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신앙생활
마흔한 번째 주일 대표 기도문 (20220703) - 사랑하거나 미워하거나 모든 것을 위해 기도하게 하소서
어멍
2022. 7. 4. 23:46
마흔한 번째 주일 대표 기도문 (20220703)
- 사랑하거나 미워하거나 모든 것을 위해 기도하게 하소서 -
사랑과 은혜가 충만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불완전한 저희를 언제나 어김없이 사랑과 자비로서 품어주시는 주님 감사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뵈오든, 오랜 시간 먼 길 돌아와 뵈오든, 저희가 오직 아버지의 변치 않는 사랑을 믿고 의지하오니 저희의 감사와 찬미를 받으소서. 저희가 오직 주님 품 안에서 완전한 평강과 충만함을 얻사오니 홀로 영광 받아 주시옵소서.
주님. 저희는 잘났거나 못났거나, 어리거나 늙었거나, 주님 앞에선 갓난아이옵니다. 그러하오니 저희를 교만치 않고 겸손하게 하시고, 억세지 않고 유순하게 하시옵소서. 주님께선 주님의 뜻을 똑똑하고 교만한 자들에겐 숨기시고 겸손하고 순박한 자들에겐 나타내시니 저희가 저희의 짧은 지혜를 자랑치 말게 하소서. 헛똑똑이 어리석은 저희가 주님의 높은 뜻과 오묘한 섭리를 알지 못하더라도 저희를 벌하지 마시고 다만 꾸짖고 깨닫게 하시옵소서.
때론 맑은 구름이 아무것도 주지 못할 때 어두운 구름이 비를 뿌려 주듯이 고난과 역경이 저희에게 더욱 이롭고, 때론 입에 단 것이 입에 쓴 것보다 저희의 몸을 망치듯이 즐겁고 유쾌한 것이 저희에게 더욱 해로운 것임을 깨닫게 하소서. 무엇보다 세상의 이치와 부귀영화보다 주님의 말씀과 사랑이 존귀함을 알게 하시고, 저희가 세상을 살면서 그 말씀을 알고 그 사랑을 행하게 하시옵소서.
하지만 주님. 주님의 진리와 사랑은 간단치가 않습니다. 밤송이 안의 밤처럼 쉽게 얻을 수 없고, 벌새의 날갯짓처럼 섣불리 흉내낼 수 없습니다. 저희는 저희를 사랑하는 자는 기꺼이 사랑할 수 있습니다. 저희를 미워하는 자도 어렵지만 사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미워하는 자는 사랑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유혹에 약하고 감정에 휘둘리는 연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이오니 미워하는 자를 동시에 진심으로 사랑하기 어렵습니다.
시기, 질투, 미움, 성냄, 다툼은 모두가 못난 저희들 것이요, 복수와 심판과 불멸의 사랑은 주님 것이오니 오직 주님의 섭리 안에서 주님의 뜻과 정의를 이루게 하소서. 미워하는 자를 사랑하고 온 세상을 차별 없이 사랑함은 오직 주님의 사랑, 주님의 기적으로만 가능함을 깨닫게 하소서.
주님. 사정이 이러하오니 저희가 서로 미워하더라도 다만 서로를 위해 기도하게 하소서. 미워하는 그 누군가를 받아들이고 용서하게 하시고, 그 역시 저를 용서하고 받아들이게 하소서. 용서받기 전에 용서하게 하시어 저희가 저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저희의 죄를 사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은 잘났든 못났든, 미워하든 미움받든, 주님 앞에 모두가 어리석고 죄 많은 인간들이오니 다만 저희 모두를 하나같이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부디 서로가 서로를 불쌍히 여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은 저희가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주님. 그러하오니 저희가 오직 주님을 의지하고 주님 안에서 거하게 하소서. 항상 저희와 함께하여 주소서. 주님은 저희의 목자시니 저희에게 부족함이 없음을 믿사옵니다.
주님. 무더운 여름을 맞아 △△△ 담임목사님과 모든 성도들 건강 지켜주시옵고 저희 우정교회가 나날이 믿음이 성장하고 이 지역과 사회에 주님의 말씀과 사랑을 전파하는 주님의 복된 교회가 되게 하시옵소서.
이 모든 말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감사하며 기도드렸사옵니다. 아멘.
주님께선 주님의 뜻을 똑똑하고 교만한 자들에겐 숨기시고 겸손하고 순박한 자들에겐 나타내시니 - 천지의 주재이신 아버지여 이것을 지혜롭고 슬기 있는 자들에게는 숨기시고 어린아이들에게는 나타내심을 감사하나이다. [마태 11:25]
때론 맑은 구름이 아무것도 주지 못할 때 어두운 구름이 비를 뿌려 주듯이 고난과 역경이 저희에게 더욱 이롭고 - 맑은 구름이 아무것도 주지 못할 때 어두운 구름이 비를 뿌려 주지요. <천로역정> CH북스 30p
벌새의 날갯짓 – 8자형을 그리며 초당 80번까지 하는 날갯짓. 날개끝을 최대 140도까지 회전시키며 공기를 모든 방향으로 밀어낼 수 있는 날갯짓. 다른 새에게는 볼 수 없는 이런 경이로운 날갯짓으로 벌새는 정지비행이 가능하고 상하좌우전후, 언제고 어느 각도로도 몸을 이동시킬 수 있는 놀라운 비행술을 보여준다. (☞ 날갯짓의 끝판왕, 라켓벌새)
저희를 미워하는 자도 어렵지만 사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미워하는 자는 사랑할 수 없습니다. - 나를 미워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는 있지만, 내가 미워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안나 카레니나 2> 민음사 337p
사람이든 아니든 내가 증오하고 혐오하고 미워하는 대상을 사랑할 수는 없다. 그것은 자체로 모순이고 위선이고 거짓이다.
불가능한 이것을 가능케 하는 오직 유일한 경우의 수는 사람의 사랑이 아닌 신의 사랑을 통해서다. 바로 예수님이 십자가에 메달려 죽으시면서도 인간들에게 베푸신 자비와 용서를 통한 은혜와 축복이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저들은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누가 23:34]) 예수님은 악하지만 어리석고 유한한 인간들이 불쌍하셨던 것이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신의 마음이다. 만약 당신이 죽도록 미워하고 증오하는 누군가가 불현듯 불쌍하고 가여워보이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신의 사랑에 이미 가까이 다가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님. 다만 저희 모두를 하나같이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부디 서로가 서로를 불쌍히 여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은 저희가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불멸의 사랑 - 죽음과 시간은 지상에 군림한다. / 그대는 그들을 군주라고 부르지 말라. / 만물은 유전하다 암흑 속에 사라지느니 / 움직이지 않는 것은 오직 사랑의 태양이어라 : 블라지미르 솔로비요프의 시 한 구절, 이종진 편역 <대심문관> 291p
영원한 것, 불멸의 것, 가치 있는 오직 유일한 것은 사랑의 태양 곧 하나님의 사랑뿐이다.
저희가 서로 미워하더라도 다만 서로를 위해 기도하게 하소서 - 인간인 이상 미움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지라도, 미워하는 대상을 사랑할 순 없을지라도, 그것을 위해 기도할 수는 있다.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그러다 보면 언젠간... 정말 사랑하게 되고, 어쩌면... 하나님의 절대적 사랑에 닿을 수도 있지 않을까?!
① 화난다. 정말 맘에 안 든다. 미워 죽겠다. 혹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밉다. - 매사 부정적인 사람이 있다. 백가지 장점보다 한가지 결점이 먼저, 크게 보이는 사람이 있다. 분노조절장애인 듯 쉽게 화내고 투덜투덜, 궁시렁궁시렁, 항상 불평불만에 화가 나 있는 사람이 있다.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최악이다.
②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다. 사랑하지도 않지만 미워하지도 않는다. 무얼 그리 아등바등 열심인가? 어차피 인생은 시간 속으로 잦아들어 공간 속으로 사라지는 한바탕 소동이다.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니 그리 마음 아파할 일도, 심각할 일도 없다. - 쿨함을 가장한 냉소주의, 허무주의다. 이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③ 그리 밉지도 않고, 화나지도 않지만 이해할 수 없다. 왜 저러는지, 저렇게밖에 할 수 없는지 그저 안타깝다.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 반면교사로 삼아 교훈을 얻고 뭔가 배운 점이 있다면 그리 헛되다곤 볼 수 없다. 이 경우 세상 모든 것은 내게 고마운 존재고, 세상 모든 이는 내 스승이다.
④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지만 결코 동의할 수는 없다. 잘못된 일이지만 너만의 잘못도 아니고 때론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오히려 동정의 여지가 있는 억울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더욱 불쌍하다. - 이 경우 찬반, 호불호, 교훈을 넘어 연민, 긍휼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주님의 사랑으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이다. 나를 포함한 모든 인간들이 한없이 작고 연약한 존재로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까진 와야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여기까진 올 수 있다.
세상 모든 것은 나름대로 다 연유가 있으니 엄밀히 말해서 세상 것 중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없다. 합리화나 면죄부를 남발해서는 안되겠지만 각자 나름대로 알게 모르게 다 사정이 있다는 말이다. 선행이든 악행이든, 희극이든 비극이든, 그 내막과 진실은 드러난 것보다 복잡하다. 그러므로 섣불리 판단해선 안 된다. 함부로 사랑하고 미워해선 안 된다. 미움이라면 극히 예외적으로 최대한 좁게 잡아야 한다. 사랑이라면 좁고 개별적인 사랑에서 최대한 넓고 보편적인 사랑으로 나가야 한다.
(남녀관계는 물론이고 모든 사랑은 이해와 공감으로부터 시작되고 그것을 연료로 지속가능하다. 그것 없이도 사랑하기가 가능은 하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비록 눈부시게 화려하고 강력할 순 있어도 유효기간은 짧다. 때론 주체할 수 없는 욕정, 호기심을 동반한 일탈, 일방적인 도덕적 종교적 허영심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⑤ 좋아하고 싫어하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이해하고 동의하고를 떠나서 대상을 위해 기도하고 축복한다. 그의 구원과 평안과 행복을 기원한다. - 이것이 (미워하는) 대상에 대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최고경지의 태도일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조차도 우리는 이 기도가 단지 스트레스 관리나 정신승리의 방편이 아닌지 점검하고 조심해야 한다. 이것은 자신도 알아채지 못하는 중에 일어나는 일종의 도피이자 교만이다. - 관대하고 잘나고 훌륭하고 옳은 내가, 옹졸하고 못나고 형편없고 삐뚤어진 너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하나님.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을 축복하소서. 할렐루야!
그러므로 이것이 진정 아름답고 숭고한 최고경지의 기도가 되려면 나의 이름이 아니라 주의 이름으로 행해져야 한다. 주님의 참된 뜻과 절대적인 사랑이 함께여야 한다. 나의 평안, 너의 평안을 뛰어넘는 이 세계와 주님이 지으신 모든 것의 평안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종국에는 주님의 증거가 나타나는 결과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