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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먹거리

Level 1 - 계란 프라이(후라이) 하기 ★★★★★

어멍 2019. 10. 29. 22:58


    Level 1 - 계란 프라이(후라이) 하기 ★★★★★

 

 

    제목은 <계란 프라이 맛있게 만들기>도 아니고 <계란 프라이 만들기>도 아니고 <계란 프라이 하기>. ‘만들기가 아닌 하기’ 'making'이 아닌 'acting'인 것은 굳이 예쁘게, 어떻게 하면 맛있게 만들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후다닥 해치우는 것이 주목적이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예쁘고 맛있으면야 좋겠지만 계란 프라이는 딱히 먹을 반찬이 없을 때, 급하게 요기를 때우려 할 때, 김치를 비롯한 채소, 야채 위주의 밥상에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대표적 반찬, 초딩이라도 빠르고 손쉽고 부담 없이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만만한 반찬이다.

 

    그래도 자료를 찾아보면 익힌 정도에 따라 미숙, 반숙, 완숙 프라이로 나누고 강한 불로 급속히 익히는 것과 약불로 서서히 익히는 것, 뒤집는 것과 뒤집지 않은 것, 노른자를 터뜨리는 것과 터뜨리지 않는 것으로 나누고 중국식으로 기름에 튀기듯이 하기도 하고 뚜껑을 닫아 프라이팬 열로 굽는 것과 가둔 열로 찌는 것을 겸하기도 하는 등 초간단 반찬인 주제에 의외로 다양한 조리법이 나온다.

 

    하지만 이것은 한가한 미식가에게 허락되는 여유! 보통은 선채로 시작해서 선채로 3,4분 만에 후딱 만들어먹는 것이 보통생활인들의 계란 프라이다. 따라서 모양에 신경 쓰지 않고, 맛나게 하기 위한 기교와 수고를 더하지 않고 최대한 간결하고 빠르게 만들어 보기로 한다.

 

 


    먼저 최대한 강한 불을 켜고

  


  

    팬에 식용유 두 큰 술을 넣고 주걱으로 골고루 두른다.

  


 

 

    계란을 깨뜨려 넣을 때쯤엔 이미 팬이 가열되어 있다. 왼쪽은 맛소금을 뿌린 후 노른자를 헤치지 않고 반숙으로 뒤집지 않은 것, 오른쪽은 맛소금에 더해 후추를 뿌린 후 노른자를 헤치고 한 번 뒤집어 반숙보다 좀 더 익힌 것.

 


    접시에 담아 잘라보면




 

    시식 및 품평 : 왼쪽은 밑면과 윗면, 가장자리와 중앙의 익은 정도와 식감의 차이가 크다. 통일성이 부족해서인지 왠지 맛이 어색하다.

 

    오른쪽은 전체가 좀 더 균일하고 씹히는 맛이 있다. 후추를 넣어 비린 맛은 덜하지만 부드럽고 고소한 맛도 덜하다. 몇 십 년째 소금만 친 계란 프라이에 익숙해서인지 왠지 계란 프라이 맛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다. 더욱이 여기 저기 산재한 검은 점처럼 보이는 후추 때문에 좀 지저분한 느낌, 심지어 더러운 인상이다. 후추는 계란 프라이에서 빼는 것이 나을 듯하다.

 

    공히 식용유 양이 많아서인지 가장자리는 튀기듯 익어서 좀 딱딱한 느낌이다.

 

 


 ◈


 

 

    만족치 않아서 새롭게 다시 한 번!

 

    이번엔 식용유를 한 큰 술로 줄여 넣은 후

 

 

 

(골고루 뿌리는 요령도, 기술도 부족한 관계로)

손바닥에 올려놓은 맛소금을 RPM 로 뿌려대고 있는 제6의 손가락

 

 

 

주걱으로 계란을 휘젓는다. (식용유를 줄인 관계로 약간 밑에 들러붙는다.)

 

 

 

계란이 반숙 정도 되었을 때 바로 꺼내어 담는다.



 

 

 

    첫 번째 왼쪽 것은 계란액이 약간 흐르는 반숙, 성상이 찌개용 두부에 가깝다. 이것을 다시 프라이팬에 옮겨 쪼금만 더 익힌 것이 두 번째 오른쪽 것으로 계란액이 흐르지 않는 반숙, 성상이 찌개용보단 좀 더 딱딱한 부침용 두부에 가깝다. 그 아래 사진은 두 번째 것의 단면을 확대해 찍은 것이다.

 

    계란 프라이인지 스크램블인지 구별이 안가지만 부드러움의 차이만 있을 뿐 둘 다 맛있다. 괜찮다. 보기에도 좋고 촉촉하거나 폭신하거나, 씹는 맛도 있고 부드럽고 고소하니 맛있다. 내 입맛에 딱 맞는 것이 앞으로의 계란 프라이는 이것이다.

 

    (정체를 알 수 없지만) 어멍표 계란 프라이 아닌 계란 프라이 레시피 : 가장 센 불을 켜고 프라이팬을 얹어 놓은 후 식용유 한 큰 술을 두른다. 곧바로 계란을 깨뜨려 넣은 후 맛소금을 적당량 친다. 주걱으로 골고루 헤치며 섞는다. 반숙 정도에서 그대로 꺼내어 먹는다.

 

 


    ※ 계란 프라이의 관건은 미숙, 반숙, 완숙의 익히는 정도 / 식용유 양 / 약불, 강불의 불 세기에 따른 팬의 온도 / 노른자를 깨뜨려 흰자와 섞느냐 그렇지 않느냐 여부 / 소금으로 간 맞추기다.

 

    ※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맛있는 계란 프라이는 갓 해서 뜨끈뜨끈한 프라이다. 차갑게 식은 계란 프라이는 식은 자판기 커피만큼이나 먹는 것이 고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