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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짧은 이야기들 (Very Short Stories)

어멍 2022. 12. 28. 21:03

 

매우 짧은 이야기들 (Very Short Stories)

내 맘대로 계속 업데이트해서 추가할 예정

 

 

 

 

    1. 마시면 괴물이 된다고 적혀있는 약병을 주웠습니다. 설마 해서 마셔봤는데 제 몸에서 갑자기 빛이 나더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2. 137억년 전에 우주가 탄생했습니다. 45억년 전에 지구가 생겨났습니다. 51년 전에 내가 태어났습니다.

 

 

 

    ※ 찰나(0.013초) - 순식간(눈 깜짝하는 순간, 숨 한번 쉬는 식간) - 하루살이의 시간 - 매미의 시간 - 인간의 시간 - 역사의 시간 - 자연과 지구의 시간 - 영원, 영겁의 우주의 시간 : 지나간 것은 모든 것이 무상하다!

 

 

    3. 아버지 : 놀이터 갈까?

       아이 : 옹알옹알-

       아버지 : 용돈 줄까?

       아이 : 네! 아버지!!

 

    4. 갑돌이는 극심한 흉년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끌어안고 굶어죽었다. 을돌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먹고 살아남아 이듬해 큰 거위 농장을 경영하는 거부가 되었다. 갑돌이의 유산을 물려받은 병돌이는 을돌이를 포함한 마을의 거위 농장들을 황금으로 싹쓸이해 더 큰 부자가 되었다.

 

 

    5. 세상에 두장뿐인 감정가 1억원인 우표를 갖고 있는 A와 B가 있었다. A가 B에게 팔 것을 제안하자 B는 팔지 않으려는 생각에 10억을 불렀다. A는 예상을 깨고 10억에 우표를 사더니 모두가 보는 앞에서 우표를 찢어 없애버렸다. 하나 남은 A의 우표가 100억원이 되었다.

 

 

    6. 피아노를 때려부수는 공연을 주로 하는 전위음악가 '남준 케이지'의 공연 하루 전날 그의 절친인 또 다른 전위예술가 '요셉 보아스'가 공연장에 몰래 잠입해 먼저 피아노를 때려부쉈다. 당황한 남준은 궁리 끝에 부숴진 피아노 앞에 나체 상태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4분 33초 동안 멍때리며 앉아 있다가 퇴장하였다. 이렇게 해서 그의 대표작 <Sextronique 4'33>이 탄생하였다.

 

 

    7. 세상이 시끄러워 집필을 못하겠다며 절간으로 들어간 김작가는 매미우는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더 조용한 곳으로 옮겼으나 조용할수록 귀가 밝아져서 개미가 기어가는 소리도 듣고 나중에는 자기 머릿속 모세혈관의 피 흐르는 소리도 들음. 스트레스와 신경쇠약으로 건강까지 나빠진 김작가는 글쓰기를 포기하자 모든 소리가 아름답고 편안하게 들림. 땀 흘려 농사를 짓고 자기 전에 ‘오늘 나는’으로 시작하는 짧은 일기를 쓰는 김작가의 요즘은 마냥 행복하고 평안함. (결국 김작가는 글쓰기에 재주도 없고 흥미도 없었다는 이야기)

 

 

    8. 못생긴 남자가 못생긴 여자를 만나 "나도 못생겼지만 당신은 나보다 더 못생겼으니 피차 서로 불만 없지 않느냐!"며 청혼을 하였다. 여자는 "가뜩이나 못생겨서 속상한데 내 보기엔 당신이 훨씬 못생겼는데 그 얼굴을 보며 살기엔 고통이 두배!"라며 거절하였다. 이렇게 남자는 상대적 갑을 꿈꾸다가, 여자는 상대적 을을 꿈꾸다가 둘 다 미혼으로 늙어 죽었다.

 

잘생긴 남자가 엄청 잘생긴 여자를 만났을 때

 

 

    9. 사랑하던 남자가 떠나버리자 벙어리 여자는 자신의 팔을 잘라버렸다. 소식을 들은 남자는 돌아와 여자를 돌봐주었다. 오래지 않아 남자가 또 떠나버리자 여자는 이번엔 다리를 잘라버렸다. 남자는 역시 돌아와 여자를 돌봐주었다. 보다못한 여자의 엄마가 너 같은 놈은 필요없다며 남자를 내쫓고 여자를 더 극진히 돌봐주었다. 오래지 않아 남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여자 역시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10. 사랑하는 공주를 얻기 위해 1000일을 기다린다며 공주의 창문 앞에서 눈비를 맞으며 꼼짝 않고 서있던 병사가 999일째 밤에 돌연 무거운 갑옷을 벗어던지고 떠나버렸다. 다음날 사랑을 허락하려 문을 연 공주는 지못미지만 훗날 병사는 먼 곳에서 크고 부강한 나라를 건설한 왕이 되었다.

 

 

 

    11. 둘도 없는 여고 동창인 A와 B가 연극을 보고 나오니 입구에서 연극에 대한 설문조사를 청하는 몇 명의 사람이 다가왔다. B는 그냥 가려했으나 A가 재밌어하며 응하더니 그것이 인연이 되어 A와 그 사람들과의 만남이 빈번해졌다. 딱 봐도 사이비가 의심되어 A가 걱정된 B 역시 함께 모임에 참여하며 점점 빠져드는 A를 때론 달래고 때론 싸우며 그곳에서 건져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였다. 몇년간의 설득 끝에 간신히 그 모임과의 인연을 끊고 빠져나오자 얼마 있어 A는 B와의 연락을 끊어버렸다. 나중에 우연히 같은 동창인 C를 통해 B가 들은 얘기! - "걔 원래 오래전부터 그 모임 소속이었어!"

 

 

    12. 1555년 스페인 어느 작은 마을 구유에서 아이가 태어났다. 여자로 태어난 재림예수다. 성장한 아이는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등 이적을 행하였지만 사람들에 의해 마녀로 고발당했다. 대심문관인 추기경은 그녀를 만나자마자 그녀가 예수라는 것을 이내 알아보았다. 광장에 수천명에 에워싸인 그녀가 어느 한 여인을 조용히 응시하자 눈이 마주친 여인은 정신을 잃고 까무라쳤다. 그 모습을 본 옆의 여인이 놀라 소리친다. "마녀다!" 당황한 대심문관은 서둘러 무죄를 선고하지만 여기 저기, 한사람 두사람, 군중들은 한목소리로 흥분하여 소리친다. "(추기경까지 홀리다니) 마녀다!" ...... 결국 재림예수와 대심문관은 함께 화형당했다.

 

 

    13. 중세 유럽의 어느 한 시골마을, 숲속에 살고 있는 세 과부가 마녀로 몰려 혹독한 고문 끝에 광장에 끌려나왔다. 한 여자는 순순히 마녀임을 인정하여 화형당해 죽었다. 다른 두 여자는 완강히 부정하였다. 대심문관은 마녀임을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서 두 여자의 발목에 돌을 묶어 물에 빠뜨렸다. 한 여자는 빠져 죽었으나 한 여자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살아나왔다. 그녀는 마녀임이 증명되어 화형당해 죽었다.

 

 

    14. 중세 유럽에서 한 악당이 신부에게 큰돈을 주고 면죄부를 샀다. 악당은 곰곰 생각하더니 되돌아가서 신부를 죽이고 큰돈을 회수했다. 하지만 악당은 면죄부로 인해 죄 사함을 받았다.

 

 

    15. 수조는 스스로 거세하고 나를 섬겼고, 개방은 부친상을 당하고도 내 곁을 지켰으며, 역아는 제 자식을 요리해서 바쳤으니 이보다 더한 충신이 있겠는가! 제환공은 이렇게 여기고 이 셋을 중용하였으나 셋은 공모하여 제환공을 가두어 굶어죽이고 구더기가 들끓을 때까지 시신을 수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