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때론 먹의 향내가 나는 글과 음악 그리고 사람

성경, 신앙생활

성경읽기 0008 : 출애굽기 33장~37장

어멍 2010. 4. 2. 23:15


미켈란젤로(Michelangelo)의 천지창조(Creation according to Genesis) 중 ‘아담의 탄생’(Creation of Adam)



왼쪽은 ‘아담의 탄생’ 오른쪽은 ‘해와 달과 별들의 탄생’(Creation of the Sun, Moon, and Planets)에서 보이는
확대된 하나님의 얼굴



33장 20절

그러나 너는 내 얼굴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를 보고도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시내 산에서 모세에게 하시는 말씀이다. ‘나를 보고도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는 말씀은 ‘죽어서야 나를 볼 수 있다’는 말씀의 다른 표현 아닐까.

    하나님의 얼굴! 본 적 있는가? 꿈에서라도 본 사람은 있을까? 혹 보았다면 그것이 어떻게 하나님의 얼굴인지 확신할 수 있을까? 과연 얼굴이란 것이 있을까? 형상이란 것이 있을까?......인간이 그린 그림, 이미지 등의 간접 자료마저도 흔치 않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하나님의 얼굴 역시 그의 상상속의 얼굴일 것이다.

    예수님의 얼굴! 본 적 있는가? 본 사람은 있을까?......분명 나사렛 예수는 인간의 몸으로 나셔서 인간들과 함께 어울리셨다. 사진이 남아있지 않아 저마다 상상하는 모습이겠으나 본 사람도 있겠고 그림, 영화 등 관련 이미지들도 많다.

    보고 싶다. 뵙고 싶다. 더 가까이 가서 그 분을 직접 만나고 체험하고 싶다. 위험하더라도 나 역시 의심이 많고 호기심이 많은, 눈앞에 보여야지만 믿는 인간 족속인가보다.



아름답고, 매력적이고, 귀엽고...............위대하신 예수님!



    보고도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만약 본다면 그 즉시 죽는다는 이야기는 으스스하면서도 매력적인 이야기다. 영(靈), 귀신, 사탄 등에 얽힌 이야기의 모티브도 이와 관련된 것이 많다. 보면 돌로 굳어 죽는다는 메두사의 얘기도 있다. 또 다른 우주에 있는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도플갱어 이야기, 죽는 순간에 보인다는 자신의 생령(生靈) 이야기 등도 있다.

    문학 작품 속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다. 악과 관능의 세계에 탐닉하는 매력적인 청년 도리언 그레이는 살인 등 온갖 악행을 저지르지만 피에 물들어 추하게 변해가며 늙어가는 것은 그의 초상화다. 해더 머튼이란 순박한 처녀를 알게 되면서 후회하고 회개하는 도리언은 결국 그 초상화를 칼로 찢게 되지만 인간 도리언은 추한 몰골로 변하며 죽고 초상화 도리언은 빛나게 아름다워진다는 이야기다. 세계 명작이면서도 미스테리 심령소설을 읽는 것 같이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흥미롭지만 ‘세상에 이런 일이’식으로 흐르는 것 같아 각설하자.



34장 7절

나는 수천 대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사랑을 베풀며 잘못과 허물과 죄를 용서할 것이다. 하지만 죄를 그냥 보고 넘기지는 않겠다. 나는 죄를 지은 사람뿐만 아니라, 그의 삼대나 사대 자손에게까지 벌을 내릴 것이다.

 

    사뭇 불교의 업보, 윤회설을 연상시킨다. 불교의 시간관은 연속적, 기독교의 시간관은 비연속적이라는 기존의 생각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신관(神觀), 시간관, 공간관은 너무 큰 주제이므로 생략한다. 다만 우리가 예수님의 대속에만 의지해서는 안 되겠다. 뭐든지 예수님께 떠넘기며 쉽게 죄 짓고, 쉽게 회개하는 안이함은 또 다른 죄이다.



34장 12절

너희가 가고 있는 땅에 사는 사람들과 어떠한 언약도 맺지 마라.

13절

그들의 제단을 부수고, 그들의 돌기둥을 무너뜨려라. 그들의 아세라 우상을 베어버려라.

 

    당시에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데에는 서로가 상대방의 신들을 인정하는 것을 내포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중동에는 이스라엘 유대민족과 팔레스타인 아랍민족간의 갈등으로 여전히 불안하다. 쌍방 간의 평화조약 체결문제도 국제사회의 중재와 요구에도 불구하고 몇 년간 끌어오고 있는 정황으로 볼 때 간단치가 않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성경도 유연하게 해석해야 할까?! 분명한 것은 무분별한 전쟁으로 소중하고 가녀린 생명들이 억울하고 의미 없이 죽지 않도록 평화로운 공존의 지혜를 발휘해야만 할 것이다.

    ‘너희가 가고 있는 땅’은 가나안을 말한다. ‘아세라’는 그 가나안의 3대 여신 중 하나로 바알신의 아내이며 풍요를 상징하는 여신이라고 한다.



37장 1절

브살렐은 조각목으로 궤를 만들었습니다. 그 상자는 길이가 이 규빗 반, 너비가 일 규빗 반, 높이가 일 규빗 반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임재하신다는 거룩한 장소인 지성소 곧 휘장 안에 있는 가장 중요한 성물은 언약궤이다. 다른 표현으론 법궤, 증거궤, 여화와의 궤, 주의 권능의 궤, 거룩한 궤 등으로 불렸다. 내용물은 십계명이 새겨진 두 개의 돌판과 만나를 담은 금 항아리, 그리고 아론의 싹 난 지팡이가 있었다고 한다.

    조각목은 아카시아 나무. 브살렐은 솜씨가 뛰어난 장인(匠人)으로 회막, 언약궤 등 지성소 내외의 성물들을 총괄 제작했던 인물로 여겨지며 오홀리압이라는 수석 조수의 조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후의 내용은 상, 등잔대, 향제단, 제단, 놋 물동이, 회막의 뜰, 제사장의 옷(에봇) 등의 규격과 제원 등의 설명이 이어진다.

    출애굽기 끝.