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때론 먹의 향내가 나는 글과 음악 그리고 사람

러닝, 마라톤

러닝, 마라톤 기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변수에 대한 짧은 생각

어멍 2017. 9. 7. 23:59

 

    러닝, 마라톤 기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변수에 대한 짧은 생각

 

 

    짧은 생각이라 함은 글 자체가 전문적이지 않은 깊지 않은 글, 생각나는 대로 거칠게 쓴 글이란 의미다. 스포츠의학, 생리학, 체육학을 공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3년여의 일천한 러닝경험만을 갖고 짧게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사실 이렇게 다루기엔 간단치 않은 터무니없이 깊고 넓은 주제이지만 아마도 관련논문만 해도 수백편이 넘을 정도로 - 아마추어답게, 생활체육인답게 당장 해답을 얻진 못하더라도 문제제기만 일단 해놓는 것으로 만족하고, 차차 부족한 것은 덧붙이고 빈 답안은 채워나가며 글을 완성해나가고자 한다.

    마라톤은 그 어떤 종목보다 변수가 많은 스포츠지만 우선은 크게 내 몸 안의 내적 요인 및 변수, 내 몸 바깥의 외적 요인 및 변수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마라톤 3대 변수인 컨디션, 날씨, 코스 중 컨디션은 내적 변수, 날씨와 코스는 외적 변수에 속할 것이다.)

 

 

    내적 요인 및 변수

 

    내1 : 연령 마라토너의 최전성기는 몇 살인가? 혹은 연령별 도달 가능한 대략적인 최고기록 & 연령별 평균기록은 얼마인가?

    물론 개인차가 많겠지만 최고기록, 최고컨디션에 도달하는 (평균적인) 연령이나 현재 연령에서 달성 가능한 최고기록 혹은 또래의 평균기록을 알 수 있다면 훈련일정과 강도를 조절하고 장기적인 마라톤 인생을 펼쳐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무리한 욕심에 몸을 혹사시켜 건강을 해친다거나 부상을 당하는 것, 반대로 나태해지거나 안주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주요 대회 우승자의 연령, 세대별 우승자의 기록, 세대별 완주자들의 기록을 조사해서 통계를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아마도 관련 조사와 연구자료 역시 몰라서 그렇지 이미 많이 축적되어 있을 것이다.

 

    2 : 체형 및 체성분 마라토너에게 가장 이상적인 체형과 체성분은?

    하는 일마다, 스포츠 종목마다,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종목마다 제각기 체형이 틀리다. 이상적인 마라토너 모델, 마라톤 바디를 표준화할 수 있다면 몸을 만들고 훈련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여러 가지 지표가 있겠지만 당장 생각나는 것은 체질량 지수(BMI), 체지방률(BFP), 복부지방률(WHR), 골격근량 등이 있다.

    복잡한 수치는 뒤로 하고 간단하게 지방은 줄이고 골격근은 늘리는 방향이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약간 마른듯하면서도 근육질의 날렵하고 매끈한 롱다리, 곧 말상이 된다. (마눌님이 숏다리라 놀리지만 어멍은 다리가 짧은 것이 아니라 앉은키가 큰 것이다! .) 딱 봐도 지치지 않고 언제까지라도 뛸 수 있을 것 같은 천리마다. 이에 비해 짧은 거리를 폭발적으로 뛰어야 하는 단거리 주자는 같은 신장이라면 더 무겁고 더 근육이 발달한 탄탄한 체형이다.

 

    3 : 인종

    매우 민감하고 위험한 주제이긴 하나 분명 마라톤 기록과 관계가 있는 결정적 변수다. 민감하다 함은 당장 외국인 선수의 귀화와 닿아있기도 하고 위험하다 함은 히틀러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아리안족의 우월성을 선전하려는 수단으로 삼았듯이 정치, 사상과도 연결되어질 수 있기 때문이며 결정적이라 함은 모든 조건이 같고 모두가 최선을 다한다고 가정했을 때 가장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최후의 변수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포스터와 경기장부터 오만한 냄새가 폴~폴~

 

    내적 변수이기는 하나 스스로 어쩔 수가 없는 불가항력적인 변수다. 통속적으로 말하자면 삼신할매 랜덤 덕에 천상 마라톤에 적합한 몸으로 태어난 경우고 과학적으로 말하자면 곧 유전자 때문이다. 체형 및 체성분마저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고 봤을 때 이는 실로 우리의 의지와 능력 밖의 영역이다.

    미국 생물학자인 빈센트 사리히의 통계분석결과를 보자면 세계적으로 뛰어난 마라토너가 나올 확률은 케냐의 칼렌진 부족이 100만 명에 80명꼴이라면 그 이외 다른 국가는 2000만 명에 1명 정도라는 것이다. 실로 어마어마한 격차다. 또한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수인 벵트 샐틴에 의하면 동부 아프리카인들은 (다른 인종과 다르게) 심한 운동을 해도 유전적으로 근육에 (극도의 피로를 불러오는) 암모니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비단 마라톤 등의 장거리뿐만이 아니다. 장단거리를 막론하고 달리기가 흑인들 세상이 된지는 이미 오래다. 그럼 한국마라톤은 끝난 것인가? 흑인 외 다른 인종, 다른 국가는 마라톤을 할 이유가 없어진 것인가?... 그렇지 않다는 거다!

    이런 견지에서 한국마라톤은 다른 방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과욕을 버리고 기존 한국최고기록에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좀 더 대중 친화적으로 저변을 넓혀 국민건강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세계대회에서의 순위와 기록경쟁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당장 예전의 황영조, 이봉주 수준을 회복하기에도 많이 퇴보한 것이 한국마라톤의 현주소다.

    이런 견지에서 건강을 위해 취미로 뛰는 일반 마라토너, 생활체육인들은 더욱 더 실망할 필요가 없다. 자신만을 위해 자신만의 러닝,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치면 그만이다. 경쟁을 하더라도 자신, 바로 어제의 자신과 경쟁하는 것이다.

    이런 견지에서 마라톤을 포함한 모든 종목에서의 외국선수 귀화에도 찬성이다. 단 본류를 훼손할 정도로 무분별하지 않고 제한적이어야 하며 그 목적은 국위선양이나 스포츠내셔널리즘이 아니라 국민체육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자극제와 계기로서만 의미를 두어야 한다. 엘리트 체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금메달 숫자가 아니라 대중체육, 생활체육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데 봉사하는 것이다.

 

    4 : 신체 기능

    크게 산소와 혈액 중의 에너지를 공급, 전달하는 폐와 심혈관계 기능과 그것을 받아 소비하여 운동을 수행하는 근골격계 기능으로 나눠볼 수 있다.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골밀도 등이 좋아야 한다. 심폐기능과 근골격계가 관여하는 일련의 운동수행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는 폐활량, 최대심박수, 최대산소섭취량, 혈중젖산농도 등이 있다.

 

    5 : 정신력

    힘든 운동인 만큼 신체능력 못지않게 정신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은 측정하기 애매하다. 따로 지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눈에서 나오는 레이저의 밝기로 측정할 수도 없는 노릇! 무엇보다도 아무리 정신력이 높다 한들 그 한계가 뚜렷하다. 마라톤은 기본적으로 몸이 하는 운동, 곧 물리다! 모든 물리적, 과학적 조건이 구비된 후에라야 좋은 기록이 나와 줄 수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마라톤뿐만이 아닌 모든 한국스포츠에서 인내, 끈기, 정신력 등을 강조, 강요하는 분위기여서는 안 된다. 평소엔 지원도 관심도 투자도 받지 못하다가 국제대회를 며칠 앞두고는 하면 된다’, ‘안되면 되게 하라식의 구닥다리 헝그리 정신만을 강요받는 대표선수들 입장에선 여간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성적이 시원찮으면 이젠 배가 불렀다고 또 한소리 한다. 이것은 날로 먹으려는 대중들의 무책임하고 고약한 심보다. 개인적으로도 충실한 훈련과 준비 없이 각오와 정신력만으로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난센스다.

    정신력도 이젠 세련되어야 한다. 스포츠도 이미 레저, 여가, 자기발전과 만족을 추구하는 선진국형으로 진입하고 있다. 졌다고 울고불고 짜는 것은 이제 촌스럽게 보이는 세상이다. 흑인은 흑인의 레이스 한국인은 한국인의 레이스, 프로는 프로의 레이스 아마는 아마의 레이스를 펼치면 그만이다. 신체조건은 물론이고 정신력에서도 아프리카 흑인이 우위다. 실지로 더 배고프고 더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마라톤으로 성공하면 일가친척의 평생이 보장된다고...

    왜? 무엇을 얻기 위해 뛰는가? 동기부여, 목적의식이 뚜렷하면 정신력을 고양시킬 수 있다. 후진국의 생계형과 선진국의 자기실현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에티오피아의 게브르셀라시에가 대표적이다. 어쩌다 보니 아프리카 흑인으로 태어나서 학교까지 10k를 왼손에 책보를 쥐고 매일 바람같이 뛰어갔다 뛰어온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각종 세계대회 장거리를 석권하며 세계기록을 수차례 갱신한다. 수많은 에티오피아 청년들이 부러워하는 롤모델이자 유명인사다.

    하지만 여가, 취미로서의 마라톤 인구는 선진국이 월등하다.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먹고 살기 힘들면 보통은 일을 하거나 널브러져 있지 뛰는 일은 흔치 않지만 생활이 윤택하고 시간에 여유가 있을수록 사람들은 더 많이 뛰어다닌다. 마라톤을 포함한 스포츠, 레저 활동이 더욱 활성화된다. 어린 게브르셀라시에가 학교까지 뛰어간 이유는 뛰는 것이 좋아서라기보다는 통학버스가 없어서였다.

   

나이키플러스러닝클럽(NRC) 앱으로 잡힌 세계 각지의 러닝 기록 분포

 

    인구밀도의 차이, 나이키 앱 보급의 차이로 인해 한계가 있는 자료지만 어느 정도 유의미한 빅 데이터다. 공통점은 인구가 많은 대도시 주변이라는 점. 해안이나 강을 끼거나 그도 아니면 공원 등이 있고 기후가 척박하지 않아 뛰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점. 경제적으로 평균이상의 생활수준을 확보한 선진국, 잘 사는 동네라는 점 등이며 반면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남아메리카에서는 거의 잡히지 않는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죽도록 즐기기>에도 남아도는 놀거리가 지천으로 널려있고 조금만 욕심을 줄이면 안락함과 편안함이 보장되는 <멋진 신세계>인 한국에선 마라톤에서의 고통은 고통이라기보다 값진 성취와 색다른 재미로서 더 기능하고 있다. 그 성취는 실제 삶에 비해선 좀 더 손쉽고 손에 잡히는 성취고 그 재미는 비슷비슷한 재미에 지쳐 흥미를 잃은 대중이 새롭게 찾아 나선 좀 더 진지하고 건강한 재미다.

    이제 더 이상 하면 된다’, ‘헝그리 정신으로 불리었던 정신력은 한국마라톤과 한국마라토너에게 유효하지 않게 된 것이다.

 

    6 : 동작과 호흡

    좋은 동작, 좋은 호흡은 있지만 딱히 정해진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 손실을 가져오는 나쁜 자세와 불필요한 군더더기 동작이 없어야 하며 자신에게 맞는 편안한 호흡이면 된다.

 

    7 : 보폭(스트라이드,stride)과 보속(피치,pitch) 자신에 맞는 혹은 가장 이상적인 보폭과 피치는?

    보폭은 기어, 피치는 rpm에 비유할 수 있다. 단순하게 보폭은 클수록, 피치는 빠를수록 좋지만 현실적으로 이 둘을 동시에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톱클래스 프로선수일수록 일반인보다 시간당 피치수가 많고 거리당 피치수가 적다고 한다. 즉 더 넓은 걸음으로 더 빨리 달린다는 것. 세계적 수준의 장거리 선수들은 보통 보폭이 자기 신장의 1.1배이며 단거리 선수들은 그 이상이라고 한다.

    장시간, 장거리를 지구력 있게 달리는 데는 보속을 빨리 하는 피치주법이 적당하고 단시간, 단거리를 스피드 있게 달리는 데는 보폭을 크게 하는 스트라이드주법이 유리하다. 피치주법은 발목과 종아리, 스트라이드주법은 허벅지와 고관절로 달린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스트라이드주법을 익혀 스피드를 올리기 위해선 언덕훈련을 통한 허벅지와 엉덩이 등 보다 큰 근육에 보다 큰 부하가 걸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일반 마라토너는 속도를 올리고자 할 때 보폭을 늘리기보단 피치를 빠르게 하는 것이 좀 더 수월하고 안전하다는 느낌이다.

 

    8 : 부상 및 취약점 여부

    우리 몸의 내외, 상하, 전후, 좌우가 모두 골고루 발달하여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부상 및 취약한 부위가 없이 좌측과 우측, 상체와 하체, 코어와 말단, 심폐기능과 근골격계, 피지컬(신체)과 멘탈(정신)까지 모두 균형을 이루며 동시에 강해야 한다. 그래야만 균형 잡힌 리드미컬한 동작이 가능하고 에너지 손실을 방지하여 러닝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동적 균형과 심적 평정을 유지하며 지구력 있게 달릴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오른쪽보다 왼쪽 다리가 약하다. 발목의 킥킹 동작이나 허벅지와 골반의 스윙 동작이 약하여 왼쪽 다리가 덜 들리며 끌려오는 느낌, 오른쪽 다리를 쫓아가지 못하는 느낌이다. 가끔 컨디션이 안 좋을 땐 왼쪽 발바닥과 지면이 마찰하며 스칠 때가 있는데 리듬이 끊기고 브레이크가 걸리는 느낌이다. 당연 기록도 안 좋게 나온다.

    이럴 때는 뛰고 난 뒤에도 양쪽 다리에 느껴지는 근육통의 부위가 확연히 다른데 왼쪽은 종아리 하부, 오른쪽은 허벅지와 엉덩이 바깥쪽 부위로 집중된다. 상대적으로 강한 오른쪽은 보폭 위주로 성큼 성큼, 약한 왼쪽은 보속 위주로 종종걸음으로 달린 셈이 되어 각기 다른 부위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러닝 능력은 가장 약한 곳으로 수렴된다. 가장 강한 곳만큼 잘 뛰는 것이 아니라 가장 약한 곳만큼 못 뛴다. 발바닥의 티눈 하나라도 치명적이다.

 

    9 : 영양 및 에너지 섭취 음식물에 포함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등의 영양섭취. 물과 음료, 파워젤 등 스포츠 보조식품.

    우리 몸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라 분류가 애매하지만 결국 자기 안의 것이 되므로 내적 요인으로 잡는다. 경기 전, 경기 중, 경기 후를 막론하고 먹고 마시는 일체의 섭취물을 포괄한다. 몸을 만들고 컨디션 조절에 관여하므로 마라톤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영향력이 큰 중요변수지만 식단 짜는 것부터 시작해서 카보로딩(탄수화물 비축), 워터로딩 등 너무 다양하고 복잡하고 의견도 분분하여 일단은 생략.

 

    10 : 섭생 규칙적인 생활, 충분한 휴식과 수면, 원활한 배변, 밝고 긍정적인 사고 등등.

    컨디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역시 내적 요인으로 분류. , 담배는 피하는 것이 좋고 경기를 앞두고는 부부생활에도 금욕이 필요할 듯.

 

 

    외적 요인 및 변수

 

    외1-1 : 날씨 중 기온 최적의 기온은?

    날씨 중 가장 영향력이 큰 변수다. 남녀, 인종, 체질, 수준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최적의 기온을 특정하기 곤란하다. (다른 변수가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남성보다 체지방 비율이 많은 여성은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추위에 강하고 더위에 약하고, 반대로 남성은 여성에 비해 더위에 강하고 추위에 약하지 않을까? 같은 맥락으로 더위에 익숙한 적도 부근, 아프리카 열대의 흑인은 상대적으로 더위에 강하고 추위에 약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한국인의 경우는 보통 섭씨 6~8도 사이에서 가장 좋은 기록이 나온다고 한다. 계절로 치면 이른 봄과 늦가을, 3월과 11월에 해당한다.

    러너들 사이의 얘기로는 섭씨 10도 안팎이 가장 좋다던데 이는 수준차에 따른 얘기일 듯. 다시 말해 서브쓰리(Sub-3) 이상의 최고수는 6도 안팎, 일반 고수는 8도 안팎, 중수는 10도 안팎, 하수는 그 이상의 온도가 뛰기에 가장 쾌적하지 않을까 대충 예상해본다.

    6도 안팎의 온도를 430의 느린 속도로 뛴다면 달아오르기도 전에 식어버리는 엔진처럼 추위에 심장은 위축되고 체온은 저하될 것이다. 이런 주자들에겐 기온이 좀 더 높은 4,5월이나 9,10월이 기록갱신에 더 유리할 것이다.

 

    1-2 : 날씨 중 습도

    같은 온도라도 습도가 높으면 체감온도가 상승하여 달리기를 더욱 힘들게 한다. 체온을 떨어뜨리는 땀 배출과 증발을 방해하기 때문. 습도가 40% 이상이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고 하므로 그 이하면 좋을 것이다.

 

    1-3 : 날씨 중 바람

    바람의 세기(풍속)는 땀과 더위를 식혀줄 정도, 방향(풍향)은 뒷바람이 유리하다.

 

    1-4 : 날씨 중 햇빛(자외선)

    안개가 끼거나 눈비 오는 날씨도 안 좋지만 햇빛이 너무 강해도 곤란하다. 간간히 해가 숨었다 나왔다 하며 그늘을 드리우는 적당히 구름 낀 날씨가 유리할 듯.

 

    1-5 : 날씨 중 대기 미세먼지, 황사, 오존 등

    환경오염에 의해 대기의 질이 점점 나빠져 또 하나의 주요 변수로 대두되고 있다.

 

    2-1 : 코스의 형태

    출발점과 반환점, 도착점을 기준으로 나눈다면 출발점과 도착점이 다른 편도코스, 출발점에서 반환점을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왕복코스, 출발점으로 다시 되돌아오기는 하지만 반환점이 없는 순환코스, 같은 코스를 여러 번 도는 주회코스 등이 있다.

    왕복코스는 현재 위치와 남은 거리를 직관적으로 어림짐작할 수 있어서, 편도코스와 순환코스는 겹치는 주로가 없으니 지루하지 않아서 유리할 것 같고 주회코스는 지루할 것 같아 불리할 듯하다.

 

    2-2 : 코스의 높낮이와 모양

    코스의 고저도는 평탄할수록 유리하다. 모양은 구불구불한 곡선형은 속도를 낼 수 없어 불리하고 직선형 또는 직선형과 완만한 곡선형이 알맞게 조합을 이루는 코스가 유리하다.

 

    2-3 : 지면의 종류 및 상태 포장도로(콘크리트, 아스팔트) 오프로드(돌바닥, 맨땅, 산길, 숲길) 트랙(폴리우레탄, 탄성고무시트) 등등

    연습을 제외하곤 트랙이나 오프로드를 뛸 일은 없고 대부분의 경기에서 도로를 뛴다고 봤을 때 아스팔트가 콘크리트보다 좀 더 평평하고 미세하게 쿠션이 있는 느낌이다. 접지력, 반발력, 탄성 등을 고려할 때 아스팔트가 좀 더 유리할 듯.

    지면의 상태는 미끄럽거나 질척이지 않고 돌출이나 패임이 없이 평평하고 탄탄할수록 좋다. 특히 시야확보가 어려운 밤에 뛸 때에는 자주 뛰었던 편안하고 익숙한 코스가 안전하다.

 

    2-4 : 주로의 폭과 주변 구조물 및 경관

    주로가 너무 넓으면 막막한 느낌, 너무 좁으면 답답한 느낌. 이는 상대적인 것으로 별다른 구조물이 없는 넓은 벌판을 적은 인원이 달린다면 좁은 주로도 막막한 느낌일 테고 빌딩숲으로 둘러싸인 도심을 많은 인원이 달린다면 좀 넓더라도 이런 느낌이 덜 할 듯.

    주변 경관이 다채롭고 아름다울수록 지루하지 않고 달릴 맛도 날 듯.

 

    3 : 선수와 관중들의 조밀도 및 분위기

    응원하는 군중은 많으면 많을수록 분위기도 살고 좋을 듯. 하지만 참가선수가 너무 많으면 불편한 점이 많다. 특히 출발시 러너가 너무 많아 서로 부딪힐 정도라면 부상의 위험도 크고 제 페이스대로 경기를 운영할 수도 없다.

    반대로 참가인원이 너무 적어 썰렁한 수준이면 분위기가 살지 않는다. 경기 내내 두셋, 혹은 점점이 혼자 뛴다면 좋은 기록을 기대할 수 없다.

 

    4 : 신발, 의복, 모자 및 액세서리 그 외 양말, 장갑, 마라톤시계나 스마트폰, 고글, 힙색, 스포츠 밴드, 니플 밴드 등과 몸에 바르는 선크림(선스틱), 바세린 로션까지 자질구레한 일체의 물품들.

    몸에 부착하는 일체의 것은 이물감이 없이 편안하고, 가볍고 거추장스럽지 않을수록 유리하다.

    마라톤화는 최대한 가볍고 부드러우며 쿠션이 적당할 것. 바닥이 너무 얇고 딱딱하면 접지력은 좋으나 충격이 강하고 너무 두껍고 푹신하면 충격은 덜하지만 접지력은 떨어진다.

    상하의는 가볍고 땀을 잘 흡수하고 빨리 마를 것. 땀에 젖어 쩍 달라붙지 않도록, 동작에 좀 여유가 있도록 약간 낙낙할 것. 바지에 지퍼주머니가 달려 있으면 간단한 물품을 넣기 편하다. 위치는 균형을 위해 뒷부분 정중앙이 좋다.

    양말은 적당한 두께의 면소재가 무난하다. 너무 얇으면 신발 안에서 미끄러지며 겉돌고 너무 두꺼우면 신발 안에서 꽉 조여져 불편하다. 미끄럼 방지를 위해 양말 바닥에 고무 재질의 도트나 줄무늬가 있는 것은 장시간 달리면 이물감이 심해지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장갑은 추운 날씨에는 도움이 되나 달리다보면 덥고 답답해질 수 있으므로 언제라도 벗어던질 수 있는 값싼 신사용 면장갑이 좋다. 손가락부분을 가위로 잘라 제거한 후 끼면 답답한 느낌이 덜하다.

    마라톤시계나 스마트폰은 가볍고 작을수록 유리. 개인적으로 아이폰을 힙색에 넣고 나이키러닝앱을 실행시킨 상태에서 음악을 들으며 뛰어서 크고 무거운 신형 아이폰 대신 작고 가벼운 구형을 아직도 쓰고 있다. 스타일과 취향은 제각각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론 중간 중간 정보를 체크하며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어서 좋고 음악을 들으며 뛰면 의욕도 솟고 심심하지도 않아서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마찰로 인한 쓸림, 까임을 방지하기 위해 겨드랑이, 사타구니, 발바닥과 발가락에 바세린 로션을 바르고 니플 밴드를 붙이기도 한다. 유두가 작거나 함몰형이면 굳이 필요치 않다. 니플 밴드가 없으면 반창고, 그도 없으면 스카치 테잎도 가능.

 

    5 : 경기 운영 전략

    초반부터 치고나가기, 치고 빠지고 치고 빠지고 간보기, 선두권을 유지하다가 35k 이후 막판 스퍼트 등의 레이스 운영 전략이 세계 주요대회에서 모두 의미가 없어졌다. 오직 변수는 스피드! 42.195k100m 단거리의 확장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통짜로 전력질주다. 이미 세계기록은 경기 내내 100m17초대로 내달리고 있다. 페이스를 늦추면 오히려 힘이 든다나 뭐라나... 기본적으로 단거리 스피드가 나와 줘야 세계대회에서 명함이라도 내밀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세계 톱클래스 수준의 프로의 세계! 아마추어 마라토너, 동네 아저씨들은 별개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적당한 페이스메이커를 골라 놓치지 않고 끝까지 쫓아가면 무난하다. 되도록 동반주나 무리를 지어 묻어가는 것이 유리하고 경기 내내 고른 이븐페이스나 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지는 가속주 형태가 이상적이다. 주요대회의 최고기록도 전반과 후반이 같거나 후반이 전반보다 빠른 상황에서 달성되었다고 한다.

    선두에 서기보단 선두 뒤에 바짝 붙는 것이 유리. 서너 명의 선두주자가 병풍처럼 바람의 저항을 앞에서 막아주면 좀 더 유리하다고 한다.

 

    6 : 상금, 상품 상금, 상품 등 각종 인센티브가 푸짐하면 의욕도 솟고 경쟁도 치열할 듯.

    스포츠가 갖는 순수성을 해칠 우려는 있지만 돈도 변수라면 변수! 하지만 이것은 등수에 들 리 없는 나 같은 동네 아저씨 마라토너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얘기! 다만 기념품을 참고하여 대회를 선택하고 경품함 앞에서 간절한 기도를 올릴 뿐이다. ^.^

    요즘은 경쟁보단 축제의 성격이 강해져서 평범한 마라토너들을 위해 포토제닉상, 꼴찌완주상, 333등 같은 행운상, 최다참가자상 같이 대상도 다양해졌고 트로피, 상장, 특산품 등 상금만이 아닌 상품도 다양해져서 대회가 더욱 풍성해졌다. 좋은 방향, 좋은 현상이다.

 

 

    이상 생각나는 대로 분류하여 정리해 보았다. 빠뜨린 것도 몇 개 있겠지만 완벽하자고하면 한도 끝도 없을 듯. ^.^ 분명한 것은 아마추어라면 이 모든 변수를 챙기고 관리할 여력도 없고 능력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일단 먹는 것부터 문제다. 전문적인 식단을 짤 수도 없고 하드 카보로딩은 너무 힘들고 소프트 카보로딩만해도 음식을 가리며 절제해야 한다. 나 좋자고 하는 운동에 먹는 기쁨마저 포기해야 하나 의구심이 든다. 그러므로 달리기를 업으로 하는 프로 엘리트와 취미로 하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는 다른 차원, 다른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아마추어라면 굳이 스트레스까지 받아가며 운동을 이어갈 필요는 없다.

 

    완벽히 챙기고 지키진 못하더라도 프로든 아마든 알아두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내적 요인과 변수를 일단 완벽히 제어한 후에 외적 요인과 변수를 만들거나 선택하면 된다. 가장 최상의 컨디션에서 가장 최선의 시기와 장소, 코스와 대회를 선택하는 것이다.

    종합하면 완벽한 몸과 컨디션을 만든 후 섭씨 6~10, 습도 40% 이하, 맑은 공기의 뒷바람이 적당히 불며 반짝이는 햇빛이 간간히 비치는 화창하고 선선한 날씨에 수많은 관중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다채롭고 아름다운 경관을 갖춘 직선위주의 평탄한 순환코스 혹은 줄곧 완만한 내리막길의 편도코스를 전략을 잘 구사하여 달린다면 자신의 개인최고기록을 갱신할 확률이 월등히 높아질 것이다.

    이런 조건에 가장 근접한 최상의 코스와 대회는 어디인가? 해외라면 베를린 마라톤이 기후가 쾌적하고 코스가 평탄하여 역대 마라톤 1,2,4위의 기록이 나와 톱랭커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하던데 국내라면 어느 코스, 어느 대회인지 궁금하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라면 순위나 기록에 과도하게 집착할 필요도 없고 집착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굳이 목표를 정한다면 순위보다는 기록이다. 남과의 경쟁보다는 자신과의 경쟁이다. 어제의 나보다 발전된 오늘의 나를 지향하는 것이다.

    인생은 어차피 주관! 각자에겐 자신만의 ‘My Way’가 있다.   

 

무작정 길을 나선 1인과 더 무작정 따라 나선 다인 ..

하지만 뛰다보면 저마다 얻게 되는 것이 있고 모두가 자기만의 길을 가게 되어 있다.



※ 추가 : 다음은 방대한 데이터에 기초해 2012년 발표된 논문 <풀코스 마라톤 기록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은 무엇인가>에서 인용한 표. ☞ http://bbs.marathon.pe.kr/tt/site/ttboard.cgi?act=read&db=history&page=1&idx=151.

    생각보다 최적온도가 낮다.(특히 남성 상위 1%) 여성 상위 1%의 최적온도가 예외인 것은 수수께끼??



※ 추가 : 심장의 크기, 특히 좌심실의 크기가 말의 성공에 주요한 예측자이자, 가장 중요한 변수였다. 중요한 또 다른 장기는 비장이었다. 비장이 작은 말은 돈을 거의 벌지 못했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 89p

    마라톤에 비해 훨씬 짧은 거리를 폭발적으로 뛰는 경주마와 단순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위 책의 내용은 마라톤에 있어서도 각 장기의 크기, 발달정도가 중요 내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힌트를 준다. 아마도 심장, 폐, 비장, 간장 등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자들에겐 흥미로운 주제가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