역주민들의 가슴에는 아마도 한이 겹겹이 쌓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개중엔 노무현이 대선 때 이 건으로 재미 좀 봤다느니(그래서 행복도시에 찬성한다는 건가? 반대한다는 건가?), 죽어서까지 분란을 일으킨다느니(그래서 예~ 예~ 하며 조용~히 이번에도 당하고만 있자는 건가?), 어차피 힘 있는 놈이 결정하는 세상 이미 물 건너 가버렸다느니 하는 안타깝고 힘 빠지는 말이 들려오곤 한다. 아직도 한나라당과 조중동의 말을 앵무새처럼 되 뇌이고 있다. 아마도 그들은 한나라당과 조중동이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고 따를 것이다.

    이미 상황은 명확해졌다. 피할 수도 없다. 이치와 도리로 해결할 게재가 아니니 오직 힘으로 해결할 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행동을 결정짓는 유일한 동력은 오직 힘, 그때그때 상황에 따른 역학관계 뿐이다. 아직은 저들의 힘이 세다. 공권력, 권력기관은 장악된 지 오래며 강남자산가들의 연대는 강고한 반면 서울과 지방의 서민들, 심지어 충청시민들 중에도 저들에게 힘을 보태주고 있는 이가 있다. 우리들 중 많은 이들이 저들 편에 서 있다.
    '우리들'과 '저들'이란 표현이 적대적이고 불편한가. 불편해도 여기서부터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전쟁을 하든 토론을 하든 피아구분을 명확히 한 후 게임에 임해야 한다. 자기가 선 땅의 위치를 확인한 후 자세를 잡아야 한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어우렁더우렁 구렁이 담 넘어가듯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야바위꾼의 필살기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위선적 통합'보다 '정직한 분리'가 유익하고 성숙한 태도이다. 그런 후라야 세입자가 종부세 반대하는 코미디가 일어나지 않는다. 서민들이 강남졸부들의 정치적 이익을 지지하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는다.
    상위 10%가 주류가 아니다. 나머지 90%가 주류다. 힘세고 잘난 일부 집단이 주류가 아니다. 평범한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주류여야 한다. 주류에게 주류의 몫을 돌려주어야 한다. 10% 비주류인 상류귀족을 대변하는 한나라당과 조중동에겐 그에 합당한 지지율과 구독률을 돌려주어야 한다. 주류가 주도하고 주류의 이익을 위해 작동되는 정치지형이어야 한다.
    내일 당장 대전,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4~5% 나오면 저들을 저지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단언컨대 조중동의 구독률이 1~2% 나오면 더 확실하다. 이것이야말로 혁명이다. 100% 혼비백산 후퇴하며 살려달라 애원하게 되어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허수아비를 만들어 불태우는 것보다 백배, 천배 더 효과적이다. 어차피 정운찬 총리 뒤에 이 대통령이 있고 이 대통령 뒤에 조중동이 있는 것이니까. 한나라당 뒤에 강남기득권 있고 강남기득권 뒤에 조중동 있는 것이니까.

    해법은 분명하고 간단하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