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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 사설 전문(全文) 번역 - 박근혜와 아베의 위험한 역사왜곡

어멍 2014. 1. 15. 20:02

 

      뉴욕타임즈 사설 전문(全文) 번역 - 박근혜와 아베의 위험한 역사왜곡




짧지만 핵심을 잘 짚고 있는 뉴욕타임즈 사설

 


Politicians and Textbooks JAN. 13, 2014

정치인들과 교과서들 2014년 1월 13일


Both Prime Minister Shinzo Abe of Japan and President Park Geun-hye of South Korea are pushing to have high school history textbooks in their countries rewritten to reflect their political views.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둘 다 그들의 정치적 견해가 반영되어 새로 써진 고등학교 역사교과서를 자기들 나라 안에서 압박하고 있다.


Mr. Abe has instructed the Education Ministry to approve only textbooks that promote patriotism. He is primarily concerned about the World War II era, and wants to shift the focus away from disgraceful chapters in that history. For example, he wants the Korean “comfort women” issue taken out of textbooks, and he wants to downplay the mass killings committed by Japanese troops in Nanking. His critics say he is trying to foster dangerous nationalism by sanitizing Japan’s wartime aggression.

아베는 일본 문부성에 애국주의를 증진시키는 교과서들만을 승인하도록 지시해왔다. 그가 주로 우려한 것은 세계 2차 대전이었는데, 그 수치스러운 역사의 장(章)에 대한 초점을 이동시키기를 원했던 것이다. 예를 들면, 아베는 교과서에서 한국의 위안부 이슈를 빼기를 원하고 난징에서 일본 군대에 의해 저질러진 대학살을 축소시키기 원하고 있다. 이것은 그가 일본의 전시 침략을 없앰으로서-그러한 침략의 역사를 축소, 삭제함으로서- 위험한 국가주의를 자극, 육성하려 시도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Ms. Park is concerned about the portrayal of Japanese colonialism and the postcolonial South Korean dictatorships in history books. She wants to downplay Korean collaboration with the Japanese colonial authorities and last summer pushed the South Korean Education Ministry to approve a new textbook that says those who worked with the Japanese did so under coercion. (A majority of professionals and elite civil servants today come from families that worked with the Japanese colonizers.) Academics, trade unions and teachers have accused Ms. Park of distorting history.

박 대통령은 교과서에 묘사되는 일본의 식민제국주의와 식민지 후에 이어진 한국의 독재정권에 대한 (부정적) 모습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녀는 일제식민주의 권위에 부역한 한국인들 문제를 축소하기를 원하여 지난여름 한국 교육부에 새로운 교과서를 승인하도록 압력을 넣었는데, 이 교과서는 일본에 협력한 사람들이 강압에 의해서-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강제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했다고 말하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전문가 집단과 엘리트 관료들은 일본 제국주의 식민통치에 협력했던 가문들 출신이다.) 학자들과 노동조합과 교사들은 박 대통령이 역사를 왜곡시켰다고 비난했다.


Mr. Abe and Ms. Park both have personal family histories that make them sensitive to the war and collaboration. After Japan’s defeat in the war, the Allied powers arrested Mr. Abe’s grandfather, Nobusuke Kishi, as a suspected class A war criminal. Ms. Park’s father, Park Chung-hee, was an Imperial Japanese Army officer during the colonial era and South Korea’s military dictator from 1962 to 1979. In both countries, these dangerous efforts to revise textbooks threaten to thwart the lessons of history.

아베 총리와 박 대통령 둘 다 전쟁과 (식민지) 부역에 민감한 개인적인 가족사를 갖고 있다. 일본의 전쟁 패배 이후, 연합국은 아베의 할아버지, 즉 기시 노부스케를 A급 전쟁 범죄자로 체포했다.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는 일본 식민통치시절동안 일본제국주의 황군의 육군 장교였으며 (이후) 1962년에서 1979년까지 한국의 군사 독재자였다. 두 나라 모두, 역사교과서들을 개정하기 위한 이러한 위험한 노력들은 역사의 교훈을 방해하려는 위협이 되고 있다.



    교학사 역사교과서도 그렇고... 부끄러운 일, 창피스런 시추에이션이지만 박근혜씨의 대통령 당선때부터 예정된 수순, 피할 수 없는 논란이다. 정권 입장에선 자가당착의 곤혹스런 상황이다. 그렇다고 순순히 물러날 수도 없는 노릇! 체면 이전에 역사교육문제는 보수우익의 장기집권전략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안타깝게도 박정희씨의 친일과 독재를 부정할 수 없다. 친일세력들이 청산되지 않고 해방 후 기득권화되었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다. 수혜자(친일부역자)이면서 가해자(일본제국주의)의 사과와 반성을 요구할 순 없다. 역사를 왜곡하고 미화하면서 상대의 왜곡과 미화를 비판할 수 없다. 한국은 가해자 일본으로부터 '존경받는 피해자'의 자격을 스스로 획득하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박근혜와 아베의 가족사에 얽힌 유사성은 제외하고 자민당과 새누리당의 정치성향 - 극우까지는 아니더라도 강한 보수우익의 정치철학이 같고 역사교과서를 중심으로 한 집권전략이 똑같다. 부끄러운 과거로부터 역사의 교훈을 얻는다는 입장을 자학사관으로 폄하하면서 나라와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준다는 미명하에 맹목적 애국주의를 부추기려 하고 있다.


    그나마 한국은 사정이 낫다. 역사학계와 시민사회의 강한 저항으로 교학사 교과서는 퇴출되는 분위기다. 일본은 위험한 시도로 치달을 수도 있지만 한국은 아직은 무모한 시도에 머무르고 있다. 그 와중에 애꿎은 애교부(김영삼 옹 발음)만 일개 외국신문의 사설에 반박하느라 고생이다. 하지만 괜한 긁어 부스럼! 차라리 ‘박근혜는 아베랑 안 친해요!’, ‘만나기도 싫고 어쩌다 마주치더라도 눈길을 외면할 거예요.’ 수준의 청와대발 동정기사를 흘리는 것만 못하다.


    무모하다! 근데 그 무모함이 새누리당의 장기다! 완력과 꼼꼼함을 겸비한 그 견인불발의 악착같은 권력의지를 얕보다가 항상 큰 코가 다쳤다. 여기서 패배를 인정하고 후퇴할 새누리당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엔 역사다. 그들에게는 적지와 다름없는 결코 쉽지 않은 영역이다. 역사전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보아야 한다. 딸 아들을 둔 아빠로서 다음 세대가 정의롭고 올바른 역사를 배울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너 교만한 파도여 멈추어라! 너는 여기까지만 오고 더 이상은 넘어오지 마라! [욥기 38:11]

    This far you may come and no farther ; here is where your proud waves halt [Job 3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