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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의무급식! - 제발 아이들 밥 좀 먹입시다!!

어멍 2015. 3. 19. 20:55


    무상급식? 의무급식! - 제발 아이들 밥 좀 먹입시다!!

 

 


거지냐? 공짜로 먹게!


거지 아니거든! 세금 냈거든!! - 무상이란 말이 공격받기 딱 좋은 말이다. 보수가 이런 걸 잘한다. 한 번 용어를 잘 못 쓰기 시작하면 프레임이 고정되어 합리적인 논쟁을 통한 합의에 이르기가 쉽지 않다. 벽이 되고 그물이 되어 뛰어넘고 벗어나기가 참 힘들다. 이들 주장과 논리의 특징이 대개 이렇듯 언듯 들으면 항상 '그럴듯 하다.' 대표적인 게 (대북) ‘퍼주기’란 용어! 따지고 들면 허점투성이 엉터리인 경우가 많지만 복잡하거나 정교하지 않고 짧고 단순해서 오히려 더 강력하다. 이런 면에서 새누리를 비롯한 보수 브레인, 싱크탱크들이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진보보다 실력이 낫다. 머리가 좋다. (새누리를 보수로, 새정치를 진보로 부르기가 어정쩡하지만 뭐 어쨌든...)


역사적으로 봐도 히틀러나 무솔리니의 우익 파시스트 정권이 이런 선전에 강했다. 바로 대중의 한편으론 소박할 정도로 단순하고 유치한 미성숙한 심리, 한편으론 저열하고 어두운 부정적인 심리에 잘 호소하고 이용하는 것이다. 시기, 질투, 박탈감, 이기심, 공포... 때로는 허황된 우월감을 부추기거나 위와 같이 쓸데없고 하찮고 지엽적인 자존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론은 앞으로 메치나 뒤로 메치나 돈들여 밥 주기 싫다는 거! - 이런 대중의 못난 심리를 잘 이용하면 여론과 통계까지도 조작하거나 변화를 줄 수 있다. 노인층과 청년층을 갈라놓을 수도 있고 같은 40대라도 자녀있는 40대와 자녀없는 40대를 이간질할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 모든 연령, 모든 계급을 막론하고 복지는 선별복지(나만 많게 너는 적게), 세금은 선별세금(나만 적게 너는 많게)을 지지하게 만들 수도 있다.

 

 


무상급식은 복지 포퓰리즘이다. 복지하다가 나라 망한다.


포퓰리즘, 곧 대중영합주의다. 복지망국론과 짝을 이루는 보수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단골 주장이다. (인기 얻기 위해) 무턱대고 쓰다보면 나라 망한다는 거다. 하지만 무엇이 포퓰리즘이고 무엇이 민의존중인지 가르는 것부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포퓰리즘도 복지 포퓰리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개발 포퓰리즘도 있다. 다리 놓고 건물 올리고... 국회의원들이 하는 단골 개발 포퓰리즘 공약이다. 통 큰 이명박 대통령은 대담하게 4대강 개발 포퓰리즘! - 땅주인 몇몇, 건설업자 몇몇, 이와 결탁한 공무원과 정치인 몇몇 외 혜택을 보는 시민들은 없다.


복지망국론 역시 논박하기조차 어이없는 게... 한국의 복지는 아직 걸음마 수준. 그리스가 어려운 것은 복지 과잉이 아니라 부패와 경제운용실패 때문이다. 그리스가 복지 때문에 망했다면 덴마크, 스웨덴은 이미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수준! 하지만 오히려 잘 나가고 있다는 거!! 얼마나 국가로부터 은혜를 많이 입었길래 최소한의 복지도 마다하고 이렇듯 애국을 못해서 안달이신지... ㅠ.ㅠ


그만큼 세금 내고 시민으로서 할 도리 다했으면 이제 국가에 우리 아이들 먹이라고 당당히 요구해도 된다. 이정도 대접쯤은 받아야 그나마 덜 억울하다. 4대강에 몇 십조를 꼴아 박고 우리 아이들 밥도 안 준다면 화병 나서 제 명에 못 산다.

 

 


애들이 급식수준이 떨어지고 맛이 없어서 잘 먹으려 하지 않는다. 차라리 유상급식으로 질을 높이든가 각자 도시락을 싸오는 것이 오히려 낫다.


이건희 회장 손자 얘긴가? 생각보다 학교급식 질이 좋다. 다영, 종서 식단을 봐도 괜찮고 영양사와 조리사가 잘 선정, 요리해서 맛있게 잘 먹고 있다. 오히려 아이들이 평소에는 싫어하거나 먹을 기회가 적은 야채, 채소 등을 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집에서는 안 먹는데, 친구들 앞에서는 체면이 있는지 잘 먹는 듯 ^.^)


이건희 회장 손자? 정 걱정이고 불만이면 따로 손자만을 위한 사립학교를 세워 럭셔리하게 맞춤형 급식을 주면 된다. (아이고~ 내 새끼!) 그 정도는 회장님한텐 껌값이지! 하지만 일단 일반학교에 들어왔으면 군소리 없이 단체급식 먹어야지! 언제 회장 손자님께서 이런 귀한 체험,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겠는가! 학교급식, 군대짬밥 밖엔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떤 정책이든 소수 여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시행하지 말고 다수 어려운 사람들 입장에서 시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불편하다면 수많은 서민 아이들이 아닌 재벌 자제 몇몇이 감수해야 하는 게 옳다.

 

 


왜 돈도 없는데 없는 사람만 주면 되지 이건희 회장 손자도 무료로 줘야 하나?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으면 된다. 급식비 몇 십 만원 주고 법인세 몇 천억 더 받아내면 된다. 무엇이 전체 시민 입장에서 남는 장산가. "난 안 받아도 좋으니 어려운 사람에게만 선별복지 하시오. 그 대신 세금도 안 내겠소." - 요것이 음흉한 부자들의 솔직한 속내다. "복지도 최소한, 세금도 최소한. 모든 거 각자 알아서들 합시다." - 요것이 탐욕스런 재벌, 시장만능주의자들이 최종적으로 바라는 바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직접 말할 수 없으니까 위와 같이 선의가 있는 양, 평범한 시민의 목소리인 양 교활, 교묘하게 둘러말하는 것이다. 역시 언듯 들으면 '그럴듯 하다.' 실지로 없는 서민, 힘든 서민, 생각 짧은 서민들 중에도 이 논리에 쉽게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힘든 사람에게 더 집중적으로 혜택이 가게끔 하자는 거다.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도 조사하면 아마 소득, 재산에 따라 선별적으로 하자는 응답이 많을 거다. (거지냐? 공짜로 타게!)


복지에 관한 한 무상급식이든 무상승차든 모든 분야에서 계급을 가리지 않고 대중들은 선별복지를 선호하는 경향이다. (부유층은 세금 덜 낼 것 같아서 좋고, 중산층은 낸 세금 더 요긴하게 쓰일 것 같아서 좋고, 빈민서민층은 더 집중적으로 혜택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좋고... ^.^) 하지만 이 논리는 정확히 복지 확충보다 복지 축소의 방향을 일관되게 가리키고 있다. (모두에게 좋을 것 같지만 실상은 부유층에게만 이익이라는 거! ㅠ.ㅠ)


모든 시민, 모든 세대에게 모든 복지를 시행할 순 없는 건 확실하다. 예수님도 오병이어로 먹을 것만 주셨지 옷과 집까지 주진 않으셨다. 보편적 복지란 것도 우선 어떤 분야부터 시행할지 선별, 선택해야 한다. 세대로는 노인 복지, 청소년 복지가 있다. 종류로는 의, 식, 주 복지가 있다. 무엇이 먼저인가. 먹는 게 먼저다. 자라나는 청소년이 먼저다. 학교급식이 가장 최우선적인 복지의 기본 중에 기본인 것이다. 책걸상을 팔아서라도 먹여야 한다. 영어단어, 수학공식보다 먹는 게 먼저다.


기초노령연금도 마찬가지. 소득과 재산에 따라 누군 주고 누군 안 주고 할 게 아니라 모든 노인 분들께 보편적, 일괄적으로 주는 것이 좋다. 더욱이 ‘후손을 양육하고 국가 및 사회발전에 이바지하여 온 노고에 보답하기 위한’ 취지로 시행되는 복지정책인데 부자 노인은 이바지한 바 없고 가난한 노인만 이바지 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정 몇 십억, 몇 백억 가진 부자 노인 분께 푼돈 드리는 것 같아 송구스럽다면 세금을 더 내주십사 하면 된다. 얼마든지 자랑스럽게 받고 더 자랑스럽게 내실 수 있게 할 수 있다.


앞으로 복지 수요가 늘어날 테고 각 분야별로 사정이 달라서 모든 분야에 똑같이 적용할 순 없겠지만 일단 한 분야가 선택되었다면 가급적 보편적, 일괄적으로 적용 시행하는 게 좋다. 복지는 보편적으로, 세금은 선별적으로 - 요것이 정답이다.

 

 


학교는 공부하러 오는 곳이지 밥 먹으러 오는 곳이 아니다. - 홍준표 경상남도 지사


아~오! 열 받어!! 이게 말이여 막걸리여. 생각이 너무 저렴해서 이런 것에까지 반론을 펼쳐야 하나. ㅠ.ㅠ


밥 먹는 게 공부다. 학교는 모든 것이 공부다. 걷는 것, 인사하는 것, 먹는 것, 말하는 것... 학교 안의 모든 것이 공부다. 선생님뿐만 아니라 수위 아저씨, 급식 아줌마, 교무실 도우미... 학교 안의 모든 이가 선생님이고 스승이다.


나아가 인생 자체가 공부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다.

 

 


    학교급식, 무상급식 문제로 2011년 한나라당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가 홍역을 치루고 난 뒤 국가적으로 일단락, 정리된 문제라고 보았는데(관련 포스팅 ☞ 무상급식 - 밥 먹이고 합시다.) 새누리당 홍준표 경상남도 지사에 의해 경상남도 학생들의 무상급식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너무 화가 난다!!!!!! 다 큰 어른이 아이들 밥그릇 갖고 뭐하자는 짓거리인지... 정말 나쁜 사람이다. 자녀들 보기에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럽고 미안하다. 욕이 목구멍까지 차오를 정도로 분노다!!!!!


    이 와중에도 홍 지사의 결정이 잘한 결정이라는 경남도민들의 여론이 무려 32.0%라니(잘못한 결정 59.7%) 한숨만 나온다. 아무리 죽는 길로 가자고 결정이 나면 따라가야 하는 것이 정치라지만 이 정도면 새누리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지역정서, 정파적 편견이 위험수위, 병적수위다.


    자기 자식 자기 손주들 굶기자는데, 내 호주머니에서 안 내도 될 급식비 몇 십 만원이 빠져나간다는데, 더구나 배고픈 설음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안다는 어르신들께서 이런 새누리당을, 홍지사를 지지한다니 이 얼마나 놀랍고 견고한 정파적 고집과 관성인가!


    우리가 남이가! 새누리당과 경상도는 한 몸이니 우리 자식 굶겨도 내가 굶기고 먹여도 내가 먹인다는 건가. 그래도 거기도 한국이고 아이들이 있지 않은가! 차마 강 건너 불구경하듯 무심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이것은 개별 정책의 후퇴를 넘어 모두가 합의한 공동체가 가고자하는 방향에 대한 역행이고 반동이다. 관심을 갖고 모두 나서서 저지해야 한다.


    늦었더라도 경남도민들부터 나서야 한다. 자업자득이니 결자해지의 자세로 앞장서야 한다. 국회의원에서 도지사, 기초의회까지 사실상 새누리당 일당독재로 견제세력이 없으니 오만방자함이 하늘을 찌르는 것이다. 그래도 다음번엔 1번! 이러면 어떻게든 속여먹고 색깔론으로 겁 줄 궁리만 할 뿐 국민 무서운 줄 모른다.


    나름대로 지역에선 반대도 하고 시끄러운 모양인데 아직까진 홍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은 거론되지 않는 듯하다. 아직 도민들의 역량이 거기까진 미치지 못하는 것도 같고 홍지사를 여유 있게 당선시킨 체면 때문에 차마 강하게 반대하지도 못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일이 어떻게 결판이 나든 다음번에라도 선거를 잘 해야 될 텐데... 그간의 사정을 봐선 경상남도 주민들이 옳고 현명하게 투표권을 행사할런지 솔직히 믿음이 가진 않는다. ㅠ.ㅠ


    경상남도 도민 여러분! 정치(투표) 잘 하십시오. 정치인들만 정치하는 것 아닙니다.

 



힘겹게 무상급식 중단을 반대하는 경남도민(들?)

한 번 준 표를 다시 되받기는 불가능

당장 끌어내리지 못한다면 다신 주지 않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

 

 

 

※ 관련하여 경남 마산의 태봉고등학교 1학년 이현진군이 홍준표 지사에게 보낸 편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성과 감성이 잘 조화된 100점짜리 글, 탄탄한 설득력과 짙은 호소력을 지닌 아름다운 명문이다.

기성세대로서 워낙 부끄러운 요즘이라 칭찬마저도 미안한 심정이지만 참으로 놀랍고 대견하다.

이런 반듯한 젊은 세대가 있기에 아직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

(☞ 홍준표 지사님께 드리는 한 고등학생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