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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대신 양배추? 쇼 말고 일을 하라! (쇼를 하더라도 염장은 지르지 말아야 ㅠ.ㅠ)

어멍 2010. 9. 30. 23:51


  

에이~ 무슨 집을 팔아 채소를 먹는다고... 대출받아 김장을 한다면 몰라도... - 원작은 <이웃집 토토로>



    4대강 공사 때문에 언젠가 큰 사단이 날 거라 보았는데 너무 이르게 전혀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채소 값 폭등, 김치 파동이다. 한나라당이 화들짝 놀라 책임을 돌리고 대책을 세우기 바쁘다.

    날씨 탓, 중간상인의 폭리 탓이지 절대 4대강 때문이 아니라는 건데... 그거야 일년이년, 하루이틀인가. 이보다 더한 때도 많았지. 물론 날씨도 좋지 않았고 명절 등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긴 했다. 매점매석 등 중계상의 농간도 어느 정도는 개입한 듯도 하다. 하지만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거다. 살 엄두가 안 난다. 뭔가 이상하다.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4대강 때문이다 아니다 말이 많다. 전체 재배면적 중 4대강 주변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나라당 왈 1.4%, 야당 주장 17~20%, 어디는 30~35%까지 중구난방이다. 모집단을 어디까지 볼 것인지, 비교집단을 어디까지 볼 것인지, 4대강 주변을 어디까지 볼 것인지, 단순면적으로 볼 것인지 실제 출하량으로 볼 것인지(하천주변이 토지가 비옥하여 생산성이 높고 집중재배되고 있으므로 단위면적당 출하량 비중은 아마도 더 높을 것이다)......

    통계란 것이 과학을 빙자한 사기성(좋은 표현으론 마술!)이 다분한지라 무엇 하나 맹신할 수 없지만 1.4%는 신뢰가 안 가는 게... 모집단을 채소류가 아닌 전체농작물, 비교집단을 배추 상추 몇 개 품목, 4대강 주변을 최소한도의 면적으로만 잡으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이다. 물론 그 반대로 부풀리는 것도 가능하고... 하지만 4대강 주변에 즐비했던 비닐하우스와 채소류가 심어졌던 밭들이 사라지고 준설토로 뒤덮인 것은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한 사실이다. 정파적 이해에 따라 축소하고 부풀리기도 하겠지만 무시할 수 없는 유의미한 수준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하여튼 한나라당에는 대형 악재다. 이대로라면 서민들이 김치를 꽃등심 먹듯 아껴먹거나 먹기를 포기해야 한다. 김치는 한국 사람에게 각별한 존재여서 상징성이 크다. 휘발성과 전파력이 큰 주제다. 색깔론이나 홍보만으론 악화된 여론을 무마하거나 물타기할 수 없다. 당장 매일매일 서민들의 밥상에 오르고 입에 들어가는 삶 자체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뒤늦게 호떡집 불난 듯 야단이다. 그들이 비교우위에 있던 밥상머리 여론이 위기다.

    한나라당의 강점은 무엇인가. 프레임 설정력, 다시 말해 사람들이 가족, 친구들과 편안히 만나 밥상머리에서 입에 오를 만한 매력적인 얘깃거리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때론 섹시하고 자극적이고 때론 자부심을 주거나 감동적이고 때론 분노와 적개심과 혐오감을 고취시키는(특히 북한에 대해서)...

    조중동의 공중전뿐만이 아니라 공적, 사적 지지자들마저 지상전에 능하다. 한나라당에 적을 둔 공식, 비공식 온오프 구전(口傳)팀이 조직적이고 강할 뿐더러 아마추어 지지자들 역시 다른 정치성향의 시민들보다 말들이 많고 주장이 강하고 적극적이다. 인터넷, 포털, 카페, 블로그 등 온라인은 진보 세상이지만 부녀회, 반상회, 계모임, 밥상머리 오프라인은 한나라당 세상이다.

    어느 면에선(물론 정책면은 아니다) 한나라당이 서민대중의 욕망과 생리에 더 정통하고 친화적이다. 밑바닥 현장에 더 밀착하여 여론에 더 민감하고 항상 챙긴다. 꼬박꼬박 모임에 얼굴을 비추고, 현장을 누비며 악수를 하고... 발정치에 강하다. 부지런한 것만은 다른 정당들이 배워야 한다. 이런 한나라당이, 지지자들이 밥상머리에서 할 얘기가 없어졌다.


    조현오 경찰청장의 노무현 차명계좌 발언을 빌어 “그럼 그렇지. 노무혀니가 무슨 통뼈여. 지 놈도 별 수 없지.” 하다가도 밥상에 젓가락이 갈라치면 말수가 줄어들며 머쓱해진다. 지금도 조현오 발언이 대구에서는 할배들 술자리에 단골안주거리라는데... 그 분들에겐 분명 의심의 여지 없는 사실, 비밀 아닌 비밀일 것이다. 그리 믿는 근거는?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럼에도 임명했으니 발언이 거짓일 리가 없음이 분명하다. 그게 다다.

    유시민의 발언을 빌면 노 대통령 자결에 당황한 나머지 한나라당 측에서 만든 면피성 루머가 돌고 돌아 다시 지들 귀에 들어간 황당한 케이스-하지만 사실 빈번한 케이스란 거다. 자가발전이다. 소문이란 게 그렇다. 원래 내가 했던 말이 (돌고 돌아) 누군가의 입에서 나오면 앞뒤 안 재고 믿게 된다. 그것이 희망사항일 때는 맹신, 광신에까지 이른다.

    돌아가신 분 갖고 아직까지 저런 더러운 악성 루머를 퍼뜨리는 것을 보면 참 기분이... 그렇다.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별의별 악성 루머, 괴 소문이 많았다. 대통령이 할 일 없이 쌍꺼풀 수술이나 한다는 말은 애교에 가깝다. 권양숙 여사를 무자비하게 상습적으로 팬다느니-노 대통령의 자전에세이 <여보, 나 좀 도와줘>를 보면 한창 젊은 신혼 때는 몇 번 손찌검을 했다는 얘기는 있다-권 여사가 강금실 장관을 시기해서(또는 노 대통령과 강 장관이 그렇고 그런 사이라서) 귀싸대기를 때리고 대판 싸웠다느니, 권 여사가 골초라느니, 골프에 미쳐 싱글이라느니, 골프를 칠 때 수행원이 재떨이를 들고 따라다녔다느니(골초와 골프의 합성이다)...... 누군가 보고 또 그럴듯한 소문으로 와전될까봐 두려울 정도로 해괴망측한 이야기들이다.

    당연 청와대까지 보고가 들어가고 당시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이 도대체 조중동도 감히 올리지 못하는 이런 핵심 고급정보(!)의 출처가 어딜까 조사해보라 지시를 하였더니... 진원지는 강남의 사우나와 미용실이었다나 뭐라나.(이건 뜬소문 아니다) 처벌하기도 뭣해서 그냥 씁쓸히 웃어넘기고 그러려니 넘어갔다고 한다.

    이런 소문이 더욱 고약한 것이 가족, 부인을 고리로 걸고 넘어진다는 거다. 노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수사도 마찬가지다. 가까운 지인부터 시작해 친척, 형, 조카, 자식, 부인까지 대통령을 최종타켓으로 정해놓고 외곽부터 서서히 강력하게 조여오는 전형적인 먼지털이, 토끼몰이 수사였다. 노 대통령은 칩거하며 혹 피해가 갈까 봐 주변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다. 그를 사랑하고 지지했던 지인들에게 "애먼 놈 옆에 있다가 벼락 맞았다"며 미안해했다. 일종의 인질이다. 그들이 무슨 죄인가. 부인과 자식이 무슨 죄인가. ㅠ.ㅠ

    졸지에 매맞는 불쌍한 아내, 골프에 미친 벼락출세한 천박한 골초 여편네, 허둥지둥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갖다버린 삐에로가 된 것은 노무현 때문이다. 남편 때문이다. 그가 조중동과 한나라당의 저주의 대상인 대통령, 항상 그들의 두려움과 근심의 근원이었기 때문이다. 은퇴하여 낙향하였지만 여전히 민심이 몰려드는 또 다른 권력이었기 때문이다. 현실적 위기의식과 근원적 열등감을 자극하는 도달할 수 없는 증오의 대상, 자신과 다른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 그렇다!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을 가장 증오한다.

    죄를 물어도 자신에게 묻고 죽어도 자신이 죽겠다는 거다. 자신만의 고통이었다면, 명예를 짓밟는 것이 아닌 육체적 고통에 불과했었다면 결코 자결하진 않으셨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운해 할테니 공정성을 위하여 이 대통령 주변의 경우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별로 없다. BBK, 위장전입, 기만원의 보험료, 자식들 위장취업, 선거법 위반과 증인도피사주, 도곡동 땅 등등... 전과 몇 범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 모두가 대부분 공식적으로 알려진 내용이고 본인과 관련된 거다. 국민들이 암묵적으로 승인한 것 뿐이지 여전히 수긍하고 승복하지 못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인, 자식, 친인척에 대한 은밀하고도 비열한 악성 루머는 없다. 굳이 들자면 아들과 히딩크와의 쓰레바 사진? 좀 섹시한 것이라고 해봤자 김윤옥 여사의 발가락 다이아 반입? 정도... 이미 사진으로 공개된 것이거나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에 의해 제기된 사안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유언비어가 없는 투명한 건전사회를 이룬 것인가?!

    공정성에 공정성을 기하여 억지로라도 균형을 맞추자면 꼭 하나, 이 대통령의 모친이 일본인이라는 악성 루머가 있다. 물론 거짓 풍문을 일부러 옮길 필요는 없지만 사실여부가 그리 중요치는 않다. 대통령 본인의 일본 출생이 그리 문제시 되지 않은 것을 볼 때 그리 폭발력 있는 소문은 아니다. 그리 문제삼을 것 같지도 않고... 신빙성도 높지 않을 뿐더러 개인적으로는 부모, 출생의 비밀까지 들먹이는 비열한 공격이란 생각이다. 오히려 출생지가 더 크고 중요한 문제다. 미국은 타국에서 출생한 자에게 대통령 출마자격을 주지 않으니까.

    비리, 의혹, 악성 루머... 이런 것들을 다루는 정권의 기본자세는 의도적 무시와 적극적 암행(暗行)의 이중정책이다. 일단 무시하고 뭉개고 가려한다. 일이 커지면 곤란해진다. 자칫하면 맑은 물 아래 가라앉아 있던 진흙, 쓰레기들이 한꺼번에 수면위로 올라오며 1급수로 보이던 것이 순식간에 오폐수가 될 지도 모르니까.

    일단 문제가 불거지면 자기들 직권하에 공식, 비공식 영향력을 행사하여 은밀하고 빠르게 처리한다. 최소한으로 조용히 마무리하거나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나중에 뭐라하면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라는 훌륭한 방패막이가 있다. 지금도 도곡동 땅이 이명박 대통령 소유라는 전표를 봤다는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재판이 정권과 언론의 의도적 외면하에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다.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외면하고 무시하고 체념하고 있다. 정권도, 언론도, 국민도....

    말이 어쩌다보니 소문, 루머, 유언비어 쪽으로 옆으로 샜는데... 하여튼 과거지사, 확인할 수 없는 비공식적 루머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 당장의 일, 공식적인 이슈만해도 정신없이 몰아친다. 지치지도 않으신가. 괜히 불도저가 아니다.


    오늘은 또 이명박 대통령이 “배추가 비싸니 내 식탁에는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를 올리라”고 지시했다 해서 시민들 염장을 지르셨다. "기왕쥐사"에 이어지는 세상물정 모르는 각하의 멈출지 모르는 말폭탄이다.(본인 포스팅 광화문 수재와 4대강의 미래 참조)

    김윤옥 여사가 마트에서 배추 가격을 보고 놀라 대통령께 걱정스레 말을 전하자 대통령께서 백성들을 긍휼히 여기사 손수 반찬거리를 손보시는 용단을 내리셨다는 거다. 부창부수! 성군과 국모의 모범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것도 홍보랍시고 ‘청와대 직원들은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는 대통령의 너그러운 지시까지 친절하게도 덧붙여 전한다.(근데 영부인께서 손수 장까지 보시나??)




국모 : 여보~ 배추가 만원이 넘어요. 우리 백성들 김치도 못 먹고 불쌍해서 어떡해요. 흑흑. ㅠ.ㅠ

성군 : 여보~ 양배추김치 먹으면 돼는데 울긴 왜 울어. 난 당신의 고운 마음이 더 감동이야. 흑흑. ㅠ.ㅠ



    쇼만 말고, 울지만 말고 일을 하고 문제를 해결해야지...ㅠ.ㅠ 배추 한 포기에 만원이 넘고 그보다 작은 양배추는 일이천원 싸니 그람수로 따지면 매일반이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버스비 70원 이후로 빅히트다.

    정치란 게 별 게 아니다. 국민을 편안하게 모시는 거다. 몸도 편안하게 심기도 편안하게... 김치도 못 먹게 하는 게 무슨 정친가! 염장이나 지르지 말던지. 그런 정치, 그런 정권이라면 없는 것만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