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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마라톤

2018 전마협 명품송년마라톤대회 : 여덟 번째 풀코스 도전 & 두 번째 완주 실패 후기 (2018/12/16) - 첨부 : 풀코스 대회 준비 훈련일정표 (Schedule Table)

어멍 2018. 12. 19. 22:05


   2018 전마협 명품송년마라톤대회 : 여덟 번째 풀코스 도전 & 두 번째 완주 실패 후기 (2018/12/16)

 




    - 대회 참가 전

 



    여덟 번째 풀코스 출전, 1125일 남원마라톤대회 이후 21(3) 만에 참가하는 올해 두 번째 대회다. 이제까지 이렇게 짧은 기간에 연달아 풀코스를 뛴 적이 없고 한겨울인 12월 대회는 처음이라 잘 뛸 수 있을까 걱정이지만 연초에 계획한대로 한 해 두 번 풀코스를 뛰기로 한다.


    그래도 대회 후 몸 상태를 장담할 수 없어 참가신청을 미뤄오다가 대회가 끝난 이틀 후인 11월 27일 마감일에 맞춰 등록했다. 아직 여기저기 근육통이 풀리지 않았지만 평소 장거리 후 찾아오는 통과의례로 생각하고 차츰 풀리겠지, 별 문제 없겠지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이다.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가는데...


 


    D-21/ 1125일 일요일 / 남원춘향대회 풀코스 완주 42.195k 3:56:53 평균속도 5‘37“/km

    D-20~16/ 1126일 월요일~30일 금요일 / 5일 휴식

    D-15/ 121일 토요일 / 장거리주(LSD) 연습 21k 1:57:30 평균속도 5‘34“/km

    D-14~12/ 122일 일요일~4일 화요일 / 3일 휴식

    D-11/ 125일 수요일 / 자전거 오전 8k 오후 8k 16k

    D-10/ 126일 목요일 / 휴식

    D-9,8/ 127,8일 금,토요일 / 자전거 오전 8k 오후 8k 16k

    D-7/ 129일 일요일 / 러닝 0.85k

    D-6/ 1210일 월요일 / 자전거 오전 8k 오후 8k 16k

    D-5/ 1211일 화요일 / 오전 자전거 8k

    D-4/ 1212일 수요일 / 휴식

    D-3,2/ 1213,14일 목,금요일 / 자전거 오전 8k 오후 8k 16k

    D-1/ 1215일 토요일 / 휴식


 


    1125일 일요일 남원마라톤 풀코스를 뛰고 지발성 근육통(알배김)이 풀릴 때까지 스트레칭만 간간히 하면서 무작정 쉰다. 마침 미세먼지로 대기가 안 좋아 뛰기에도 찜찜한 날씨다. 목요일 오른쪽 대퇴부, 금요일 양쪽 종아리, 토요일 아침 깨어보니 왼쪽 발등의 장무지신근 말단부의 통증이 차례대로 없어졌다. 가까운 곳(체간)에서 먼 곳(말단), 얕은 곳(천부)에서 깊은 곳(심부), 큰 조직(근육)에서 작은 조직(힘줄이나 인대) 순으로 통증이 소실된 것이다. 강물이 상류에서 하류로, 본류에서 지류로, 얕은 물에서 깊은 물로 흐르듯 이 순서대로 피로물질이 해소되며 몸이 회복되는 듯하다.


    그래서 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러닝을 재개했다. 실재 코스를 뛰어보는 적응훈련을 겸한 장거리주(LSD) 훈련이다. 10k를 좀 넘어서 다른 곳은 전혀 이상이 없는데 왼쪽 발등에 신호가 온다. 은은한 통증이 점점 심해지더니 15k를 넘어선 발을 디디기가 힘들다. 회수차도 없는 혼자 하는 훈련, 어차피 출발점으로 되돌아와야 했기에 나머지 거리를 통증을 참아가며 걷다 뛰다 하며 총 21k를 뛰었다.


    결국 다 나았다고 여겼던 왼쪽 장무지신근 발등부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던 거다. 회복은커녕 짧게는 대회직후의 상태로 되돌아간 느낌, 길게는 2016년 말부터 덜했다 더했다 하며 괴롭혀왔던 고질적인 왼쪽 발등과 발목의 부상이 재발한 느낌이다. 남원대회 후 엄지발가락과 가까운 발등 부위에 국한된 통증이 더 위쪽으로 퍼지며 발목까지 올라와 통증이 발등 전체로 확산된 것이다. .



 

    중간에 자전거만 가끔 타며 다시 7일간 휴식. 마침 연말이라 모임이 잦아 몸도 무겁다는 핑계로 태평스런 나무늘보 모드지만 또다시 통증이 발생할까봐 내심 뛰러 나가기가 불안하고 겁난다.


    그래도 이제는 괜찮겠지?! 일주일만인 129일 일요일 러닝을 시도한다. 두둥!...... 오 마이 갓! 신이시여 저를 버리시나이까? .100미터도 못가 통증이 발생하여 뛸수록 점점 심해진다. 결국 850미터를 조깅하는 것으로 접는다. 이대로는 대회출전이 난감한데... 어찌됐든 이미 등록한 대회. 먼 곳도 아니고...... 일단 대회당일 나가보는 것으로 한다.


    너무 쉬면 체력이 떨어지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자전거만 타고 대회 전날 토요일은 휴식. 일주일동안 매일 뜨거운 물을 떠다놓고 '비나이다! 비나이다!' 족욕하는 발을 주무르며 주문을 건다. '나아라! 나아라! 나아라!' - 이상이 대회 전날까지의 상황보고다.



 

    마라톤을 시작하고 4년이 훌쩍 넘었지만 이곳 대전, 그것도 내가 아침저녁으로 뛰댕기는 갑천에서 풀코스를 뛰어보는 것은 처음이다. 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나올지 꿈에서도 그려지는 길이다. 그래서 더욱 잘 뛰고 싶다. 홈그라운드 안방에서 실패를 맛보기는 싫다. 그래서 성공을 위해 이전대회와 다른 점을 비교해 유불리를 가늠해보기로 하자.


    유리한 점, 플러스 요인은 1. 익숙한 홈그라운드 익숙한 주로, 익숙한 분위기로 편안하게 레이스를 운영할 수 있다. 2. 평탄한 주로 천변으로만 달리는 코스라 거의 고저도 제로다. 3. 고른 지면 대부분 잘 닦인 아스팔트나 우레탄으로 포장되어 있다. 4. 가까운 이동거리 집에서 대회장까지 걸어서 15분으로 평소처럼 푹 자고, 일어나고, 먹고, 준비하고 슬슬 가면 된다. 컨디션 조절엔 최상의 조건. 이것도 홈그라운드의 큰 이점이다.


    불리한 점, 마이너스 요인은 1. 익숙한 홈그라운드 너무 익숙한 나머지 느슨해질 우려. 보통은 지나치지 않은 적당한 긴장이 최고의 능력을 끌어낸다. 2. 하프코스를 2회 왕복하는 일종의 주회코스 이런 코스도 처음으로 이 역시 레이스를 느슨하고 자칫 지루하게 할 수도 있다. 3. 한겨울 날씨 영하의 기온, 매서운 칼바람에 눈이라도 날리거나 주로가 눈얼음으로 얼어 미끄럽다면 기록은 고사하고 완주도 장담할 수 없다. 이제까지의 참가대회 중 가장 추운 날이 되리라 본다.


 

 


대전 한복판 갑천과 유등천을 달리는 대회코스

 



    유불리가 모두 있지만 유리한 점이 훨씬 많은 대회다. 모든 스포츠와 경쟁에서 홈그라운드가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그래서 원래는 340이나 그 이상, 내 개인최고기록(3:37:57) 갱신까지 욕심을 냈었다. 날씨만 도와준다면 충분히 가능한 코스, 흔치 않은 기회인 것이다.


    하지만 훈련일정과 컨디션 조절 실패다. 결국 내 몸이 문제다. 아무리 재고 계산해봐야 별 수 없다. 어느 것도 이것, 내 몸을 넘어설 변수는 없다. 전망이 결코 밝지 않다. 그래서 기대를 확 낮추어 목표와 레이스 운영전략을 일단은 저번 남원대회와 똑같이 잡기로 한다. (2018 남원춘향전국마라톤대회)



 

    훈련도 턱없이 부족하고 몸도 정상이 아닌 불안한 상태로 대회를 맞는다. 첫발을 띨 때 왼쪽 발등이 과연 어떤 신호를 보내올지, 어디까지 버텨줄지 자못 궁금하고 흥미롭기까지 하다. 이제 마음을 비우고 내일의 결과는 운에 맡긴다.




 

    - 대회 참가


 

 



 

    1216일 일요일 D-Day!


    아침 7시에 여유 있게 일어나 씻고 간단히 요기를 한 후 볼 일을 시도. 하지만 5분간 소식이 없어 포기하고 짐을 챙겨 슬슬 출발. 출발 전 검색한 날씨는 영하의 춥고 흐린 날씨. 공기는 걱정했던 것보다는 양호한 듯하다.


 

 



 

    한밭대교네거리 육교를 건너며 내려다보니 다리 밑에는 며칠 전 내렸던 눈이 아직 덜 녹아 있고 벌써부터 진행요원들이 급수대 준비에 여념이 없다. 둑방을 내려와 잔디밭을 지나 자전거도로를 건너 하천을 따라 난 보행로(곧 경기 때 뛸 주로다)를 따라 걸으니 하천 가장자리로 유리창처럼 살얼음이 얼어있다. 내딛는 발걸음에 다행히 이렇다 할 불편함이나 통증은 없다.


 

 


육교에서 내려다 본 한밭대교 아래 천변

 



    대회장에 도착. 대전주주클럽 단체대회가 아니라서 따로 부스는 없지만 홈그라운드라 낯익은 얼굴들이 많이 보인다. 환복을 하니 꽤 춥다! 상의는 긴팔 두 개를 겹쳐 입고 하의는 타이즈 위에 팬츠다. 예식용 흰 면장갑을 끼고 비니와 귀마개는 할까 말까 하다가 안한다. 물품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출발선으로 이동. 9시 맨 후미에서 출발!



 

    여유 있게 천천히 간다. 속도를 내려 해도 어쩔 수 없다. 4미터가 채 안 되는 좁은 주로에 일제히 출발한 주자들이 긴 띠처럼 몰려 있어 뚫고 나갈 수가 없다. 500여 미터를 지나 좀 여유가 생겨 페이스메이커의 노란 풍선을 찾아 추격하기 시작한다. 근대 1k 못미처 걱정했던 왼쪽 발등과 발목에 묵직하고 우리한 신호가 오기 시작한다. .그래도 아직 통증은 아니다.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고 마음을 다잡으며 페이스를 유지한다.


    2k 지나 첫 급수대, 아까 한밭대교 밑에서 보았던 급수대다. 뒤에서 풀, 하프코스보다 5분 늦게 출발한 10k, 5k 주자들이 벌써 빠른 속도로 추월하기 시작한다. 좁은 주로에서 물을 마시려는 주자들과 뒤엉켜 보기에도 불안불안하다. (출발 후) 좁은 주로! 이것은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이번 대회의 불리한 점, 단점이다.



 

    3k 부근 주주클럽 예스맨님을 만나 반갑게 인사한 후 내쳐 멀리 보이는 첫 번째 타켓, 노란 풍선 440 페메를 뒤쫓은 후 추월한다. 오르막 내리막이 없어 전 구간을 정속주행하면 되므로 페메 역할도 훨씬 수월하겠단 생각이다.


    왼발은? 여전히 아프다! 2k를 지나면서 불편한 느낌은 이미 완연한 통증으로 변한지 오래다. 묵직한 느낌-발목 쪽 발등 윗부분의 통증-엄지발가락 쪽 발등 아랫부분의 통증-발등 전체의 통증으로 이동, 확산되면서 심해진다. ~~ 여기서 포기해야 하는가? 심각하게 고민이다. 자존심도 자존심이지만 이 상황에서 포기는 용기와 배포가 필요하다.


    아직도 10k 주자들이 성급하게 좌우로 왔다갔다 휙휙 추월해가며 주로가 뚫리지 않은 상태다. 이 복잡하고 빠른 흐름 속에서 걸을 수도 없거니와 덩어리째 뛰어가는 이 무리들에서 나만 홀로, 최초로 이탈해 튕겨 나오기엔 심한 쪽팔림을 무릅쓸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여전히 아프지만 여전히 달린다. .소심한 어멍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 울며 겨자 먹기가 아닌 울며 달리기, 윗니 아랫니를 앙 다문 채 펼치는 눈물의 레이스다. 그래도, 그렇게, 뛰다보니 통증이 가라앉는 건지 통증에 익숙해진 건지 그런대로 견딜만해진다. 8k를 지나 420 페메를 추월하여 계속 달린다.



 

    1차 반환점인 10k500여 미터 남겨둔 지점, 유등교를 앞두고 400 페메와 마주친다. 반환점을 돈 후 계속 쫓아 12k 지점에서 드디어 따라잡는다. 뒤쫓던 속도에 관성이 붙어 페메를 추월한 후 14k 부근. 참을 만하던 왼 발등의 통증이 다시 심해진다. 설상가상으로 멀쩡하던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이 생기더니 곧이어 고관절까지 거북한 느낌이 올라온다. 아마도 불편한 왼쪽을 보상하기 위해 오른쪽에 무리한 힘이 가해진 것 같다. 자동차 헛바퀴 돌 듯 정상범위를 넘어선 과운동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겉보기에도 왼발에 비해 오른발의 보속과 보폭이 훨씬 빠르고 넓음에 틀림없다.


    여기저기 통증은 많아지고 깊어지는데 가뜩이나 아침에 볼일에 실패해서인지, 급수대마다 빠짐없이 마셨던 냉수 때문인지 배가 살살 아파온다. 원투 스트레이트 더블 펀치, 콤비네이션 펀치에 1차 슬립다운! 뛰기를 멈추고 걷는다. 통증 때문에, 체력 고갈 때문에 걷는 터벅터벅이 아닌 급박하지만 참아야만 하는 볼일 때문에 걷는 팔자걸음의 어기적어기적에 가깝다. 발끝은 조심조심 사뿐사뿐 새색시마냥 얌전하지만 속에서는 천둥벼락이 치고 있다.


    걸으면서 좀 가라앉으면 다시 뛰기를 반복. 17k를 조금 못 미친 지점, 멀리서 출발점을 다시 반환해서 돌아오는 풀코스 선두주자들이 오고 있다. 주주클럽 에이스 늑대조님이시다. 화들짝 놀라 흉한 걸음을 고쳐 잡고 다시 뛰어 본다. 하지만 몇 미터 못가 다시 우르릉 꽝꽝! 뛰면 뛸수록 간격이 짧아지고 심해진다.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정신이라도 잠시 외출해 있어야 한다. 공상의 나래를 펴 불가능한 기적을 꿈꾼다. - 다리가 생생해지고 장이 편안해진다. 아니면 이 모든 것을 이겨내는 경이적인 정신력을 발휘해서 점점 빨라지는 폭주기관차가 되는 것이다. 가장 후미에서 출발해 440, 420, 400을 제끼고 한명, 두명, 뭉탱이로 제끼고 마침내 선두주자 늑대조님까지 제끼고 1등으로 골인! 한국신기록 달성! 풀코스의 지배자, 재야에 은신하던 초절정 고수의 느닷없는 등장이다.


    야구로 치면 이닝에 루 홈런 번 치는(한만두) 4번 타자에다 완봉승 투수를 겸하는 선수, 축구로 치면 수비수와 공격수를 오가며 4골 5도움을 밥먹듯 하는 선수처럼 마라톤계의 만화케릭터다. 일종의 마인드컨트롤로 반짝 효과가 있는 듯 하지만 잠시 후 이 공상의 도피처로 통증과 변의가 도적떼처럼 들이닥친다. 별무 소용이다.




    17k를 지나고 멀리 한밭대교가 보인다. '아~! 미치겠다!!' 통증도 통증이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것 같다. 이번 마라톤은 여기까지?! 하지만 여기서 포기해야 하는가? 완주실패의 오점을 남겨야 하는가? 걸으면서... 뛰면서... 더 뛰어야할 이유, 멈춰야할 이유들을 하나하나 꼽아본다.


 

 


더 아파오고, 더 급해짐에 따라 더 느려지는 페이스

 



    계속 뛰어야할 이유 1. 완주를 위해 2. 두 번째 완주 실패의 불명예를 벗기 위해. 더구나 최단거리 완주포기의 신기록(!)이다. 3. 대회 전에 세운 평가기준에 합격하기 위해. 덩달아 올해 초에 세운 금년 평가기준의 최종합격여부까지 연동되어 결정된다. 4. 4k만 더 뛰면 하프는 완성. 포기할 때 포기하더라도 조금만 더 뛰자.


    여기서 멈춰야할 이유 1. 아프니까. 다음을 위해, 롱런을 위해 2. 응아를 위해. 급하니까. 이제까지 여러 대회를 참가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분명 그만 뛰라는 신의 계시다! 3. 조금 더 뛰더라도 어차피 완주까지는 무리다. 자신이 없다. 4. 여기서 멈추더라도 크게 부끄럽진 않다. 이미 주로는 한산하여 눈치 볼 이도 없다.



 

    걷다 뛰다 하며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500여 미터 앞에 나타난 한밭대교가 갑자기 눈에 확 들어온다. 저기서 둑방을 올라가 차로를 건너면 바로 집이다. ! 집에서 볼일도 보고 잠시 쉬다 가면... 감쪽같지 않을까! 반면 지금 출발선까지 가면 다시 후반을 뛰지 않는 한 그 자리에서 완주포기자임이 드러나고 만다. 집 안에 짱박혀있다가 시간 맞춰 나가면... 완전범죄다!


 

 


병맛의 진수 이말년 웹툰

 



    두둥! 이런 생각과 계획에 스스로 기특하기까지 하다. 갑자기 약간 흥분되어 잠시나마 없던 에너지가 분출하는 느낌!! 결국 여기서 어멍은 무너지고 만다! (되돌아보면 유유지만 당시에는 야호다!)


    숱한 육체적 잔매와 원투 스트레이트에도 비틀거리며 힘겹게 버텨왔건만 이것은 강력하고도 치명적인 심리적 어퍼컷, 카운터펀치다. 통쾌하고 홀가분한 KO패다! 안면에 정타로 피니시 블로우를 맞은 후 눈탱이 밤탱이 된 얼굴로 링 위에 대자를 드러누워 허공에 날아드는 흰 수건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는 심정이랄까! 흘러내리는 한줄기 눈물 속엔 고통과 회한과 기쁨이 함께 녹아 있다. 어쨌든 안식을 허락하는 자비로운 손길이 내려진 것이다.





다 이루었도다!

만화케릭터 완성이다!



 

    주로를 이탈하여 집으로 가는 길! 가까워질수록 더 급해진다. 어떻게 둑방을 오르고 차로를 건넜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타이즈 팬츠 차림에 가슴엔 큼지막한 배번을 단 사나이의 예고없는 방문에 거실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던 종서가 깜짝 놀란다. 고개를 갸우뚱, 의아한 표정으로 아빠??... 마라톤 뛴다면서요?” - 응아!” 암호 같은 외마디 외침 후 화장실로 직행 천국을 맛본다.


    ‘~! 행복이 별 게 아니구나!’ 러닝과 얽혀 주로 안팎에서 러너들이 느낄 수 있는 여러 행복감을 포함한다면 이것도 광의의 러너스 하이다. (어쨌든 난 러너니까!)


 

 


대회장에서 출발해 집에서 끝난 어멍의 고난의 여정,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



 

    뜨거운 물로 씻고 나오니 몸과 마음이 더없이 평안하고 행복하다. 거기다 일탈이 주는 약간의 도망자, 범죄자의 스릴까지 더해져 불안과 설레임, 초조함과 짜릿함이 교차한다. 더구나 그 도망자는 아직 수행해야 할 마지막 미션이 남아있다.


    종서가 하는 배틀그라운드(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전투를 벌이는 생존게임)에도 플레이어들이 애용하는 비슷한 작전, 전술이 있다던데... 여포, 하이에나들이 날뛰는 전장을 벗어나 인내심을 무기로 최후의 순간까지 은밀한 장소에서 버티며 숨어있는 존버 메타(전략), 투쟁을 내려놓고 맵 안에서 무저항 비폭력을 실천하는 간디 메타라는 것이 있다고 들은 것 같다. 하수들의 조잡한 기술이 아닌 교묘한 은신력, 엄청난 인내력, 민첩한 상황 판단력에 투철한 평화애호정신까지 겸비해야하는 고수들의 고차원적 전략인 것이다.


    개미 한 마리도 못 죽이는 평화애호자인 어멍의 투쟁은 이미 끝났다. 이제 시간이 갈 때까지 집 안에서 버티기만 하면 된다.


 

 


간디는 현재 마라톤이 끝날 때까지 방구석에서 존버 중



 

    샤워를 끝낸 후 새 옷으로 갈아입고 최대한 빈둥거리다가 더 이상 존버 못하고 대회장으로 출발. 집을 나서며 종서에게 신신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 “종서야! 이따 엄마 오면 아빠 왔다갔다고 말하지 마!”



 

    다시 천변을 걸어 대회장에 도착한 시간은 1140. 5k, 10k, 하프 참가자들은 이미 레이스를 마친 후 돌아갔다. 풀코스 선두주자들도 안 들어온 막간의 시간으로 대회장과 주로에 인적이 한산하다.


    우선은 적당한 장소를 택해 인증사진부터 찍고 행사장을 돌며 미니투어를 한 다음 풀코스 주자들이 들어오는 것을 본 후 맡겼던 짐을 찾기로 한다. 지금 찾으러 가면 짐이 무거워질뿐더러 풀코스 녹색배번을 내밀면 당장 운영요원이 완주실패자인 것을 눈치챈다. 완전범죄를 위해선 끝까지 용의주도한 타이밍 선택이 필수다.


 

 


완주에 성공한 것처럼 환하게! 자신있게!

Performance ‘Emeng running in cartoon(만화 속을 달리는 어멍)’

다리도 아프겠다, 따뜻한 방구석에서 달리기보다 꾸미기에 열심이다.



 

    사진을 찍고 투어 시작. 완주기록증 발급처는 패스. 완주메달 주는 곳도 주기는 주겠지만 양심상 패스. 각각 대형주전자에 담겨있는 따끈한 꿀물 한잔, 대추차 한잔, 커피 한잔을 마신 후 순두부 두 그릇을 비운 후 다시 막걸리 한잔. 에너지젤 시음코너도 있어서 맛본 후 만원어치 구입. 주최측에서 준비한다던 떡, , 음료수 등의 간식은 출발 전 이미 동났는지 이제 더 이상 먹을 게 없다.


    무료 마사지라고 적혀 있는 부스에 가보니 천막 안에 마사지 받는 사람도, 해주는 사람도 없이 베드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가게 비운 주인 찾듯 여기요! 아무도 없나요?’ 부르려다가 차마 못하고 뒤돌아선다. 체험투어는 실패!


    이봉주 마라톤화를 비롯한 마라톤 용품을 파는 곳에 들러 이것저것 들추어 본다. 이봉주 마라톤화는 저번 남원대회 때 이미 샀고 25천원짜리 전마협대회 참가권을 사면 자켓을 준다길래 한 장 구입한다. 덕분에 내년에 다시 한 번 전마협대회에 출전할 이유가 생겼다.


    이것으로 먹방투어, 쇼핑투어는 끝났다. 이제 먹을 것도, 살 것도, 들를 곳도 없다.


 

 


전마협대회 참가권, 자켓, 에너지젤

완주는 실패했어도 투어와 득템에는 성공! ^.^



 

    이미 풀코스 주자들이 많이 들어온 상황, 슬슬 자리를 떠날 시간이다.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으로 행사장을 어슬렁거리며 한 바퀴 돌고 맡겨놓은 짐을 찾아 대회장을 떠난다.


    완주는 못했어도 어쨌든 (급조된) 미션 완성이다. 길고도 험난했던 장엄한 전투에서 살아남아 무사귀환이다. 집에 가서 치킨이나 한 마리 시켜 먹어야겠다. 혼자서 (정신)승리를 만끽하며 자축하는 거다. '이겼닭!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 (배틀그라운드에서 최후의 생존자 1인에게 주어지는 축하메시지)



    음악을 들으며 혼자 걷는 겨울 갑천길 풍경이 쓸쓸하면서도 한적하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아웃사이더>가 흘러나왔으면 좋겠다.


 

 


아무도 이해 못할 길을 가고, 돌아서서 웃는 나는 아웃사이더



 

    최종기록은 18.65km 1시간 4511, 평균속도 km5‘38“. 최고속도구간은 12~13k 구간 5’04” 최저속도구간은 17~18k 구간 6‘55“.




 

    - 평가 및 마무리


 


    대회는 ‘B+’ : 전체적으로 딱히 흠잡을 데 없는 무난한 대회였다. 굳이 지적하자면 좁은 주로로 인한 혼잡 정도다. 도로가 아닌 천변보행로이므로 교통통제의 수고는 없겠으나 좁은데다 산재된 장애물들로 인해 행사차량이나 구급차량의 운행이 힘든 것은 주최 측의 애로사항이기도 하다.


    환영 나온 인파가 전무하여 경기분위기가 살지 않은 것도 둑방 아래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장소, 공간의 문제다. 대규모 홍보와 경품으로 응원단을 불러 모으는 것을 주문할 수는 없고 출발 후 계속 이어지는 좁은 주로에서의 혼잡을 피하기 위해 5분 간격인 출발시간을 더 늘려 주자를 최대한 분산시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고 고려할 만하다.



 

    고저도가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비슷한 풍경, 비슷한 분위기의 천변으로만 구성된 코스는 힘이 들진 않지만 마라톤 대회치곤 지루한 면이 있어 교통통제의 수고만 감수할 수 있다면 둑방 위 도로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변화를 주면 좋을 듯하다. 풍경도 바뀌고 응원하는 사람들도 보고 더 재밌을 것이다.


    먹거리는 푸짐하진 않았지만 따뜻한 순두부가 맛있었다. 내가 신청한 이번대회 매니아 참가권(기념품이 없다)이 3만원인 것에 비하면 2만5천원짜리 전마협대회 참가권+자켓은 가성비가 훌륭했다. 전체적으로 떠들썩한 지역축제가 아닌 동호인 위주의 조용한 소규모 대회 분위기였다.



 

    어멍은 ‘F’ : 완주실패 0. 변명의 여지없는 완벽한 실패다. 첫 번째 완주실패 25.89k, 이번의 완주실패 18.65k로 최악의 성적이다. 더구나 하향곡선에서 반등해 다시 상승하려다가 엎어진 것 같아 상심이 더 크다.


    대회 전 컨디션 조절부터 실패했는데 남원대회 후 나름대로 충분히 시간을 갖은 후 러닝을 재개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탈이 난 것이다. 더 세심히 몸을 살피지 못한 점, 서서히 훈련강도를 높이며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첫 훈련부터 통증을 참아가면서 무리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



 

    대회가 끝나고 이틀이 지난 지금 오른쪽 허벅지의 통증과 고관절의 거북한 느낌은 없어졌지만 왼 발등의 통증은 남아있다. 걷기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엄지발가락 위쪽 발등이 약간 부어있고 장무지신근을 움직여 엄지발가락을 폈다 구부렸다 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 나을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갖고 러닝은 쉬기로 한다. 최소 2, 최대 4주 정도는 필요할 듯하다.




    이것으로 2018년 마라톤 시즌은 마감한다. 두번의 풀코스 한번의 성공 한번의 실패, 하지만 성공이든 실패든 마라톤은 언제나 즐겁고 재밌다. 내년에는 또 어떤 레이스,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다시 새로운 시작이다. - 퐈이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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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한 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한 후 생각한다.



 

    여러 이유로 18k에서 레이스를 접었지만 첫 왼 발등의 통증을 느낀 이래 2k 첫 급수대를 지나면서 내심 오늘은 힘들겠단 생각이 들었다. 단지 사정상 타이밍이 늦춰진 것일 뿐 사실상 완주 포기의 판단을 이미 내린 것이다.


    그때부터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이 판단을 강화하고 실행할 어떤 결정적인 돌발 사건(설혹 부정적인 사건이라도)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갑작스런, 하지만 알맞은 타이밍에 찾아온 변의는 이것에 대한 이드(Id, 원시적인 최초의 본능)의 응답일 수도 있다.




    요모조모 합리적,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궁리한 후 최종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일단 마음이 기울고 판단이 서면 그 판단의 근거, 이유들을 끌어다 모은다. 판단을 내리기가 힘들 뿐 일단 판단이 서면 이유를 찾기는 쉽다. 정 없으면 만들면 된다.

 

    판단 전엔 백가지 이유를 들어 정당성을 부여하고 판단 후엔 천가지 이유를 들어 합리화한다. 정당성이 훼손되면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불가피성이 훼손되면 섭리, 운명, 신의 계시-책임을 물을 수 없는 불가지의 영역이기에, 진부하지만 언제나 효과가 있는(특히 자기자신에게) 인기있는 핑계-까지도 끌어와 방어한다. 어떠한 잘못된 판단도 스스로에겐 항상 최선인 것이다.




    이것은 자기 자신도 기만하는 강력한 메커니즘이다. 최선이 아닌 것이 드러나면 차선이라 여기고, 차선이 아닌 것이 드러나면 차악이라 여기고, 차악이 아닌 최악이란 것이 드러나면 더한 최악, 최악의 최악을 상정하며 우겨댄다. 연애도 정치도 세상만사 마찬가지! 사랑하기로 결정하고 사랑할 이유를 찾고, 지지하기로 결정하고 지지할 이유를 찾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집에 고집을 더하고 오판에 오판을 더한다. 물리학에 관성의 법칙이 있다면 심리학엔 일관성의 법칙이 있다. 천문학에 지동설(태양중심설)이 있다면 인간세상엔 세동설(자기중심설)이 있다. 아무리 잘못된 판단도 일단 결정되면 바꾸기 힘들며 세상은 자기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것이다. 사랑도 정치도 그 정체는 결국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를 지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메커니즘은 부정과 긍정의 양면성이 있다. 막무가내 옹고집 청맹과니로 폭주하거나 오판을 교묘히 합리화하고 자기반성 없는 비겁하고 나태한 정신승리에 머무는 것이 부정적 측면이라면 효율성, 안정성, 정신건강의 측면에선 긍정적인 점이 있다.


    고민에 고민을 더하고 자기의심, 자기부정을 거듭하다보면 물결따라 바람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부평초처럼 삶이 불안정해지고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하염없이 판단이 느려지고 내려진 판단도 끊임없이 의심되고 소환된다. 언제까지고 과거 속에서 서성이며 후회와 번민의 무한루프를 맴돈다.


    '솔직히 지금 생각해 보니 후회된다! 창피하다!' - 밤에 잠들기 전 지붕 뚫고 이불킥을 하지 않으려면 일단 내려진 판단은 일단 믿어야 한다.





아, 미친! 내가 왜 그래쓰까! ㅠ.ㅠ






 

    ※※ 글을 써놓고 보니 마라톤 후기에 정작 대회 얘기보다 그 전후 얘기, 먹방 쇼핑 등 주변 얘기가 더 많고 길어졌다. 성과가 보잘 것 없어서인 이유가 크겠지만 대회 전후의 준비와 관리가 대회 못지않게 또는 대회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대개의 스포츠가 경기 전에 이미 그 결과가 정해져 있다. 승과 부, 성공과 실패가 이미 예정돼 있다. 세상만사 마찬가지다. 결과는 과정에서 이미 결정되어진 인증절차, 세레모니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결과만을 탐하는 자 실패할 것이요. 과정을 즐기는 자 성공할 것이다.


    대회 후 회복, 관리 역시 중요하다. 이번에 절실히 느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란 말은 부상에도 해당한다. 조급하게 서두르면 안 된다. 끝마디 깊은 곳 마지막 일점까지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면 회복이 아니다. 완전한 회복 뒤에도 부상은 우리 몸에 화석과 같은 흔적을 남겨 놓는다. 여유를 갖고 저강도 운동부터 서서히 시작해야 한다. 부상과 재발 방지 그리고 마라톤 인생의 롱런을 위해선 반드시 마음에 새겨놔야 할 점이다.






 

    ※※※ 집에 돌아오자 교회를 마치고 온 아내가 묻는다.


 


    아내 : 잘 뛰었어?


    나 : (평소 하던 농담처럼 가볍고 짓궂은 목소리로) 하도 응아가 급해서 뛰다말고 집으로 왔지.


    아내 : . 그랬구나.


    나 : (너무 쉽게 믿어버려 어이가 없으면서도 발끈하니 오기가 난다.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뒤늦게 반전을 시도한다.) 하하. 농담이야 농담! 완주했어!!


    아내 : ...... (의심의 눈초리)


    나 : 진짜라니까! 시간을 봐 시간을! 내가 이 시간까지 놀다 왔겠어? 1시간 넘게 대회장에서 빈둥거렸다는 건데 그게 말이 돼? (← 묻지도 않았는데 범인은 자신도 모르게 흥분, 당황하여 사실을 실토하는 경우가 많다.)


    아내 : 말이 돼! (한심한 눈초리)


    나 : (목청을 키워 짐짓 억울하고 화난 목소리로) 이 사람이~ 나를 뭘로 보고. 내가 정말 그럴 사람으로 보여?


    아내 : 응! (그대는 어찌하여 나보다 나를 잘 아는 것인가!)


    나 : ......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 ...... (더 이상 방도가 없다. .)







 

    ※※※※ 첨: 마라톤 풀코스 대회 준비 훈련일정표 (Schedule Table)



 

    D-28일 일요일 / 풀코스 대회 완주 42.195k

    D-27일 월요일 / 절대 휴식

    D-26일 화요일 / 휴식, 또는 서두르지 않고 몸 상태를 봐가며 회복위주의 저강도 운동부터 시작

    • • •

    D-22일 토요일 / 몸이 허락한다면 22~30k 장거리(LSD) 훈련

    D-21일 일요일 / 휴식

    • • •

    D-15일 토요일 / 마지막 장거리주로 30~35k를 뛰는 것으로 훈련량을 점차적으로 줄이는 테이퍼링(Tapering) 시작

    D-14일 일요일 / 휴식

    • • •

    D-8일 토요일 / 피킹(Peaking) 트레이닝으로 전력질주 10k

    D-7일 일요일 / 휴식. 물 하루 2500ml 워터로딩 시작. 수면, 일상 등 섭생 적극관리 시작

    • • •

    D-3일 목요일 / 8k 러닝으로 모든 훈련 종료. 탄수화물 위주의 소프트 카보로딩 시작

    D-2,1일 금,토요일 / 휴식. 스트레칭만 하며 컨디션 조절

    D-Day 일요일 / 풀코스 대회 참가. 기상 후 물 보다는 스포츠 이온음료 위주로 섭취



 

    이번 대회를 계기로 만들어본 훈련일정표다. 치밀하지 않고 엉성한 면이 있지만 나름대로 포인트를 잡아봤다. 중간중간의 여백은 8~16k의 러닝 및 자전거 운동과 휴식을 적당히 조합, 배분하여 채우기로 한다.


    인터벌, LSD 등 강도 높은 훈련을 밥 먹듯 하는 프로나 섭3 최고수들이 보기에 느슨한 면이 많겠지만 이것이 현재의 내 신체연령, 회복력, 러닝수준, 일상생활을 감안할 때 적당하다는 결론이다.


    앞으로는 풀코스의 경우 대회 후 다음 대회까지 최소 4(28)의 준비시간을 갖도록 하고 구체적인 세부일정과 거리는 이 일정표를 기준으로 하되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