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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

어멍 2009. 3. 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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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통일!
당신의 소원도 통일?

당신이 이 노래를 듣거나 부를 때
당신 가슴속에서 일렁이는 감동의 진폭과 깊이는 얼마입니까?



 

    저는 듣기만 하면 감동이 밀려오고 정말 숙연해지는 곡이 몇 곡 있는데 그 중 한곡입니다.

    가끔.... 어떨 때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넘어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곤 합니다.


    하지만.......이 노래를 배우고 부르는 해맑고 순수한 어린 동심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이 노래를 듣고도 전혀 감응이 없거나 마음속으로 코웃음을 치는 이가 있는 것이 슬프고 안타깝게도 엄연한 현실입니다. 또한 통일이 그닥 내키지 않거나 오히려 손해인 이가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지요.

    당장 통일이 된다면 지역주의에 의지해 온 기존 정당들의 정치적, 경제적 지분과 기득권은 1/2, 1/3로 쫄아들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원래 '이대로'를 선호하는 보수기득권은 어떠한 변화도 내켜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통일이란 기존 체제와 기득권을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엄청난 도전이죠. 남한, 북한,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반만년 한민족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엄청난 사건, 사회전반에 일찌기 들어보지 못했던 거대한 변화를 몰고 올 겁니다. 그 양상은 새롭고, 그 속도는 빠를 겁니다. 이에 비해 현실은 누군가에겐 안전하고도 안온합니다. 절대 통일이란 것이 소원이 될 수 없죠. 심지어 재앙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노래는 단지 노래일 뿐입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통일은 막대한 부담과 혼란만 가져올 뿐, 낭만적, 감정적인 순진한 접근은 현실을 모르는 철부지의 소견일 뿐이다’라고요. 그들의 주장이 전혀 근거나 논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냉철한 머리로 예상가능한 모든 현실적인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되고 경제적으로도 최소에서 최대까지 엄밀한 비용 대비 효과도 따져봐야 합니다. 통일비용도 있지만 분단비용도 있지요. 통일효용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분명히 분단효용도 있습니다.


    동포애를 제쳐두고, 하나하나의 개인차원과 특정한 정치적, 경제적 이해집단을 제쳐두고, 각각의 이해와 이념은 일단 접어두고,
    대한민국(남한)이라는 가게를 경영하는 주인된 입장에서, 국가, 민족, 공동체, 나아가 인류의 공영과 행복의 차원에서 이 모든 것을 놓고 현실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려 손익계산서를 뽑아보더라도.... 과연 통일이 비현실적인 몽상이거나 손해나는 장사(?!)일까요??..........??

 


    저는 다양성과 자유의지를 존중한다는 면에선 기본적으로 분리주의,자유주의자입니다.(Let it be!)

    따라서 티벳, 코소보, 쿠르드족의 독립을 지지, 찬성하고 궁극적으로 남북한이 분리된 상태가 남북한 인민, 국민에게 더 큰 물질적, 정신적 행복을 보장한다면 이 역시 찬성합니다.

    물론 평화적 공존, 분리를 바랄 뿐 분단, 분열과 갈등, 혼란을 바라진 않죠.

    또한 인권을 명분으로 적성국, 경쟁국을 압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제정치에서 왕왕 분리, 독립이 패권국가들의 통치, 관리, 정치적 이익을 용이하고 공고하게 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일제에 의해 문화통치라는 미명으로 자행된, 친일파 엘리트 양성을 통한 한민족 계층간 이간책, 분할통치 방식이나 우리의 자유의지와는 상반되는 미소로 대표되는 ‘해양 vs 대륙’, ‘자본주의 vs 공산주의’의 양대세력의 한반도 분할방식이 이런 국제정치의 역학관계와 생리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제국이 적을 나누어 길들이거나 약화시키고, 식민지를 효과적으로 통제, 관리하는 전통적이고도 세련된 통치방식이었습니다. 마름, 앞잡이, 완장으로 대표되는 대리인 정책이지요. 당근으로 엘리트를 회유하여 앞세운 후 민중을 순치시키기만 하면 통치와 조종이 훨씬 쉬워지고 효율적이 되지요. 엘리트는 충성하고 민중은 자발적으로 협력, 복종합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것이 뭐 거창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선을 긋고 벽을 쌓아서 니편 내편 나눈 후 끊임없이 적대심과 긴장을 자극하면 됩니다. 좌우이념과 지역주의의 포로가 돼 맹목적인 정치적 성향을 갖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분명한 것은 한반도의 분단은 다양성이나 자유의지와는 하등의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당시 한반도는 패권국, 2차 대전 승전국들의 식탁에 올려진 케이크 신세였습니다. 그 역사적 과정도 너무나 억울하고 현재의 고통도 너무나 아픕니다. 당신에게도 철조망으로 허리가 끊겨 아파하는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 한반도의 신음소리가 들리십니까? 한반도는 더 이상 반도가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과 단절된 섬 아닌 섬이 되었습니다. 현재의 한반도(남한이든 북한이든)의 사회적, 정치적 문제들의 근원을 쫓아가다 보면 열에 여덟, 아홉은 분단문제와 맞닿아 있는 것을 알 수 있죠.


    독립이란 게 일제식민치하 이전의 한민족 공동체로 복원되고 홀로 선다는 것을 의미할 때 독립은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입니다. 허리가 끊긴 사람은 결코 혼자 설 수 없습니다. 통일이 완성되는 그 날(통일은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그런 면에서 아직까지 스테이블(Stable)하거나 회귀점(Point of Return)을 지나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나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철도연결등을 볼 때 통일은 이미 시작되었고 현재도 진행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 진정한 대한독립일이 될 것입니다.-그런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통일역주행은 참으로 어리석고 통탄할 일입니다. 


    우리는 만나야 합니다.
    그것도 남들보다 먼저, 주도적으로 만나야 합니다.
    통일은 진정한 독립을 위해 한민족이 반드시 이루어야 할 숙명이고 염원입니다.
    그 길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고 누군가에겐 '가기 싫은 길'이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 반드시 '가야할 길'입니다.


    먼저 논리와 현실, 이념과 이해타산을 뒤로 하고 같은 동포로서 적대하지 않고 만나야 합니다. 부모형제간에 잘나고 잘산다고 멸시나 경원시해서도 안 되고, 못나고 못산다고 자존심만 내세워서도 안 될 것입니다. 사랑이야말로 논리를 뛰어넘을 수 있고, 우리 삶을 지탱하고 추동하는 근원적인 힘은 머리가 아닌 가슴, 냉정이 아닌 열정인 것입니다.(Feeling! Nothing More Than Feeling!)

    그런 면에서 통일의 걸림돌은 반통일 세력의 북한권력층에 초점을 맞춘 적대심, 공포심 고취보다는 한국국민들 사이에 이미 은연중 퍼져있는 북한전반에 대한, 북한인(!)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 예를 들면 우리가 먹여살려야 할, 부담만 주는 후진국이라거나 2등 시민, 심지어 거지떼라는 인식이 향후 통일과정, 또는 형식적 통일이 완료됐을 때 가장 민족적 통합, 실질적 통일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리라 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간하는 것, 서로 멀어지게 하는 것은 공포와 혐오와 시기입니다. 우리가 북한을 시기할 일은 별로 없지요. 예전 다 같이 못 살던 시절엔 공포유발이 효과적이었지만 신자유주의 시장경제가 만연한 지금의 한국에선 혐오가 대세입니다. 상종못할 인간, 상종해선 안 되는 생떼만 쓰는 염치없는 거지떼라는 식입니다. 퍼주기 논란이 대표적이지요.

    큰 맘 먹고 은혜를 베풀었는데 알아주기는 커녕 뺨 맞은 기분이 듭니다. 조중동이 그렇게 몰아갑니다. 서운한 마음에 부채질을 합니다. 상대적 불이익을 본 듯한 느낌, 하루하루 넉넉치 않은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 서민들의 피해의식에 불을 질러댑니다. 한편으론 괘씸하고 한편으론 우월감과 교만에 빠집니다. 혹 다른 소리를 하면 누구 편이냐며 그렇게 북한이 좋으면 당장 북으로 넘어가라며 삿대질입니다. 지상낙원은 아니더라도 여기가 행복합니다. 현재에 만족합니다. 뒤섞기기 싫습니다. 어떠한 도전도, 변화도 싫습니다. 분단고착화입니다.
    부풀려진 공포는 한 순간 눈 녹듯 사라질 수 있지만 켜켜이 쌓인 혐오감을 극복하는 데는 그 쌓인 세월만큼의 긴 시간과 각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공포보다 혐오가 더욱 깊고 강력합니다. 원래 '이쁜 놈 미운 점 없고, 미운 놈 이쁜 점 없다'는 옛말도 있습니다. 반 통일세력의 교묘한 선전술에 현혹되지 않도록 경계할 일입니다. 유치한 공포조장에서 세련된 혐오감 유포로 바뀌었습니다. '뿔 달린 뻘건 늑대'에서 '헐벗은 거지떼'로 바뀌었습니다.


    둘째로 논리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보더라도 통일이 결코 손해나는 장사는 아닙니다. 물론 속도와 방식이 중요합니다. 초기에 문화적, 경제적 충격을 피할 순 없겠죠. 아마도 혼란과 고통의 시간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알을 깨지 못하면 새는 날 수 없고, 허물을 벗지 못하면 나비가 될 수 없듯이 반드시 극복해 내야할 과정입니다. 단기적으론 손해일지라도 장기적으론 이득인 것이 분명합니다. 일일이 통일의 효과와 이득을 말하기엔 말이 너무 길어지고.....

    한가지 분명한 건
    한국이 미국같은 한 강대국에 올인, 의지하는 모험(!)을 통해 생존과 이익을 도모하거나 보장받는 기생, 위성국이 되지 않을 바에는.....
    형세에 따라 주변 4강을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줄타기를 하는 기회주의적이고 비루한 종속변수, 때론 비참하게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는 신세에 머물지 않을 바에는.....
    스위스나 싱가폴같은 왜소하지만 잘사는 강소국을 국가비젼, 모델로 삼지 않을 바에는(한국이 유럽 한복판이나 남아시아에 위치해 있다면 강소국으로도 충분하겠지요).....
    미국, 중국, 러시아같은 강대국은 못되더라도 미,중,러,일의 네 마리 호랑이의 한복판에서 생존을 도모하고 누구도 함부로 깐볼 수 없는 어느 정도의 자주적 발언권을 확보하고 적어도 일본과 견줄 수 있는 강중국이 되려면 통일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 철조망 뒤에는 김정일, 인민군, 빨갱이만 있는 게 아닙니다.(강조를 위한 적대적, 냉전적 표현입니다.)
    우리가 결코 남에게 양보할 수도 없고 포기하거나 방치할 수도 없는, 해서도 안되는
 

    남한의 절반에 육박하는 2300만명의 동포와, 1.23배에 이르는 12만 2762㎢의 강토가 있습니다.

    그것은 변할 수도, 옮길 수도 없는 엄연한 물리적 현실입니다.



    이제 다시 통일에 대해서 당신에게, 우리에게 자문해 봅시다.
    당신의 뜨겁지만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지닌 가슴의 대답은...
    우리의 차갑지만 굳고 견고한 이성을 지닌 머리의 대답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