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번째 주일 대표 기도문 (170319) - 박근혜 대통령 파면과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작에 즈음하여
열아홉 번째 주일 대표 기도문 (170319)
- 박근혜 대통령 파면과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작에 즈음하여 -
만복의 근원이시자 생명이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정의로서 저희를 일깨워 새롭게 하시고, 사랑으로 저희를 돌이켜 품어주시는 주님 감사합니다. 이 빠르고 거칠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지난 한 주를 보내고 저희들 다시 주님 앞에 모였사오니 연약하고 지친 저희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축복해 주시옵소서. 저희들 비록 가진 것 없고 미약하오나 오직 주님을 믿고 의지하오니 저희를 어여삐 여기시고 이 예배와 기도를 기쁘게 받아 주시옵소서.
주님. 주님은 빛이자 진리이자 생명이십니다. 주님은 순간에서 영원까지 주재하시며 이 곳 저 곳 모든 곳을 관장하심을 믿사옵니다. 하루살이의 시간, 매미의 시간, 인간의 시간, 역사의 시간, 자연과 지구의 시간에서 시작도 끝도 없는 우주의 시간까지 모두 주님의 시간이며 원자와 분자, 앞뜰과 뒷동산, 강과 바다, 땅과 하늘에서 별빛 너머 적막한 어둠의 공간까지 모두 주님의 공간임을 믿사옵니다. 그러므로 저희를 가장 높은 산과 가장 넓은 들판으로 인도하소서. 그리하여 그곳에서 주님이 보시는 모든 풍경을 보게 하시고 주님이 들으시는 모든 소리를 듣게 하시며 주님이 느끼시는 모든 바람을 느끼게 하소서. 저희를 좁고 어둡고 낮은 곳에서 넓고 밝고 높은 곳으로 이끄시어 종국에는 주님과 함께 하늘 높이 날아오르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면 저희가 주님을 알고 주님을 닮게 되리라 믿사옵니다. 주님의 마음 중 한 조각을 얻게 되리라 믿사옵니다. 저희가 무엇이 하찮고 무엇이 소중한지 알게 되리라 믿사옵니다. 바로 저희의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하찮고 주님의 사랑과 온화하심과 밝으심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리라 믿사옵니다. 주님은 저희를 더없이 높은 곳으로 이끄시니 사람보다 높아지면 교만해지고 작아지지만 주님과 함께 높아지면 겸손해지고 거룩해질 줄로 믿사옵니다.
주님. 이 시간 저희를 정결케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가 부와 명예와 아름다움이란 거짓의 옷, 세상의 옷을 벗고 진리의 주님 앞에 오직 알몸 그대로 서게 하소서. 비단 옷을 입고 황금의 왕관을 썼더라도 지혜로운 자가 보기엔 벌거벗은 임금님일 뿐이요 주님이 보시기엔 가련한 자일뿐이오니 오직 주님을 향한 믿음과 주님을 닮은 품성으로 떳떳하고 자랑할 수 있는 저희들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세상에는 악인, 죄인, 속인, 선인, 의인이 있고 드물게는 사탄마귀와 성인(聖人)도 있사오니 저희가 사탄을 미워하고 악인을 경계하며 의인을 돕고 성인을 흠모하게 하소서. 저희를 죄인에서 악인으로 타락하게 하지 마시옵고 속인에서 선인, 선인에서 의인으로 끌어올려 주시옵소서. 저희가 주님의 보좌 옆을 탐하진 않으오나 주님을 가까이 하기를 원하오니 저희의 몸이 어디에 있던 저희의 영혼은 주님의 뜻에서 멀어지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주인의 뜻을 알고도 행치 아니한 종은 많이 맞을 것이요. 알지 못하고 행치 아니한 종은 적게 맞으리라’ 하셨사오니 저희가 주님의 뜻을 알게 하옵시고 알게 되면 바로 행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잠들어 있는 게으른 종은 적게 맞을 것이나 깨어있으면서도 악한 종은 많이 맞을 것이오니 저희가 무엇이 죄인 줄 알게 하시어 행여 죄인 줄 모르고 행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 주시고, 죄인 줄 알면 즉각 멈추게 하여 주시고, 이미 지은 죄에 대해서는 서둘러 인정하고 회개하게 하옵소서. 주님은 겉보다 속을 살피시니 기왕의 죄보다 회개치 않는 죄가 더 무거울 것이요, 주님은 세상에 아부하지 않으시니 적게 가진 자보다 많이 가진 자의 죄가 더 많을 것임을 저희가 깨닫게 하소서. 모르고서 선을 행치 아니한 자는 1대요, 알면서도 선을 행치 아니한 자는 10대요, 모르고서 악을 행한 자는 100대요, 알면서도 악을 행한 자는 1000대요, 악을 행하고도 끝끝내 거짓되고 회개치 않는 자는 10000대이오니, 저희를 한시라도 빨리 죄에서 돌이켜 주님의 심판을 면케 하시옵소서.
주님. 저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이것이 저희들의 소박한 소망이나 주님이 주시는 것이라면 시험이든 심판이든 그 무엇이든 감사하며 순순히 받아들게 하소서. 그 속엔 주님의 숨겨진 뜻과 사랑이 있사오니 지금 잠깐은 저희가 괴롭고 불편하나 앞으로 길게는 이로울 것임을 믿사옵니다. 이는 징벌이 아닌 저희를 새롭게 하시고 이롭게 하시려는 주님의 또 다른 비밀스런 사랑임을 믿사옵니다. 심판을 더디하시고 용서를 기뻐하시는 주님의 저울은 넉넉하고도 틀림이 없어 상은 더하고 벌은 덜할 것이오니 모두가 행한 만큼 합당한 값을 치룰 것을 믿사옵니다. 별들을 운행하고 계절을 바꾸시는 주님의 섭리는 사사롭지 않으시고 굽은 것을 펴시고 더러운 것을 깨끗게 하시는 주님의 심판은 과하지 않으시니 저희가 주님의 엄정함과 자비로우심을 묵상하고 송축하게 하시옵소서.
주님. 이제 길 잃었던 저희가 여기저기 모퉁이를 돌아 새 곳에 당도하였습니다. 저희 앞에 놓여진 이 길을 밝혀 주시고 항상 저희와 함께 동행하며 축복해 주시옵소서. 또다시 길을 잃더라도 저희의 발밑에 항상 새 길을 열어 주시옵고 이따금 비바람이 치더라도 곧 무지개를 띄워주소서. 천둥 번개의 검은 먹구름을 헤치시고 거친 맞바람을 잦아들게 하소서. 저희의 등 뒤로 온화한 미풍이 불게 하시고 저희의 얼굴에 맑은 하늘의 따사로운 햇살을 비춰 주소서. 그리하여 앞으로 겪을 가장 슬픈 날들이 이제까지 있은 가장 행복한 날보다 더 나은 날들이 되게 하소서. 늘 저희 곁에 머무셔서 이 길을 함께 하여 주시옵소서.
낮은 곳에서나 높은 곳에서나 항상 저희와 함께 계시는 주님. 언제나 저희를 더 높고 더 넓고 더 밝은 곳으로 이끄시는 주님을 믿사오며 이 모든 말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감사하며 기도드렸사옵니다. 아멘.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 – 좋아하는 것을 끌어당기는 것 곧 욕심이요, 싫어하는 것을 밀쳐내는 것 곧 성냄이요, 옳고 그름을 분별치 못하는 어두움 곧 어리석음이니 불교에서는 탐진치 삼독(貪嗔癡 三毒)이라고 한다.
오버뷰 이펙트(Overview Effect)
높은 곳에 올라가 신을 만나면 스스로 겸손해지고 동시에 위대해진다.
‘주인의 뜻을 알고도 행치 아니한 종은 많이 맞을 것이요. 알지 못하고 행치 아니한 종은 적게 맞으리라’ - 주인의 뜻을 알고도 예비치 아니하고 그 뜻대로 행치 아니한 종은 많이 맞을 것이요.[누가복음 12:47] 알지 못하고 맞을 일을 행한 종은 적게 맞으리라.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찾을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12:48]
주님은 겉보다 속을 살피시니 기왕의 죄보다 회개치 않는 죄가 더 무거울 것이요, 주님은 세상에 아부하지 않으시니 적게 가진 자보다 많이 가진 자의 죄가 더 많을 것임을 저희가 깨닫게 하소서. - 기도가 중언부언 길어지며 초점을 잃고 약해지는 느낌이 들어 실재기도 때는 생략.
주님은 세상에 아부하지 않으시니 – 한비자(韓非子)의 법불아귀(法不阿貴) 곧 ‘법은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는 말과 일맥상통.
저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 [마태복음 6:13] 주기도문 중 일부로 우리의 삶에 있어 가장 소박하면서도 절박한 기도다. 영어로는 “Lead us not into temptation, but deliver us from the evil one.”
인간은 나약하고 불완전하며, 세상은 위험과 유혹이 도처에 널려있다. 극복하고 뿌리쳤더라도 temptation(유혹)도 test(테스트)도 시험은 끊임없이 계속된다. 우리는 오직 하나님의 능력에 의지하고 기도하는 수밖에는 없다. 매일. 항상. 언제나. 끊임없이.
지금 잠깐은 저희가 괴롭고 불편하나 앞으로 길게는 이로울 것 -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 (法之爲道前苦而長利)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퇴임사에서 인용한 한비자의 구절에서 재인용 편집함.
심판을 더디하시고 용서를 기뻐하시는 주님의 저울은 넉넉하고도 틀림이 없어 상은 더하고 벌은 덜할 것이오니 모두가 행한 만큼 합당한 값을 치룰 것을 믿사옵니다. - 역시 실재기도 때는 생략.
저희의 발밑에 항상 새 길을 열어 주시옵고 이따금 비바람이 치더라도 곧 무지개를 띄워주소서. 천둥 번개의 검은 먹구름을 헤치시고 거친 맞바람을 잦아들게 하소서. 저희의 등 뒤로 온화한 미풍이 불게 하시고 저희의 얼굴에 맑은 하늘의 따사로운 햇살을 비춰 주소서. 그리하여 앞으로 겪을 가장 슬픈 날들이 이제까지 있은 가장 행복한 날보다 더 나은 날들이 되게 하소서. 늘 저희 곁에 머무셔서 이 길을 함께 하여 주시옵소서. - 다음의 켈트족 기도문에서 끌어다 수정, 가감, 편집하였다.
불행에서는 가난하고 / 축복에서는 부자가 되기를 // 적을 만드는 데는 느리고 / 친구를 만드는 데는 빠르기를 // 이웃은 당신을 존중하고 / 불행은 당신을 아는 체도 하지 않기를 // 당신이 죽은 것을 / 악마가 알기 30분 전에 / 이미 당신이 천국에 가 있기를 // 앞으로 겪을 가장 슬픈 날이 / 지금까지 가장 행복한 날보다 / 더 나은 날이기를 // 당신의 손에 언제나 / 할 일이 있기를 // 당신의 지갑에 언제나 한 두 개의 / 동전이 남아 있기를 // 당신 발 앞에 언제나 / 길이 나타나기를 // 바람은 언제나 당신의 등 뒤에서 불고 / 당신의 얼굴에는 해가 비치기를 // 이따금 당신의 길에 / 비가 내리더라도 / 곧 무지개가 뜨기를 // 그리고 신이 늘 당신 곁에 있기를.
부분적으로 점층법, 전체적으로 점강법으로 쓰여진 기도문. 즉 부분적으로는 짧은 것에서 긴 것으로,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낮은 것에서 높은 것으로, 적은 것에서 많은 것으로, 전체적으로는 거시적인 것에서 미시적인 것으로, 추상적인 것에서 현실적인 것으로, 거대한 것에서 소박한 것으로, 하늘의 것에서 지상의 것으로 전개된 기도문이다.
※ 지난 3월 10일에는 헌법재판소에서 5000년 한민족 역사상 최초로 최고권력자를 합법적이고도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고한 역사적인 일대사건이 있었다. 바로 헌법재판관 8인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탄핵심판이 내려진 것이다. 이로서 작년 10월부터 숨 가쁘게 이어져온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이 마무리되었다.
돌이켜보면 큰 불상사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된 것이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모두 촛불민심으로 대변되는 시민들의 뜨거운 열정과 현명한 대처 덕분이다. 그것은 단호하고 준엄했으며 냉철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끈질기게 역사를 이곳까지 굴려왔다. 모두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로 정의와 사랑이 실현된 것이다.
큰 고비를 넘기고 새 길에 들어섰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검찰의 소환조사를 앞둔 박 전 대통령은 아직도 헌재판결에 승복치 않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죄와 잘못을 인정치 않고 회개치 않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가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족도 없고 자식도 없이 국가와 결혼했다더니 지금의 모습은 국가가 아닌 권력과 결혼하여 구차하게 마지막 집착과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박근혜의 것은 박근혜에게 시민의 것은 시민에게. - 그래도 우리는 우리의 갈 길을 가야한다. 우리의 삶과 일상은 계속되어야 한다. 조기대선에 이어 새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공동체를 다시 세우는 길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그 여정에 주님의 축복과 보살핌이 계속 함께 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